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최동환. 스포츠동아DB
최동환(35)은 KT 위즈에서 다시 한번 날개를 펼까.
KT는 지난달 최동환을 영입했다. 2009년부터 16년간 LG 트윈스에서만 뛰었던 최동환은 올 시즌 이후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됐다. ‘다른 팀으로 이적해 기회를 받고 싶다’는 의지로 LG에 방출을 요청했다. KT는 ‘경쟁력이 충분하다’는 판단 아래 최동환에게 기회의 문을 열어줬다.
최동환은 올 시즌에도 괜찮은 성적을 보여주고 있었다. 4월까지는 1군 9경기에서 2홀드, 평균자책점(ERA) 1.86으로 호투했다. 그러나 왼쪽 옆구리 근육 부상에 발목을 잡혔다. 이후 팀 사정에 따라 1, 2군을 자주 오갔다. 다만 LG에는 성장세가 가파른 저연차 투수가 적잖아서 최동환에게 과거처럼 많은 기회가 주어지진 않았다. 그럼에도 그는 2군 21경기에서 1승2세이브2홀드, ERA 1.08로 관록을 발휘했다.
KT는 최동환에게 다시 한번 날개를 달아줄 수 있는 팀이다. 이강철 감독을 비롯해 선수 본인조차 모르는 잠재력을 발현하게 돕는 조력자가 많다. 올 시즌 후 롯데 자이언츠로 돌아간 박시영과 같은 선례가 입증한다. 롯데에서 하향세를 타던 박시영은 2021시즌을 앞두고 KT로 이적한 뒤 환골탈태했다. 구종별 구사율, 구질 등을 세밀하게 분석해 알맞은 투구법을 가르쳐준 덕분이다. 최동환 역시 “(이적 배경에) 이강철 감독님이 계시는 게 크게 작용했다”고 밝혔다.
KT는 불펜을 한층 견고하게 만들 수 있다. 최동환은 LG 시절 필승조의 체력 부담을 덜어주거나 경기 중후반 다리 역할을 맡곤 했다. 경험도 풍부하다. 통산 344경기에 등판했는데, 특히 2020년에는 개인 한 시즌 최다인 54경기(57이닝)에 등판해 4승1패4홀드, ERA 3.47의 호성적을 거뒀다. 현재 KT에서 이 역할을 맡는 주권, 김민수 등과 부담을 나눌 수 있는 능력이 충분하다. 최동환은 “필승조가 좀 더 편안하게 던질 수 있게 (상황을) 만드는 역할을 해내고 싶다”고 다짐했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