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미우새’ 7일부터 2→3부 편성, ‘전략’인가 ‘꼼수’인가

‘미우새’ 7일부터 2→3부 편성, ‘전략’인가 ‘꼼수’인가

SBS ‘다시 쓰는 육아일기-미운 우리 새끼’(이하 ‘미운 우리 새끼’)가 ‘달라진 편성’으로 시청자를 찾는다.

SBS에 따르면 매주 일요일 밤 9시 5분부터 밤 11시 5분까지 총 120분간 방송되는 ‘미운 우리 새끼’는 2부로 나누던 기존 편성 체계를 바꾸고 오는 7일부터 3부로 나눠 전파를 탄다.

SBS 한 방송관계자는 동아닷컴에 2일 “심도 있게 논의한 결과, ‘미운 우리 새끼’ 3부 편성이 확정됐다. 이런 결정에는 다양하고 효율적인 편성 방법을 시도하는 의미에서다. 기존 방송 시간이 워낙 길고, 최근 짧은 호흡으로 선호하는 시청자의 패턴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변칙 편성’, ‘꼼수 편성’이라는 비판은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유사 중간광고(PCM, premium commercial message)를 통해 수익을 늘리려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방송법 시행령에 따르면 지상파 채널(KBS·MBC·SBS)에는 케이블 채널과 달리 중간광고가 허용되지 않는다. 프로그램 시작 전후 광고와 종종 논란이 되기도 하는 간접광고(PPL) 일부 허용된다. 스포츠중계를 제외한 프로그램 중간광고는 원칙적으로 불가하다.

그런데도 지상파 3사는 2017년부터 같은 분량의 프로그램을 2부로 나눠 그사이 유사 중간광고를 넣고 있다. 회차를 나눈 탓에 그사이 광고를 넣더라도 불법이 아니라는 점을 이용하고 있다. 이는 편법이다. 때문에 당시에도 ‘꼼수 편성’ 논란이 일었다.

이에 대해 당시 지상파 3사는 문제 될 게 없다는 입장이었다. 오히려 달라진 방송 환경과 광고 시장에 맞춘 생존 전략이라고. ‘대기업이 주인’인 케이블 채널과 종합편성채널(약칭 종편) 등장으로 매체 간 치열해진 시장 상황을 고려한 선택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미운 우리 새끼’의 경우는 어떨까. ‘미운 우리 새끼’는 평균 시청률 20% 이상을 기록 중인 ‘SBS 효자 예능프로그램’이다. (닐슨 코리아, 전국기준) 전체 예능프로그램 부동의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런 프로그램이 생존을 위해 편성 방법을 바꿨다고 한다면, ‘비웃음’을 살 것이다. SBS 관계자의 말처럼 시청자 패턴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해도, 이를 수용할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지 않은 편성 결정이다. SBS와 ‘미운 우리 새끼’ 제작진은 단 한번도 시청자를 대상으로 시청 패턴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를 발표한 적이 없다. 자체 해석만으로 일방적인 결론을 내놓고 시청자들에게 수용을 강요하고 있다.

결국 ‘돈’이 목적인 ‘미운 우리 새끼’ 편성 전략으로 해석할 수 밖에. 다만, 어떤 도입 취지든 부가 수입으로 양질의 콘텐츠를 제작해 낸다면 반대할 이유는 없다. 그런데도 ‘미운 우리 새끼’의 달라진 편성이 비판받는 이유는 콘텐츠 변화에 소극적이기 때문이다. 정체된 프로그램에 변화를 주기 보다 시간을 쪼개여 돈을 벌겠다는 상업적 마인드가 더 크게 작용했다는 점에서 그 비판의 수위가 높아진다.

과연 ‘미운 우리 새끼’가 달라진 편성만큼, 늘어날 광고 수익만큼 ‘미운 우리 새끼’도 질적으로 성장해 시청자들에게 이상의 재미와 감동을 선사하며 박수를 받게 될 지 주목된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S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