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②] ‘장사리’ 김명민 “연기 칭찬 민망, 말로 때려줄 사람 필요해”
사극부터 의학물, 가족드라마 그리고 ‘장사리:잊혀진 영웅들’을 통해 전쟁 영화에까지 출연한 배우 김명민이 작품 취향을 고백했다.
김명민은 “내 취향은 잡식이다. 영화마다 메시지가 있지 않나. 내 필모그래피가 대단한 것은 아니지만, 나는 작품을 다양하게 하고 싶다”고 작품 선택 기준을 설명했다.
“할리우드에 비하면 (우리나라는) 다양성이 적어요. 감독님들이 다양해져서 장르도 다양해졌으면 좋겠어요. 그럼에도 막상 작품을 선택할 때는 고민을 잘 하지 않는 편이죠. 저는.. 피 보는 케이스예요. (웃음) 의리일 수도 있는데 구두로 한 약속도 지키거든요. 인간 김명민이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가치관이 그런 뚝심이기도 하고요.”
믿고 보는 연기력을 지닌 배우지만, 그는 “‘연기 잘한다’는 말이 민망하다. 지금은 칭찬보다는 나를 말로 때려줬으면 한다”고 스스로를 객관화했다.
“주변 사람들은 이미 포기했어요. 흥행을 보장하는 영화와 덜 보장된 영화가 동시에 제안이 들어온다면, 저는 저를 더 필요로 하는 곳으로 가거든요. 덜 영악한 것이죠. 지금은 칭찬보다 저를 말로 때려줬으면 해요. 안주하고 있는 기분이 들 때가 많거든요. 그 누구도 날 때리지 않기에 스스로 채찍질 해야죠.”
이어 “모니터 요원이 10명 정도 있다”며 가차 없는 비밀병기들을 소개, “그 분들 말만 믿는다. 기분이 더럽고 울컥하는데도 참고 듣는다. 직업군이 다양하다”고 덧붙였다.
“‘남에게 관대하고 나 자신에게 인색하자. 인정하는 순간 끝이다’ 예전에는 스스로에게 이 말을 했었는데, 갈수록 그런 말을 안 하는 저를 발견했어요. 미친 것이죠. 지금의 김명민을 만든 원동력이거든요. 싫은 소리를 나서서 하지 않으려고 하는 세상에서, 내 결핍을 어떻게 알고 발전해야할까요.”
모니터 요원들이 하는 말 중 ‘그 캐릭터와 비슷했어’라는 평가를 가장 싫어한다는 김명민은 ‘장사리:잊혀진 영웅들’에서도 고민을 멈추지 않았다.
영화 ‘장사리 : 잊혀진 영웅들’은 인천상륙작전 하루 전, 양동작전으로 진행된 장사상륙작전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다. 평균나이 17세, 훈련기간 단 2주, 역사에 숨겨진 772명 학도병들이 인천상륙작전을 성공시키기 위해 투입되었던 장사상륙작전을 이야기한다. 김명민은 실존 인물인 이명흠 대위를 모티브로한 진정한 리더십을 갖춘 이명준 대위로 분했다.
학도병들을 이끄는 위치에 있는 만큼 ‘불멸의 이순신’ 이순신 장군과 유사하게 비추어질까봐 걱정을 한 것이다. 물론 결과적으로, 그는 나무보다는 숲 전체를 보이는 데 집중했다. 김명민은 “사료가 많이 없는 상황에서 이명흠이라는 실존 인물을 어디까지 재현해야할지 고민했다. 대위의 카리스마 아니면 자책감 어느 쪽에 집중할지”라며 “감성 대신 이성적으로 다가가기로 했다”고 캐릭터 구축 과정을 설명했다.
“학도병이 주인공인 영화잖아요. ‘장사리’에 출연한 이유도 화가 나서 였죠. 나조차도 모르고 있던 역사잖아요. 인천상륙작전 이전에 있었던 이렇게 대단한 작전이 묻혀있다뇨. 이명흠 대위의 마음을 헤아리면서 연기를 하려고 했습니다. 열악한 상황에서 ‘살아남아 한 놈이라도 더 데려가야한다’는 것이 목표 아니었을까요.”
전장의 중심에 선 학도병을 연기한 최민호(최성필 역), 김성철(기하륜 역), 장지건(국만득 역), 이재욱(이개태 역), 이호정(문종녀 역)과 호흡했다. 김명민은 “세대 차이를 느꼈다기 보다는 이들이 촬영 현장에서 함께 모여 있는 것을 보면 흐뭇했다. 실제 학도병들도 전쟁 사이사이 쉴 시간이 나면 또래들끼리 모여있지 않았겠나”라며 “나는 애들보다는 고생을 덜 했다. 감독님과 스태프들, 애들을 챙기면서 선배로서 해야할 몫에 충실했다”고 현장을 추억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세대 차이’에 대해 “‘장사리’를 내 아들도 봤으면 한다. 좀 알아야 한다”며 “내 세대가 정말 중요한 위치에 있다. 나조차도 아버지 세대를 통해 큰 전쟁 이야기를 들었지만 쉽게 체감하지 못하는데 다음 세대는 어떻겠나”라고 ‘장사리:잊혀진 영웅들’의 의미를 확장했다.
“현대사 가장 큰 비극 중 하나가 장사리 전투죠. 그 시대 증인들이 지금 우리와 동시대에 살고 있지만 아무도 기억하지 못해요. 정말 속상합니다. 그 분들은 ‘장사리 작전 친구들이 많이 알려졌으면 좋겠다’ ‘그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기억됐으면 한다’고 한목소리로 말해요. 반공 영화 아니고요. 흔히 말하는 국뽕영화 아니고요. 애매하게 좌우를 나누지도 않습니다. 어린 민초들의 희생정신을 이야기하는 작품이에요. 온 가족이 보면 좋을 것이고, 본대로 느껴주세요.”
‘장사리:잊혀진 영웅들’은 25일 개봉.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극부터 의학물, 가족드라마 그리고 ‘장사리:잊혀진 영웅들’을 통해 전쟁 영화에까지 출연한 배우 김명민이 작품 취향을 고백했다.
김명민은 “내 취향은 잡식이다. 영화마다 메시지가 있지 않나. 내 필모그래피가 대단한 것은 아니지만, 나는 작품을 다양하게 하고 싶다”고 작품 선택 기준을 설명했다.
“할리우드에 비하면 (우리나라는) 다양성이 적어요. 감독님들이 다양해져서 장르도 다양해졌으면 좋겠어요. 그럼에도 막상 작품을 선택할 때는 고민을 잘 하지 않는 편이죠. 저는.. 피 보는 케이스예요. (웃음) 의리일 수도 있는데 구두로 한 약속도 지키거든요. 인간 김명민이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가치관이 그런 뚝심이기도 하고요.”
믿고 보는 연기력을 지닌 배우지만, 그는 “‘연기 잘한다’는 말이 민망하다. 지금은 칭찬보다는 나를 말로 때려줬으면 한다”고 스스로를 객관화했다.
“주변 사람들은 이미 포기했어요. 흥행을 보장하는 영화와 덜 보장된 영화가 동시에 제안이 들어온다면, 저는 저를 더 필요로 하는 곳으로 가거든요. 덜 영악한 것이죠. 지금은 칭찬보다 저를 말로 때려줬으면 해요. 안주하고 있는 기분이 들 때가 많거든요. 그 누구도 날 때리지 않기에 스스로 채찍질 해야죠.”
이어 “모니터 요원이 10명 정도 있다”며 가차 없는 비밀병기들을 소개, “그 분들 말만 믿는다. 기분이 더럽고 울컥하는데도 참고 듣는다. 직업군이 다양하다”고 덧붙였다.
“‘남에게 관대하고 나 자신에게 인색하자. 인정하는 순간 끝이다’ 예전에는 스스로에게 이 말을 했었는데, 갈수록 그런 말을 안 하는 저를 발견했어요. 미친 것이죠. 지금의 김명민을 만든 원동력이거든요. 싫은 소리를 나서서 하지 않으려고 하는 세상에서, 내 결핍을 어떻게 알고 발전해야할까요.”
모니터 요원들이 하는 말 중 ‘그 캐릭터와 비슷했어’라는 평가를 가장 싫어한다는 김명민은 ‘장사리:잊혀진 영웅들’에서도 고민을 멈추지 않았다.
영화 ‘장사리 : 잊혀진 영웅들’은 인천상륙작전 하루 전, 양동작전으로 진행된 장사상륙작전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다. 평균나이 17세, 훈련기간 단 2주, 역사에 숨겨진 772명 학도병들이 인천상륙작전을 성공시키기 위해 투입되었던 장사상륙작전을 이야기한다. 김명민은 실존 인물인 이명흠 대위를 모티브로한 진정한 리더십을 갖춘 이명준 대위로 분했다.
학도병들을 이끄는 위치에 있는 만큼 ‘불멸의 이순신’ 이순신 장군과 유사하게 비추어질까봐 걱정을 한 것이다. 물론 결과적으로, 그는 나무보다는 숲 전체를 보이는 데 집중했다. 김명민은 “사료가 많이 없는 상황에서 이명흠이라는 실존 인물을 어디까지 재현해야할지 고민했다. 대위의 카리스마 아니면 자책감 어느 쪽에 집중할지”라며 “감성 대신 이성적으로 다가가기로 했다”고 캐릭터 구축 과정을 설명했다.
“학도병이 주인공인 영화잖아요. ‘장사리’에 출연한 이유도 화가 나서 였죠. 나조차도 모르고 있던 역사잖아요. 인천상륙작전 이전에 있었던 이렇게 대단한 작전이 묻혀있다뇨. 이명흠 대위의 마음을 헤아리면서 연기를 하려고 했습니다. 열악한 상황에서 ‘살아남아 한 놈이라도 더 데려가야한다’는 것이 목표 아니었을까요.”
전장의 중심에 선 학도병을 연기한 최민호(최성필 역), 김성철(기하륜 역), 장지건(국만득 역), 이재욱(이개태 역), 이호정(문종녀 역)과 호흡했다. 김명민은 “세대 차이를 느꼈다기 보다는 이들이 촬영 현장에서 함께 모여 있는 것을 보면 흐뭇했다. 실제 학도병들도 전쟁 사이사이 쉴 시간이 나면 또래들끼리 모여있지 않았겠나”라며 “나는 애들보다는 고생을 덜 했다. 감독님과 스태프들, 애들을 챙기면서 선배로서 해야할 몫에 충실했다”고 현장을 추억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세대 차이’에 대해 “‘장사리’를 내 아들도 봤으면 한다. 좀 알아야 한다”며 “내 세대가 정말 중요한 위치에 있다. 나조차도 아버지 세대를 통해 큰 전쟁 이야기를 들었지만 쉽게 체감하지 못하는데 다음 세대는 어떻겠나”라고 ‘장사리:잊혀진 영웅들’의 의미를 확장했다.
“현대사 가장 큰 비극 중 하나가 장사리 전투죠. 그 시대 증인들이 지금 우리와 동시대에 살고 있지만 아무도 기억하지 못해요. 정말 속상합니다. 그 분들은 ‘장사리 작전 친구들이 많이 알려졌으면 좋겠다’ ‘그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기억됐으면 한다’고 한목소리로 말해요. 반공 영화 아니고요. 흔히 말하는 국뽕영화 아니고요. 애매하게 좌우를 나누지도 않습니다. 어린 민초들의 희생정신을 이야기하는 작품이에요. 온 가족이 보면 좋을 것이고, 본대로 느껴주세요.”
‘장사리:잊혀진 영웅들’은 25일 개봉.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