알베르토 몬디, 다니엘 린데만 그리고 기욤 패트리. 사진｜마디픽쳐스&비앙스튜디오
알베르토 몬디, 다니엘 린데만 그리고 기욤 패트리. 이들은 강산도 변한다는 10년 이상을 한국에서 생활해온 외국인들이다. 특히 프로 게이머 출신으로 2000년 한국으로 건너 온 기욤 패트리는 캐나다보다 한국에서 더 오랜 시간을 보냈다.
‘한국에 오래 거주한 외국인’ 외에 이들에게는 몇 가지 공통점이 더 있다. 먼저 각국을 대표하는 외국인들의 토크쇼 ‘비정상회담’을 통해 유명세를 탔다는 것. 물론 기욤 패트리의 경우 선수 시절부터 유명했지만 그가 대중에게 널리 알려지게 된 건 ‘비정상회담’이었다.
더불어 세 사람 모두 다재다능한 ‘능력자’다. ‘비정상회담’을 시작으로 이들은 예능, 연기, MC 등 다방면에서 활약하고 있다. 한국말 잘하는 외국인이라는 특장점으로 사랑받은 이들은 이제 방송인으로서도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방송뿐 아니라 다방면에서 재능을 펼치고 있다. 알베르토 몬디는 이탈리아의 이야기를 담은 책을 출간했고 현재 사회적 기업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다니엘 린데만은 자작곡을 담은 음반을 발표하고 피아노 독주회를 열기도 했다.
그런 세 사람이 이번에는 특별한 도전을 위해 뭉쳤다. 사진전 ‘남성성의 흔적’의 모델로 참여한 것. 이번 사진전은 마디픽쳐스의 ‘영화 그리고 인물 (Films and Characters)’ 시리즈의 1막으로 고전 영화 속 남자 주인공들의 ‘남성성’을 재해석했다. 알베르토 몬디, 다니엘 린데만, 기욤 패트리 모두 사진전의 모델로 임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사진전이 열리는 인사동 갤러리 토포하우스에서 20일 저녁 세 사람을 따로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정희연 기자(이하 정 기자) : 연예인을 만난 것 같은데요. 반갑습니다. 먼저 근황을 물어볼게요. 어떻게 지내고 계신가요.
알베르토 몬디(이하 알베르토) : 퇴사 후 뜻이 맞는 사람들과 사회적 기업을 차렸어요. 스타트업 기업인데 따로 직함은 없고 동업자로 함께하고 있죠. 시간 날 때는 사무실에 가서 일하고, 평소에는 집에서 아기와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방송 쪽에서는 아직 시작한 건 없지만 여러 프로그램을 앞두고 있어요. 다니엘과 함게 ‘판결의 온도’를 했고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는 5월에 시즌2에 들어가고요.
‘비정상회담’에 나가지 못한 이야기를 담아서 지난해 ‘이탈리아의 사생활’이라는 책을 냈는데요. 책과 관련해서 종종 강연을 하고 있어요. 나중에는 한국을 소개하는 책도 쓰고 싶어요.
다니엘 린데만(이하 다니엘) : 개편 시즌을 맞아서 고정으로 네 다섯 개 정도 프로그램에 들어갈 예정이에요. 예전에는 외국 혹은 외국인과 관련된 프로그램이 많았는데 요즘은 인문학 관련 프로그램에 섭외가 많아요. 알베르토 형과 ‘판결의 온도’도 했고 KTV에서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해 MC를 맡은 프로그램도 있고요. 라디오도 하고 있고…. 개인적으로는 음악 활동을 병행하고 있어요. 지난해 앨범을 냈는데 이번에도 미니앨범을 준비하고 있죠.
기욤 패트리(이하 기욤) : 저는 회사원으로 일하고 있어요. 행사나 강연은 전혀 안 하고 있는데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같은 좋은 프로그램이 들어오면 하고 싶어요.
사진｜마디픽쳐스&비앙스튜디오
정 기자 : 세 분은 어떤 계기로 알게 됐고, 친해졌나요. 역시 ‘비정상회담’이 핵심이겠죠?
기욤 : 당시 촬영이 힘들었어요. 딱 2시간 녹화하고 헤어졌으면 그렇게 친해지지 않았을 거예요. 한 번 녹화하면 7시간 가까이 진행됐죠. 고생하면서 친해진 것 같아요. ‘비정상회담’에 이어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를 통해 여행하면서 더 친해졌죠.
알베르토 : 맞아요.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를 하면서 많이 친해졌어요. 서로의 집에 가서 가족들도 만났고. 1주일 동안 여행하면서 가까워질 수밖에 없었죠. 그때 기욤 집에는 못 가서 너무 아쉬워요.
다니엘 : 알베르토 형과는 성장 배경이나 가치관, 생활 패턴이 비슷해요. 기본적으로 잘 맞다 보니 친해졌죠. 기욤 형은 먼저 다가와 줬어요. ‘비정상회담’ 촬영 전에 작가들과 미팅을 할 당시 형을 만났어요. 기욤 형이 먼저 말 걸어줬고 가는 길에 택시도 같이 타고 갔죠. 형은 아마 기억 안 날 거예요. 하하.
알베르토 : 다니엘과 비슷한 점이 많아요. 서로에게 없는 것들에 대한 부러움도 있고요. 기욤의 매력은 누구에게나 편하게 다가가는 사람이라는 거예요. 이야기도 잘 통하고 재밌죠. 제 롤 모델이기도 했어요. 라이프스타일이 많이 달라서 배울 점이 많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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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기자 : 그 인연으로 지금 같은 소속사에서 한솥밥을 먹는 사이기도 하죠. 이번에 세 분이 함께 사진전에 모델로 참여했는데 소감을 듣고 싶어요.
다니엘 : 처음에는 일반적인 화보 촬영으로 알고 있었어요. 전시회까지 한다고 해서 깜짝 놀랐죠. 부담스럽기도 했지만 촬영할 때 정말 재밌었어요.
알베트로 : 정말 영광이죠. 새롭고 재밌는 경험이잖아요. 유면한 배우인 척 연기하면서 찍었는데 이렇게 전시회까지 하니까 좋네요.
기욤 : 모델이 아니라 일반이니까 포즈 잡는 게 되게 어색했어요. 경험이 많지 않으니까. 유명한 작가님과 함께해서 영광이었죠. 사진을 받으면 부모님께도 보내드리고 싶네요. 좋아하실 것 같아요. 하하.
정 기자 : 이렇게 전시회에 걸린 색다른 사진들을 보면서도 느낌이 남다를 것 같아요. 낯설기도 하고 재밌기도 하고.
알베르토 : 신기해요. 제가 아닌 것 같아서.
다니엘 : 저도 ‘내가 맞나?’ 싶어요. 거울에 비치는 모습과 사진 속 모습이 천지 차이더라고요. 또 다른 저를 볼 수 있어서 좋네요. 영광이고요. 말로 잘 표현이 안 될 정도예요.
정 기자 : 영화 속 주인공에 대한 로망은 다들 있잔하요. 촬영 현장에서 세 분의 개인적인 의견이 반영되기도 했나요?
알베르토 : 자연스럽게, 제가 하고 싶은 것들을 많이 한 것 같아요. 사진작가님이 능력 덕분인 것 같아요. 무언가를 시키기보다는 각자의 매력을 파악하고 사진으로 끌어내주시더라고요.
기욤 : 저는 작가님이 시켜준 대로 거의 다 한 것 같아요. 어려보이고 잘생기게 나오려고 하기보다는 제 나이답게, 주름도 나오게 찍어봤어요. 마음에 들어요.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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