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주의는 벗어던졌다…‘동네오빠’ 동방신기 “Q”

입력 2018-03-29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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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동방신기가 28일 새 앨범 ‘뉴 챕터 #1 : 더 챈스 오브 러브’를 발표하고 3년 만에 돌아왔다. 군 복무를 마치고 처음 발표한 이번 앨범을 통해 동방신기는 신비주의를 벗고 ‘동네 오빠’와 같은 친근한 모습을 보여줄 계획이다.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 제대 후 첫 정규앨범…2년 8개월 만에 돌아온 동방신기

치열했던 20대가 빨간색이었다면
30대 우린, 모든 것 포용하는 흰색
예능서 집·일상 공개…팬들 가까이
새 앨범도 편안한 음악으로 채웠죠

그동안의 동방신기는 모두 잊어야 할 것 같다. 우리가 알고 있던 동방신기는 이제 없다. ‘한류제왕’으로 아시아를 점령하던 카리스마는 그대로지만, 데뷔 후 10년 넘게 고수해왔던 ‘신비주의’ 이미지는 모두 버렸다. 표정과 몸짓은 한결 여유로워지고, ‘동네오빠’와 같은 친근함도 묻어난다. “세월이 흐르지 않았나”라는 말은 능글맞기까지 하다.

이렇게 동방신기가 ‘2막’을 시작한다. 28일 2년 8개월 만의 새 앨범 ‘뉴 챕터 #1 : 더 챈스 오브 러브’를 발표하고 가요계에 돌아왔다. 3년의 긴 공백은 두 멤버의 군 복무로 인한 것이다.

앨범을 발표한 28일 오후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열린 컴백 쇼케이스에서 이들은 “국내 활동은 너무 오랜만이라 기대도 되고 떨린다. 신비주의를 떠나 대중 곁으로 한 걸음 더 친근하게 다가가고 싶다”고 말했다.

2003년 데뷔해 2세대 대표 아이돌로서 케이팝 한류의 시작점이 된 이들의 목표치고는 소박하다.

“성적에 연연하지 않아도 우리에게 기대하는 게 분명 있을 것 같다. 1위를 한다면 너무나도 감사한 일이지만, 15년 차 가수답게 여유를 즐기고 싶다. 오랫동안 열심히 하는 게 중요하다. 그러면 언제든 기회가 온다. 한층 여유 있고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면 성적 또한 따라오지 않을까 한다. 동방신기가 가진 색깔을 모두 보여드리고 싶다.”(유노윤호)

그룹 동방신기가 28일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열린 정규 8집 ‘뉴 챕터 #1 : 더 챈스 오브 러브’ 컴백 쇼케이스에서 열정적인 무대를 펼치고 있다.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이들도 어느덧 30대다. 고등학생 때 데뷔한 최강창민은 올해 서른 살이 됐고, 유노윤호는 서른둘이다.

“둘 다 ‘오빠’에서 30대 청년이 됐다. 사람이 나이가 들면 여유로워지지 않나. 그래서 변한 것 같다. 피부 관리를 어떻게 하느냐고 묻는 사람들이 많은데, 비결은 없다. 둘 다 하고 싶은 걸 하고, 그걸 통해서 스트레스를 풀다보니 젊게 사는 것 같다. 하고 싶은 것 다 하고 사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나. 우리는 감사하게도 가수라는 활동을 즐겁게 하고 있다.”(유노윤호)

30대가 된 동방신기는 여유가 넘치지만 동방신기의 20대는 치열했다. 이들은 당시를 떠올리며 “빨간색”이라는 키워드로 지난 10여 년의 활동을 되돌아봤다.

“열심히 하는 그룹이었다. 색깔로 표현하자면 강하게 빛나는 빨간색일 것 같다. 이번 앨범을 준비하면서 오히려 하얀색이 되지 않았을까 한다. 하얀색 바탕에 빨강, 파랑 등 다양한 색깔을 채워가는 것 같다. 또 흰색은 여러 가지를 포용할 수 있는 느낌이라 마음에 든다.”(최강창민)

그룹 동방신기.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이들은 ‘동방신기=신비주의’라는 고착된 이미지를 깨기 위한 첫 단계로 다양한 예능프로그램에 출연중이다. MBC ‘나 혼자 산다’를 통해 데뷔 후 처음으로 집과 일상을 모두 공개해 화제를 모았다. 최근에는 SNS 계정도 개설해 팬들과 적극 소통하고 있다.

“친숙한 모습으로 다가고 싶다. 노출의 빈도를 더 늘려갈 생각이다. 그래서 SNS도 시작한 거다. 팬들과의 끈끈한 관계도 소중하지만 대중들과의 소통도 중요하다. 기존의 동방신기의 이미지와 틀을 깨려고 했다.”(최강창민)

이들의 계획은 앨범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강렬한 퍼포먼스와 ‘센 음악’을 고집해왔던 이들은 눈과 귀를 즐겁게 하는 편안한 음악으로 앨범을 채웠다. 두 멤버는 기획 단계부터 콘셉트 구상, 곡 선정, 앨범 전체 구성까지 모든 과정에 심혈을 기울였다. 두 사람은 각자의 솔로곡을 통해 각기 다른 매력도 드러낸다.

“저희 둘의 생각이 많이 담겼다. 뮤직비디오와 앨범 재킷 등에 특히 신경 썼다. 앨범 구성도 시작부터 중간, 결말 등으로 나눠 한 편의 소설이나 뮤직비디오를 보는 느낌이다. 전체적으로 보면 ‘매거진’이라는 콘셉트가 떠오른다.”(유노윤호)

그룹 동방신기가 28일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열린 정규 8집 ‘뉴 챕터 #1 : 더 챈스 오브 러브’ 컴백 쇼케이스에서 열정적인 무대를 펼치고 있다.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이들은 이날 쇼케이스에서 타이틀곡 ‘운명’과 수록곡 ‘평행선’ 무대를 공개했다. 격렬한 춤사위를 소화한 후 가쁜 숨을 내쉬었다. 최강창민은 “나이를 속일 수 없나보다. 회복력이 많이 떨어진 것 같다. 거친 호흡을 참지 못해 죄송하다”고 웃었다.

‘운명’이라는 곡처럼 두 사람은 동방신기와 “운명”이라고 했다. 유노윤호는 “동방신기라고 단순하게 소개할 수 있는 단계를 넘어선 것 같다”며 “동방신기로 인생의 절반을 살았다. 우리에게는 ‘집’이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동방신기는 이번 활동을 시작으로 5월5∼6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내 보조경기장에서 콘서트를 벌인다. 6월8∼10일에는 일본 공연 역사상 처음으로 총 3일간 닛산스타디움에서 공연을 펼친다. 닛산스타디움은 일본 J리그 요코하마 마리노스의 홈구장으로 쓰이는 일본 최대 경기장으로 7만5000명을 수용한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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