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민진웅 “이 얼굴도 통하는 세상 됐죠”

입력 2019-01-28 06:57: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현빈과 ‘브로맨스’ 연기로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한 연기자 민진웅.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감초 연기 민진웅

7개월 촬영, 두 달 만에 끝나 아쉬워
10년이나 일찍 드라마·영화 꿈 이뤄


민진웅은 “많이 온 줄 알았는데 아직 갈 길이 9만리다”라고 했다.

그래도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을 통해 새로운 장르에 도전하며 가야 할 거리를 조금 좁히지 않았을까. 자신이 맡은 인물이 게임 속 NPC가 됐을 때 행동과 표정 변화의 지점을 찾는 데 애를 먹기도 했지만, 이전까지와는 전혀 다른 연기 세계를 경험했다.

“7개월 동안 찍었는데 두 달 만에 끝나 아쉬웠다. 청소년 시절 했던 게임의 장면을 상상하면서 연기했다. 제가 찍은 영상에 컴퓨터그래픽과 음향이 입혀져 완성된 것을 ‘본방’으로 보는 건 시청자가 된 것처럼 즐거웠다. 두 달이 정말 후딱 지나갔다.”

2014년 영화 ‘패션왕’으로 데뷔한 그는 각종 영화와 드라마에서 웃음을 주는 감초 역할을 주로 해왔다.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에서도 현빈의 비서 역을 맡아 끈끈한 ‘브로맨스’의 분위기를 자아내며 “상계동 꽃미남”이라는 대사까지 넉살 좋게 소화했다.

지금은 물 흐르듯 순탄하게 활동 중이지만 연기하는 ‘20대 민진웅’은 한때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고, “다른 세상의 일”이라고 여긴 적도 있다.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졸업하고 군 복무를 마친 뒤 서른 살부터 연극에 온 열정을 쏟으려고 했다. 그리고 지금의 모습은 40대에나 가능할 거라고 생각했다.

“계획보다 10년이나 빨리 이뤄졌다. 20대 때만 해도 목표는 드라마와 영화 출연이 끝인 줄 알았다. 하다 보니 갈 길이 멀다. 하고 싶은 작품, 만나고 싶은 감독과 작가, 선배들이 너무 많다.”

그 과정에서 만난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으로 그는 “적당히 괜찮다”는 중저음 목소리의 매력로 뽐냈다.

“(얼굴을 가리키며)이 모습으로 대중 앞에 서도 이해가 되는 세상이 된 것 같다. 하하! 남들보다 잘나서 연기를 하고 있는 건 아닌 것 같고.”

일면 겸손함으로도 보이지만 그만큼 스스로를 다져가는 마음가짐이기도 하다. 그는 “앞으로 스스로에게 얼마나 당당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앓는 소리 한다고 하는데 진짜 쉽지 않다”며 웃는다.

연기할 때는 치열하게 고민하고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는 그는 때로 ‘대학로 프리덤’을 즐길 줄도 안다.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만큼 자신과 온전히 마주할 수 있는 혼자만의 시간도 중요하다. 혼자 고깃집에 가고, 술 마시고, 영화 보고 노래 부르는 것은 기본이다. 떡볶이를 사서 동네 놀이터에서 먹기도 한다.

“혼자서 할 수 있는 건 거의 다 해봤다. 당구장과 만화방에 가면 기본적으로 자장면을 시킨다. 술을 워낙 좋아해 편의점에 자주 가다 보면 사장님과 친해지는 재미도 있다. 사장님한테 메뉴 추천받고, 유통기한 임박한 음식을 받기도 한다. 하하!”


● 민진웅

▲ 1986년 8월22일생
▲ 2013년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기과 졸업
▲ 2014년 영화 ‘패션왕’으로 데뷔
▲ 드라마 ‘혼술남녀’ ‘아버지가 이상해’ ‘저글러스’ 등에서 주·조연 활약
▲ 영화 ‘검은 사제들’ ‘동주’ ‘박열’ ‘말모이’ 등 참여
▲ 2017년 연극 ‘밀레니엄 소년단’ 출연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