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뱅커’ 김상중 ‘암행감사’→“D1 계획 배후?” 유동근에 돌직구
김상중이 은행장 유동근을 겨냥한 긴급 ‘암행감사’를 실시한 뒤, 유동근을 불법과 비리의 온상 ‘D1 계획’의 배후로 지목하는 돌직구를 날렸다. 유동근은 조용히 자신의 턱 끝까지 쫓아온 김상중에게 '미국 법인장' 자리를 제안했지만 거절당하면서 긴장감이 높아진 상황.
여기에 ‘D1 계획’을 덮는 조건으로 부행장 자리를 꿰찬 채시라는 초고속 승진에 대한 다른 임원들의 반발에 지지 않고, 연공서열 상관없는 철저한 실적 위주의 인사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선언하며 김태우와 불꽃을 튀겼다.
24일 방송된 MBC 수목드라마 ‘더 뱅커’(극본 서은정 오혜란 배상욱 연출 이재진) 17·18회에서는 ‘D1 계획’을 쫓던 감사 노대호(김상중 분)가 은행장 강삼도(유동근 분, 이하 강행장)를 겨냥한 ‘암행감사’를 실시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와 함께 부행장으로 승진한 한수지(채시라 분)는 강행장의 그림자를 등에 업고 ‘실적 위주’의 인사 시스템을 선언하며 부행장 이해곤(김태우 분)과의 갈등을 폭발시켰다.
먼저 ‘D1 계획’을 덮는 조건으로 부행장 자리에 오른 수지는 강행장 주재로 진행된 임원 회의에서 암초를 만났다. 그녀의 초고속 승진에 불만을 품은 임원들이 집단 반발하며 항의를 하고 나선 것. 여기저기서 봇물 터지듯 불만들이 쏟아져 나오는 상황에서도 수지는 “지금 이 순간부터 전에 있던 모든 인사 정책은 폐기됩니다. 연공서열 제도를 철저히 성과 위주로 바꿀 겁니다”라고 선언했다.
당당한 수지의 모습에 해곤은 강행장에게 “한 본부장의 부행장 승진 논란, 이런 식으로 넘어가실 겁니까?”, “결국 본인 입맛에 맞는 사람만 곁에 두겠다 이거 아닙니까!”라며 언성을 높였다가 오히려 강행장의 화를 돋웠다.
강행장은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한부행장보다 인사업무를 더 잘 볼 수 있는 사람 있으면 지금 당장 나와! 당장 바꿔줄 테니까. 바로 당신 같은 임원들이 직급으로 밀고 들어와서 채용 청탁하지 말라고 한부행장 앉혀 놓은 거야. 알겠나?”라고 갈음했다.
‘D1 계획’에 대한 조사를 이어가고 있던 대호는 부산 데이터 센터로 문홍주(차인하 분)를 내려보냈고, 그 사이 프리랜서 기자와 손잡고 'D1 계획'의 배후를 쫓던 해곤은 대호보다 빨리 ‘D1 계획’에 다다랐다.
해곤은 기자를 통해 'D1 계획'이라는 말이 ‘대한은행 원 빌딩’의 약자라는 사실과, 하나의 거대한 빌딩을 세워 여기저기 흩어진 본사들과 부서, 인력을 한곳에 모으려는 계획을 파악했다. 또한 ‘D1 계획’의 작성자가 미국에 거주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기자의 추가 취재에 힘을 보탰다.
이런 사실을 알 리 없는 대호는 강행장과 마주 앉아 술잔을 기울였다. 이 자리에서 강행장은 처음으로 개인적인 이야기를 꺼내며 “사실은 나도 오래전에 사별했어요. 노감사, 지금 월급이 적지는 않지만 미국 법인장으로 나가게 되면 지금 급여의 두 배 정도는 더 받을 수 있네”라며 미국 법인장 자리를 제안했다.
대호는 이런 강행장의 제안을 전처 강혜령(김지성 분)에게 털어놨고, 혜령은 “당신네 행장 뭔가 구린 구석이 있는가 보네. 감사를 미국으로 보내려는 거 보니”라고 일침을 가했다. 그렇게 대호는 정신을 차리는 등 마음을 다잡았다.
이후 진행된 대호와 감사실의 암행감사는 통쾌하면서도 짜릿함을 안겼다. 부산 데이터 센터에 내려간 홍주와 보걸은 필요한 폐점 자료를 찾지 못한 채 서울로 돌아왔고, 감사실 정보가 너무 쉽게 흘러 나간다는 사실에 의문을 품은 대호와 감사실 직원들은 비상임 감사들을 의심하며 ‘암행감사’ 계획을 일부러 흘린 것. 아니나 다를까 감사실의 ‘암행감사’ 사실은 삽시간에 퍼져 나갔고, 이로써 품었던 의문의 확실한 답을 얻었다.
대호는 각종 서류들을 차 트렁크에 숨겨왔던 이들을 잡아내면서 강행장의 비서인 김실장(김영필 분)까지 잡아낸 것. 몰래 도망가려던 김실장은 주차장 출구에서 대호에게 붙잡혔고, 빼돌린 서류를 살펴본 결과 법인카드로 결제한 상품권이 분기별로 3000만 원 이상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대호의 추궁에 김실장은 “정말 별거 아닙니다. 상품권들은 전부 행장님 특수활동비로 쓰신 겁니다”라고 해명했지만, “행장님을 불러 조사해야겠습니다”라는 대호의 말에 화들짝 놀라며 “제가 다 알아서 한 거에요. 행장님은 아무것도 모르시고 아무런 상관이 없어요"라고 펄쩍 뛰어 의심을 더했다. 결국 대호는 김실장을 향해 "여기 출처가 불분명한 상품권의 사용내역, 혹시 D1 계획의 운용이나, 서민에이전시를 관리하는 용도로 쓰이진 않았습니까?”라며 긴장감을 높였다.
클레이 사격장에서 다시 마주한 대호에게 강행장은 “지난번에 미주 법인장 자리 제안한 건 생각 해봤나”고 운을 뗐고, 대호는 “무슨 의도로 그런 말씀을 하셨는지 모르겠지만 제 임기 동안에는 감사직에 최선을 다하고 싶습니다”라며 제안을 거절했다. 강행장은 “비서실장 법인카드 꼬투리 잡기 식으로 몰아가지 말아라”고 했고, 대호는 기다렸다는 듯이 “행장님께서 그렇게 말씀하시니 바로 묻겠습니다. 서민에이전시, 그리고 D1 계획의 배후.. 행장님이십니까?”라고 도발하며 추궁해 긴장감을 높였다.
또한, 이날 방송에서는 ‘서민에이전시’의 불법 대출 건을 최초로 제보하고 감사실에 입성한 홍주의 달라진 태도가 시선을 모았다. 매사에 적극적으로 조사에 임했던 홍주가 부산 테이터 센터에 내려가서도 이렇다 할 단서를 찾지 못하고 보걸과 대호에게 다른 말을 하는가 하면, 감사실 직원들의 눈치를 보는 듯한 불편하고 어색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기 때문.
시간이 지날수록 대한은행의 불법과 비리의 온상인 ‘D1 계획’을 놓고 진실 찾기가 빨라지고 있는 가운데, 이를 막아야 하는 자와 이를 밝혀내야 하는 이들의 치열한 싸움이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특히 김상중, 채시라, 유동근, 김태우 등 보고만 있어도 긴장감 넘치는 연기 신들의 활약이 이 같은 긴장감을 최고치로 끌어올리고 있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