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유승호 “영화 ‘집으로’ 아홉 살 상우 벗어나기 위해 쉼 없이 연기”

입력 2020-05-13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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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호는 ‘잘 자란 아역’의 대표 연기자다. 전 국민이 그의 성장과정을 지켜봐 때로는 부담도 컸지만, “팬들의 긍정적인 반응으로 자신감을 얻고 연기의 새로운 매력”을 찾아가고 있는 중이다. 사진제공|스토리제이컴퍼니

■ 데뷔 20년차 베테랑 연기자가 된 ‘청년’ 유승호

대학교 안 간건 공부하기 싫어서죠
군대는 빨리 가고 싶어 지원했어요
첫 형사역…한계 뛰어넘고 싶었죠
매순간 처음 일 시작하는 마음으로

연기자 유승호. 아직도 그를 영화 ‘집으로’의 개구쟁이 손자 상우로 기억하는 팬들이 있다. 당시 아홉 살이었던 그는 어느덧 스물일곱의 데뷔 20년 차 ‘베테랑 연기자’가 됐다. 누구나 쉽게 얻을 수 없는 ‘영광의 타이틀’이지만 그는 부담스럽기만 하다. 일곱 살 때 MBC 드라마 ‘가시고기’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쉬지 않고 도전해왔지만 “늘 어렵고 매번 새롭기만 한 것”이 바로 “연기”이기 때문이다.

그의 성장 과정을 전 국민이 지켜본 터라 ‘잘 자란 아역 연기자’의 한계와 부담은 늘 그의 어깨를 눌렀다. 그는 “뭘 해도 어려 보이고, 안 어울리는 옷을 입은 것처럼 보일 것”이라고 자책했다. 도전은 멈추지 않았다. 점차 아역 연기자의 꼬리표도 떨어지기 시작했다. 40여 개에 달하는 작품으로 설명되는 지난 20년은 유승호에게 곧 도전, 그 자체였다.

최근 종영한 tvN 드라마 ‘메모리스트’의 한 장면. 사진제공|tvN


● “20년째 새로운 게 연기의 매력”

군 복무를 마친 2014년 이후로는 장르의 폭을 더욱 넓혔다. 조선의 최고 마술사(2015년 영화 ‘조선마술사’)부터 카리스마 있는 변호사(2016년 SBS ‘리멤버’)까지 시대와 장소를 가리지 않았다.

지난달 30일 종영한 tvN ‘메모리스트’로 그 정점을 찍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형사 역할을 소화했다. 맨몸 액션도 불사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12일 서면으로 만난 유승호는 “나 자신도 (한계를)많이 무너뜨렸다”며 조심스럽게 만족감을 드러냈다.

“처음 하는 장르물과 형사 역에 자신이 없었는데, 긍정적인 반응을 얻으면서 자신감을 많이 되찾았어요. 또 생각해보면 늘 새로운 것이 연기의 매력 아니겠어요. 매 순간 처음 일을 시작하는 마음이 들어요.”

최근에는 코로나19의 유행으로 뜻밖의 휴식을 맞게 됐다. 출연하려던 영화에서 하차하게 되면서다. 아쉽지만 “주변 이야기를 들어봐도 당분간 작품 들어가는 게 쉽지 않을 듯 보인다”며 자신을 달랜다. 여유를 가지고 차기작을 찾아볼 예정이다.

배우 유승호. 사진제공|스토리제이컴퍼니


● “직접 부딪혀보고 느끼고 싶다”

‘인간’ 유승호는 오토바이를 타는 게 취미인 “평범한 20대 청년”이다. “사람들 앞에서 내 주장을 말하거나 쉽게 나서지 않는” 조용한 성격의 소유자다. 하지만 친한 친구들과 함께라면 “그 누구보다 말이 많아지는” 수다쟁이다.

10대 시절부터 누군가에게 ‘선택 받는’ 연기자로 살았기에 자신의 의지로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았다. 하지만 입대나 대학 입학 등 인생의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만큼은 자신의 마음을 따랐다.

“2012년 대학교 특례입학을 거절하고, 2013년 20살이 되자마자 입대했어요. 이유요? 별 거 없어요. 대학교에 안 간 건 단지 공부가 싫었고요.(웃음) 군대도 정말 가고 싶어서 바로 지원했죠.”

유승호가 보는 자신은 “단순히 호기심이 많은 사람”이다. 그 호기심은 인생을 다양한 경험으로 채울 기준이기도 하다.

“연기자가 아닌 유승호로서는 제 마음이 가는 선택들을 해왔어요. 남에게 피해가 가지 않는 선에선 제가 직접 부딪혀보고 느껴야 한다고 생각해요. 앞으로도 그럴 거예요.”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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