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비2’ 정우성 “대통령이라니, 왜 이런 숙제를 준건지 원…”

입력 2020-07-03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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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한 ‘강철비2:정상회담’ 제작보고회에서 정우성은 “우리 땅이 주인공인 영화”라며 “한반도의 의미에 대해 생각하고 질문하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 영화 ‘강철비2:정상회담’서 남한 대통령 연기 나선 정우성

회담 주도한 대통령들 철학 연구
남·북·미 정상 이야기 풍자 많아
핵잠수함 갇힌 후에는 표현 자유
1편도, 2편도…한반도가 주인공


3년 전 북한 최정예요원이던 정우성이 이제는 남한 대통령이 됐다. 영화 ‘강철비’ 시리즈에서 맞은 극적인 변화이다.

2017년 한반도 핵전쟁 위기를 현실감 넘치게 그려 445만 관객 동원에 성공한 ‘강철비’의 주인공 정우성이 그 후속편인 ‘강철비2:정상회담’(제작 스튜디오게니우스우정·이하 ‘강철비2’)을 29일 공개하고 여름 극장가를 겨냥한다. 배우와 감독, 제작진이 다시 뭉쳤지만 1편으로부터 이야기나 등장인물이 연결되지 않는다. 다만 남북한 평화 구축이라는 주제와 메시지는 이어가면서 ‘상화보완적인 후속편’을 지향한다.

2일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된 제작보고회에서 정우성은 “1편도 2편도 모두 우리 땅 한반도가 주인공”이라며 “우리 땅이 가진 역사적인 아픔, 그 땅의 의미가 어떻게 적립해야하는지 묻는 영화”라고 밝혔다.


● ‘강철비’ 시리즈 책임…대통령 역 도전

‘강철비2’는 남·북·미 정상이 정상회담 도중 북한 쿠데타 세력에 의해 핵잠수함에 납치돼 벌어지는 이야기다. 정우성은 북·미간 갈등을 좁히려는 남한 대통령 역할이다. 소재부터 배역까지 어느 것 하나 수월한 게 없는 작업이지만 정우성이 작품에 동참한 데는 “국제 정세에 놓인 한반도를 냉정하게 바라보면서 더 큰 질문을 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물론 막판까지 그를 고민하게 만든 것도 있다. 대통령이라는 역할이다. “처음엔 나에게 왜 이런 숙제를 주는 건지, 어떻게 접근해야할지 난감했다”는 정우성은 “그동안 남북 정상회담을 주도했던 대통령들의 역사를 살피고 그분들이 어떤 철학과 사명을 가졌는지 생각하면서 인물을 준비했다”고 돌이켰다.

영화가 아무리 허구라고 해도 대통령이라는 상징적인 인물이 등장하면 관객은 어쩔 수 없이 ‘현실’을 떠올릴 수밖에 없다. 정우성도 이런 부분에 공감하면서도 “분단 현실에 이 영화가 던지는 질문은 현실적이고 이성적이지만, 남·북·미 정상의 이야기는 해학과 풍자가 많다”고 설명했다. 특히 동해 독도 앞 심해 핵잠수함에 갇힌 이후의 이야기는 “마치 SNL을 보는 듯 콩트의 느낌이기에 표현에 자유로울 수 있었다”고도 했다.

영화 ‘강철비2’의 한 장면.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 대표작 ‘증인’ 성과 잇는 새로운 도전

제작진은 ‘강철비2’를 구상하면서 정우성, 곽도원에 다시 러브콜을 보냈다. 1편이 흥행에 성공했지만 작품성은 물론 메시지면에서도 호평 받았기에 배우들의 참여 의지도 강했다.

1·2편 시나리오를 쓴 양우석 감독은 “2편에선 1편의 북쪽 정우성이 남한으로, 남한의 곽도원은 북한으로 진영을 바꿔 ‘남과 북의 상황이 바뀐들 한반도의 현 체제가 변하는 건 없다’는 사실을 웅변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정우성은 이런 감독의 세계를 대변하는 인물이다. 북한 최고지도자를 연기한 유연석, 미국 대통령을 맡은 영국배우 앵거슨 맥페이드와 어우러진 그는 현장에서도 실제 둘 사이를 오가는 역할을 수행했다.

감독은 좁은 핵잠수함에 갇힌 상황의 세 배우에게 각기 다른 주문도 했다. 유연석에게는 “외골수인 막내 동생”처럼, 앵거슨 맥페이드에게는 “힘이 세고 돈 많은 형”처럼, 그리고 정우성에게는 “둘 사이에서 무진장 노력하는 중재자”처럼 연기해달라는 주문이다. 그 과정을 돌이킨 정우성은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인 동시에 중재까지 해야 하는 그 씁쓸함은 우리가 한번쯤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라고 짚었다.

정우성은 지난해 영화 ‘증인’으로 각종 영화상 남우주연상을 휩쓸면서 배우로 새로운 전환기를 맞고 있다. 올해 2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로 연기 변신을 거듭한 그에게 ‘강철비’는 또 다른 대표작으로 꼽힌다. 주제가 더욱 명확해진 이번 후속편을 통해 여름 극장가에서 만족스러운 성적표를 받아들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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