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혜선♥양세종 ‘서른이지만’ 조성희 작가 로코는 특별하다

입력 2018-09-15 13: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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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혜선♥양세종 ‘서른이지만’ 조성희 작가 로코는 특별하다

이쯤 되면 믿고 보는 조성희 작가다. SBS 월화드라마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극본 조성희 연출 조수원)가 종영을 앞두고 클라이맥스의 진수를 선보이고 있다.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이하 ‘서른이지만’)가 금주 32회를 끝으로 종영한다. 전국에 힐링 돌풍을 몰고온 ‘서른이지만’은 지금까지의 드라마 문법과는 다른 방식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자극적인 에피소드, 억지스러운 갈등구조, 이해불가 악역 캐릭터 등의 흔히 쓰이는 ‘흥미 유발 코드’없이 착한 드라마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것. 나아가 종영을 앞두고 극 전개가 절정으로 치닫고 있는 지금, 새삼 감탄을 자아내는 것이 있다. 바로 ‘크레센도’처럼 차근차근 쌓아 올린 조성희표 대본의 힘.

‘서른이지만’은 소위 요즘 스타일의 로맨틱 코미디와는 다른 템포로 진행된다. 극 초반에 남녀주인공이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고 중반부에는 이미 연인이 되어 숱한 갈등 끝에 해피엔딩을 맞이하는 ‘요즘 로코’에 비해 다소 느리게 걷는 길을 택한 것. 조성희 작가는 여타 로코가 주인공 커플의 애정행각을 예쁘게 그리는데 힘을 쏟는 동안 두 주인공 서리(신혜선 분)-우진(양세종 분)의 성장과 13년을 관통하는 서사 그리고 복선을 세심하게 깔아 두는데 힘을 쏟았다. 대신 ‘다지기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루즈함을 코믹한 에피소드와 매력적인 캐릭터 플레이, 미스터리 요소 등으로 잡아내며 지루할 틈을 허락하지 않았다.

이런 기초공사를 통해 서리-우진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힌 시청자들은 28회에 비로소 터져 나온 ‘13년 전 서리와 우진의 첫사랑은 쌍방이었다’는 역대급 반전 앞에서 의아함이 아닌 벅찬 희열을 느낄 수 있었다. 즉 ‘제대로 터지는 클라이맥스’를 위해 개연성을 촘촘히 쌓아 올린 조성희 작가의 크레센도가 빛을 발한 것.

뿐만 아니라 이같은 스토리 전개는 ‘서른이지만’을 처음부터 끝까지 ‘힐링 드라마’로 존재할 수 있게 한다. 주인공 커플이 사랑의 결실을 맺은 후 필연적으로 떨어지는 텐션을 끌어올리기 위해 억지스러운 삼각관계를 만들 필요도, 보기만해도 화병을 유발하는 사랑의 훼방꾼을 만들 필요도 없기 때문.

이처럼 조성희 작가는 ‘서른이지만’을 통해 자신만의 스타일을 확고하게 구축하며 시청자들에게 믿음을 주는 작가로 우뚝 섰다. 과연 조성희 작가가 어떤 결말로 무결점 청정 로맨스 ‘서른이지만’의 마침표를 찍을지 궁금증이 고조되는 동시에 그의 차기작 행보에도 주목된다.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는 열일곱에 코마에 빠져 서른이 돼 깨어난 ‘멘탈 피지컬 부조화女’와 세상을 차단하고 살아온 ‘차단男’, 이들의 서른이지만 열일곱 같은 애틋하면서도 코믹한 로맨스. 17일 밤 10시 29·30회가 방송되며, 18일에는 32회 방송을 끝으로 종영된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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