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 주말드라마 ‘같이 살래요 (연출 윤창범, 극본 박필주)’에서 박효섭으로 분해 안방극장을 울고 웃게 만들었던 유동근이 마지막까지 가족과 사랑 모두를 지켜내며 시청자들의 웃음 짓게 만들었다.
마지막회 에서 효섭은 동진(김유석 분)의 만행을 알고 괴로워하는 문식(김권 분)의 곁을 묵묵히 지키며 위로를 건내며 피보다 진한 가족애를 그렸다. 행복한 일상들이 시작되고 효섭은 “우리 애들이 의리가 있잖아. 그러니까 다른 걱정 하지 말고 그냥 미연이 너 건강 챙겨야 되는 거야. 그게 애들을 위한 거야” 라며 미연과의 앞으로의 미래를 예고했다.
은태(이상우 분)와 유하(한지혜 분)가 떠나는 날, 네남매와 문식은 효섭과 미연(장미희 분)의 깜짝 웨딩을 준비했다. 효섭은 “오늘의 우린 가장 찬란하고 가장 빛나고 가장 젊다. 그렇게 빛나는 오늘을 대가로 우린 내일 하루 또 늙어가겠지. 그래도 미연아….나이 드는 내가 나이 드는 너와 함께한다”라며 묵직한 교훈을 남겼다.
극 초반부터 유동근의 존재는 대단했다. 이혼하고 돌아온 유하에게 “갈데 없으면 오는 데가 집이다”라며 품어주던 모습, 이별에 슬퍼하는 선하(박선영 분)에게 “네가 울지 않으면 내 속은 썩어. 그게 아빠야”라고 위로하며 눈물을 흘리던 모습 등 아내를 잃고 인생의 절반을 네 남매를 위해 희생하는 속 깊은 아버지로 살아온 효섭의 조건 없는 부성애는 보는 이들로 하여금 감동을 안기기 충분했다.
또한, 유동근의 연기열정은 ‘황혼의 사랑’까지 가능케 했다. 첫사랑 미연과 마주한 효섭은 아버지이기 전에 남자였다. 유동근은 말로 전달할 수 없는 남자의 마음을 깊은 눈빛으로 표현해냈다. 이는 첫사랑의 추억을 되새겨주며 안방극장을 핑크 빛으로 물들였다.
특히, 미연과의 케미가 더욱 빛났다. 내공의 연기를 바탕으로 섬세한 사랑을 그린 이들의 호흡은 ‘황혼의 사랑’을 탄생 시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치매라는 절망 속에도 효섭과 미연의 활약은 극을 더 단단하게 만들었다.
이처럼 유동근은 아버지와 남자 박효섭을 완벽하게 그려냈다. 드라마의 중심을 든든하게 잡아주며 세대를 아우르는 가슴 뭉클하고 따뜻한 감동을 전한 것. 때로는 한 집안의 가장으로 또 때로는 한 남자로 시청자들을 웃고 울린 유동근은 다시 한번 그의 저력을 입증하며 진한 여운을 남겼다.
한편, ‘같이 살래요’ 유쾌한 웃음과 감동으로 신중년 부모세대와 자식 세대의 썸과 쌈, 사랑과 전쟁을 통해 가족의 의미를 그려낸 2060 전 세대 가족 로맨스. 지난 9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