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플 처벌 강화” “댓글 실명제” 국민청원 등장

입력 2019-10-16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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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프엑스 출신 연기자 설리. 스포츠동아DB

■ ‘설리 비보’에도 여전히 계속되는 악플들

스타들 악플러에 비난의 목소리
연예계 행사 스톱…추모 분위기
경찰, 유족 동의 얻어 부검 진행

걸그룹 에프엑스 출신 연기자 설리(최진리·25)는 생전 악플과 악성 루머에 시달리며 공황장애와 대인기피증, 극심한 우울증을 앓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그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도 넘은 악플이 또다시 이어지고 있다. 심지어 동료 연예인들에게도 무차별적인 비난이 쏟아져 악플의 심각한 폐해에 대한 지적이 새롭게 제기되고 있다.

15일 일부 누리꾼은 설리의 생전 ‘유일한’ 대중적 소통 수단이 됐던 SNS에 차마 글로 옮길 수 없는 악성 댓글을 쏟아냈다. 보다 못한 설리의 팬들은 이들의 계정에 비난을 퍼부었다. 하지만 이마저도 또 다른 악플을 확대 재생산할 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 “악플 금지” 국민청원 등장

설리의 아픔을 계기로 악성 댓글의 행태를 새삼 비판하는 시선이 적지 않다. 자신들 역시 악플의 공격에 시달려온 배우 신현준, 공효진, 홍석천, 방민아, 박규리 등은 이날 각자의 SNS를 통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악플러, 비겁하고 얼굴 없는 살인자” “조금 더 모두에게 관대한 세상이 되자” “고인을 욕되게 하는 악플러들은 인간인가” “얼굴이 안 보인다고 아무 생각 없이 쏟아내는 글 한 줄에 사람이 죽는다” 등 글로 악플러를 비판했다.

대중들의 비판 여론도 확산하고 있다. 15일 “악플 금지 및 악플러 강력 처벌”을 요구하는 의견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랐다. “인터넷 실명제를 부활시키자”는 제안도 나왔다.

악플로 인한 고통에 비해 가해에 대한 처벌이 약한 게 아니냐는 시선과 연관 깊다. 악성 루머 생산 및 유포 등은 정보통신망법 위반으로, 최대 7년 이하 또는 5000만 원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규정돼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처벌 수위가 낮아 사회적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엔 미흡하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송혜교, 아이유, 태연, 설현 등 많은 연예인들이 악플러를 적발해 고소했지만 대부분 100만 원 안팎의 벌금형 처분을 받았을 뿐이다.

이에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악플을 법제로만 제재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표현의 자유를 막는다는 오해가 있을 수 있다”며 “상대방을 존중하는 마음으로 비판하는 온라인 문화 정착이 더욱 시급하다”고 말했다.

에프엑스 출신 연기자 설리. 스포츠동아DB


● “한마음으로 애도”…연예계 일정 스톱

비보 이후 15일에도 연예계에는 애도의 마음이 이어졌다. 설리의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는 유족의 뜻에 따라 고인의 빈소 및 발인 등 모든 장례절차를 비공개로 진행키로 했다. 다만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별도의 팬 추모 공간을 마련해 16일 낮 12시부터 밤 9시까지 조문할 수 있도록 했다.

슈퍼주니어와 멤버 동해, 소녀시대 태연 등 SM엔터테인먼트 가수들은 뮤직비디오 공개, 팬미팅, 새 앨범 발표 등 예정된 행사와 일정을 모두 연기했다. 밴드 엔플라잉과 연기자 김유정 등도 컴백 쇼케이스와 촬영일정을 취소했다. 이달 컴백을 앞둔 뉴이스트, 몬스타엑스, 데이식스 등도 새 앨범 홍보 일정을 미루고 추모 분위기에 동참했다. 케이블채널 엠넷 ‘썸바디2’, 올리브 ‘치킨로드’, 넷플릭스 ‘박나래의 농염주의보’, tvN 드라마 ‘유령을 잡아라’ 등 방송가도 제작발표회를 취소하거나 일정을 뒤로 미뤘다.

한편 15일 경찰은 설리의 사망 경위와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유족의 동의를 얻어 그의 시신을 부검하기로 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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