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②] ‘두번할까요’ 이정현 “조선가가 별명 창피, 연기할 때 훨씬 편하다”

입력 2019-10-17 11: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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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인터뷰②] ‘두번할까요’ 이정현 “조선가가 별명 창피, 연기할 때 훨씬 편하다”

배우 이정현이 아무 생각 없이 영화를 봐달라고 부탁했다.

영화 ‘두번할까요’는 생애 최초 이혼식 후, N차원 와이프 선영(이정현 분)에게서 겨우 해방된 현우(권상우 분) 앞에 옛 친구 상철(이종혁 분)까지 달고 다시 그녀가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세 남녀의 싱글라이프를 다룬 코믹 로맨스물이다.

이정현은 ‘두 번할까요’를 통해 데뷔 24년 만에 처음으로 로맨스 코미디 연기를 했다. 그는 “그동안 로코 장르물을 제안 받은 적이 없다. 내가 거절해 온 것이 아니다. ‘두번할까요’는 말 그대로 코미디 로맨스 장르니 관객들도 즐겨줬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나타냈다.

“매번 슬픔과 연민을 요구하는 작품만 들어왔어요. ‘두 번할까요’ 시나리오를 읽자마자 출연하겠다고 했고, 회사 관계자가 ‘바로 하겠다고하면 창피하니까 6시간 이후에 뜻을 전하겠다’고 했죠.(웃음) 해보지 않은 캐릭터라서 정말 잘 소화하고 싶었고, 코믹 로맨스 장르에 충실하자는 마음으로 임했죠. ‘탐정’을 정말 재미있게 본 관객으로서 권상우가 캐스팅 돼 있어서 상상만으로도 즐거웠어요. 실제 촬영할 때도 애드리브가 많아서 재미있었고요.”


이어 공효진, 손예진 등 로코 장인들과 친분이 있는 데 대해선 “특별히 로코 연기에 대해 물어보진 않았다. 우리는 정보를 공유하거나 감독님이 겹치면 그 분의 성향을 물어보는 식이다. 워낙 현장 분위기를 잘 아는 친구들이라 서로 힘든 점을 위로하고 이야기를 들어주는 관계다. 든든하다”라고 우정을 나타냈다.

“심오한 역할을 하면 현장에서 감정 조절이 힘들거든요. 로코를 해보니까 이렇게 행복한 감정을 계속 가져갈 수 있어서 좋았죠. 권상우, 이종혁이 계속 아재개그하고, 촬영 끝나도 단체 대화방이 시끌시끌했었어요. 결혼을 포기하고 있다가 두 사람이 가족을 대하는 모습을 보고 결혼하고 싶어졌다니까요.”




이정현은 ‘두번할까요’ 촬영 말미, 지금의 남편을 만났다. 그는 “첫 만남부터 정말 좋았고 결혼하고 싶을 정도로 믿음직스러웠다”고 남편 자랑을 늘어놨다.

“결혼하니 정말 좋아요. 일단 내 편이 있다는 것이 좋고 내가 늙고 할머니가 돼도 이 사람이 옆에 있다는 생각을 하니 좋더라고요. 아기를 좋아하는데 아기도 가질 수 있고 정말 좋아요. (하하하) 결혼하고 마음이 편안해지니까 오히려 작품 활동에 더 집중할 수 있더라고요. 촬영이 끝나도 집에 가면 남편과 강아지가 기다리고 있어서 좋아요. 부부 예능 프로그램 출연 제안도 들어오는데요. 어후, 절대 못해요~ 저희 남편 수줍어하거든요. (웃음)”

당연히 ‘두번할까요’ 영화의 시작이었던 이혼식을 이해하지 못했다. 이정현은 “처음에는 뭔가 싶더라. 이혼식은 말이 안 된다. 하지만 감독님이 ‘선영은 자존심 세고 이혼하기 싫어하는 인물이다. 이혼식을 하겠다고 투정을 부리면 현우가 이혼을 안 할 줄 알았는데 이혼식까지 하면서 선영과 살기 싫었던 것’이라고 설명을 해주니 이해가 갔다”고 비화를 추억, 선영 캐릭터와의 싱크로율도 언급했다.

“선영은 저와 전혀 다른 인물이에요. 자존심도 쓸데없이 세고 독특하잖아요. 저는 평범합니다. 이성 관계에 있어서도 상대방이 싫어하면 잊으려고 해요. 선영이가 극 말미에 정신 차린 상태가 저라고 보면 돼요. 마음 떠난 사람은 붙잡지 않죠.”


300만 관객 돌파 공약으로 자신의 대표곡 ‘와’를 부르기로 했다. 관련해 최근 화제를 모은 온라인 탑골공원에서 ‘조선가가(조선의 레이디가가)’로 불리는 것에는 “창피하다”며 부끄러워했다.

“저는 차에 항상 부채를 넣어가지고 다녀요. 현장에서 부르면 파이팅이 넘치거든요.(웃음) 탑골가요, 조선가가.. 지인들이 알려줘서 봤는데 정말 창피해요. 그래도 당시 함께 무대에 섰던 동료들의 모습을 보니까 새삼스럽게 우리가 이 세월을 함께 살아왔다는 걸 느꼈고 소중한 인연이라는 생각을 할 수 있었죠. 남편도 원래 제 팬이었다고 해요. 이정현을 가장 좋아했다고. 아버님도 김현정, 백지영, 이정현 노래만 들으셨대요. 처음에 남편이 이정현과 교제한다고 하니까 신기해하셨고요.”

당시 이정현은 파격적인 콘셉트 대부분을 구상했다. 연기 분야에서도 창의력을 발휘하는지 궁금했지만 그는 “무대 위 퍼포먼스 보다 연기하는 것이 훨씬 편하다. 만들어진 상황에 들어가기만 하면 되지 않나”라고 잘라 말했다.

“가수 할 때는 혼자 다 해서 너무 힘들었어요. ‘조선 가가’로서 기대에 부응해야했잖아요. 소품을 직접 만들기도 했었고, 앨범을 낼 때마다 마이크를 어디에 달아야할지도 모르겠고.. 가수를 아예 은퇴하진 않았지만 앨범을 발표한다면 장르를 바꿔야하지 않을까요. 이 나이에 무슨 댄스예요.(웃음)”


‘꽃잎’은 지금의 이정현을 있게 한 작품이다. 그는 “미성년자 때여서 작품 폭이 한정돼 있었다. 그래서 가수 활동을 한 것이다. 가수로 활동하면 좋은 작품이 들어올 줄 알았기 때문이다.나는 작품을 기다린 것인데 업계에선 내가 배우 하기 싫어하는 줄 알았다더라”고 당시 상황을 추억했다.

“30대 접어들고 단편영화 '파란만장'에 출연하면서 계속 연기를 할 수 있었죠. 독립 영화부터 다시 시작했었어요. 차곡차곡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하고자 하는 마음가짐은 여전해요. ‘두번할까요’에서도 코미디 장르에 충실하고자 했고요. 이번 작품을 계기로 로코 제안을 많이 받으면 좋을 것 같거든요. 남편도 질투를 안해요. 너무 착해서! 이렇게 계속 다양한 장르를 하는 배우이고 싶습니다.”

‘두번할까요’는 10월 17일 개봉.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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