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①] ‘도굴’ 이제훈 “너스레 갈수록 는다, 멜로 의지 정말 강해”
배우 이제훈이 영화 ‘도굴’을 통해 터닝포인트를 마련했다. 한결 가벼운 캐릭터를 소화하는 데 자신감이 붙었고, 작품을 보는 시각을 넓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제훈은 “나는 애드리브를 선호하는 편이 아니었다. 주어진 대사를 알맞게 하기를 바라는 배우였고 의미 전달에 중심을 뒀었다”며 “‘도굴’처럼 범죄오락물을 좋아하지만 정작 이런 장르에 내가 출연한 적은 거의 없었다. 배우로서 선택의 폭을 넓힌 계기였고, 왜 이런 과감한 선택을 그동안 하지 않았는지 모르겠다”라고 영화가 지니는 의미를 설명했다.
“보통은 비슷한 장르의 캐릭터를 차용하며 작품을 준비를 했는데 ‘도굴’에서는 아니었어요. 고민할 겨를도 없이 시나리오만 봐도 술술 풀렸죠. 대사량이 정말 많았지만 막상 연기를 하니 부담이 줄었고 신났어요. 고민보다는 어떻게 하면 더 재미있게 놀지를 생각했던 시간이었죠. 이번 작품에서는 흐름에 몸을 맡기고 표현 했어요.”
이제훈은 ‘도굴’에서 천재 도굴꾼 강동구로 분해 허세 있고 능청스러운 매력을 보여준다. ‘지옥의 주둥이’이라는 속된 표현에 걸맞은 인물이다. 죽을 위기에 처했어도 입을 가만히 내버려두지 않는다.
강동구의 수다스러움과 귀여운 사기꾼 기질에 매력을 느꼈다. ‘도굴’ 하나로 끝내기는 아까운 캐릭터라고 애정을 표현할 정도다.
그는 “강동구와 나는 비슷한 부분이 많지 않다. 그런데 내 친구들은 ‘네 초등학교, 중학교 때 모습을 보는 것 같다’고 하더라. 내가 고등학생이 되면서부터 얌전해지긴 했다”라며 “강동구처럼 말로지지 않는 사람과 마주한다면, 나도 때려주고 싶을 것 같다. 영화에 등장하는 여러 캐릭터들도 강동구를 얄미워한다. 정작 연기를 하는 나는 즐겼다”라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도굴’을 하면서 너스레라는 것이 더 늘었어요. 연기를 할 때도 제 안에 갇혀서 고민을 했다면 점점 현장 분위기, 스태프들과 함께 에너지를 주고받는 쪽으로 바뀌었고요. 배우가 연기 할 수 있게 환경을 만드는 스태프들에게 감사해요. 또 그들이 없으면 저는 연기를 못하니까 그들에게 에너지를 주는 존재가 돼야한다는 생각을 하면서부터는 성격도 더 활발해진 것 같습니다. 한편으로는 (현장 분위기메이커가) 주연 배우로서의 의무이기도 해요.”
마음가짐의 변화는 외적인 도전을 불러왔다. 수염 난 자신의 모습을 공개한 것. 이제훈은 “별로였나요? 호불호가 갈리긴 해요”라며 “현대물에선 깔끔하게 나오는 걸 원하시지만 배우로선 새로운 이미지를 갖고 싶은 욕심도 있다. 도굴꾼 강동구의 이미지에 맞게 자연스러운 면을 보여주고 싶었다. ‘도굴’ 분장 담장자가 수염이 잘 어울린다고 용기를 줘서 수염을 기르고 촬영을 했다. 대중들에게 새로운 얼굴을 보여줘서 개인적으로는 기쁘다”라고 해명(?)했다.
특히 ‘도굴’ 뿐만 아니라 올해 초 ‘사냥의 시간’ 그리고 차기작인 ‘무브 투 헤븐’ ‘모범택시’까지, 로맨스와는 거리가 먼 작품의 연속이다. ‘도굴’에서도 신혜선(큐레이터 윤 실장 역)과 밀당만 할 뿐 범죄오락 장르에 충실한 관계만 형성한다.
관련해 이제훈은 “로맨스에 정말 관심이 많다. 그런데 제안이 안 들어온다.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며 “너무 하고 싶은데 공교롭게도 로맨스가 주요한 작품이 없었다. 하지만 로맨스물에 꼭 출연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어떻게 이렇게 극과 극의 연기를 보여줄까’ 신혜선과 촬영을 하면서 놀랐어요. ‘도굴’에서는 목적성이 다분한 캐릭터였지만 나중에 기회가 되면 장르를 바꿔서 호흡하고 싶습니다. 신혜선 의 출연작을 보니 귀엽고 사랑스러운 캐릭터를 꽤 많이 연기했더라고요. 그런 캐릭터와 사랑에 빠지는 로코, 멜로에서 재회하면 정말 좋을 것 같아요.”
도굴꾼 강동구만큼은 아니지만, 이제훈은 영화 DVD와 LP를 모으는 취미를 즐긴다. 그는 “의도적인 수집은 아닌데 계속 쌓이고 있다. 멈추진 않을 것”이라며 “DVD를 구입하는 이유는 제작기를 알고 싶기 때문이다. 최근에 ‘위플래쉬’ DVD를 샀다. ‘위플래쉬’를 극장에서만 3번을 봤는데 재개봉을 한다고 해서 또 보러갈 것이다”라고 관심사를 소개했다.
그러면서 “영화를 좋아하다보니 OTT에 관심도 많은 편이다. 그럼에도 극장에서 느낄 수 있는 힘은 남다르다. 극장이 없어지지 않는 이유”라며 “코로나19로 극장 관객 수가 많이 줄었는데 방역 지침을 잘 지켜서 ‘도굴’을 꼭 보셨으면 한다”라고 관객들에게 당부했다.
“배우들끼리의 연기 합도 좋지만, ‘도굴’의 진짜 주인공은 문화재 소품이거든요. 미술적으로 정말 잘 구현이 됐어요. 관객들이 편안하게 볼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도굴’ 시즌2를 제작한다면 무조건 출연할 정도로 이야기도 풍성하니까 기대해주세요.”
'도굴'은 타고난 천재 도굴꾼 강동구가 전국의 전문가들과 함께 땅 속에 숨어있는 유물을 파헤치며 짜릿한 판을 벌이는 범죄오락물이다. 이제훈, 조우진, 신혜선, 임원희 등이 출연하며 11월 4일 개봉된다.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배우 이제훈이 영화 ‘도굴’을 통해 터닝포인트를 마련했다. 한결 가벼운 캐릭터를 소화하는 데 자신감이 붙었고, 작품을 보는 시각을 넓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제훈은 “나는 애드리브를 선호하는 편이 아니었다. 주어진 대사를 알맞게 하기를 바라는 배우였고 의미 전달에 중심을 뒀었다”며 “‘도굴’처럼 범죄오락물을 좋아하지만 정작 이런 장르에 내가 출연한 적은 거의 없었다. 배우로서 선택의 폭을 넓힌 계기였고, 왜 이런 과감한 선택을 그동안 하지 않았는지 모르겠다”라고 영화가 지니는 의미를 설명했다.
“보통은 비슷한 장르의 캐릭터를 차용하며 작품을 준비를 했는데 ‘도굴’에서는 아니었어요. 고민할 겨를도 없이 시나리오만 봐도 술술 풀렸죠. 대사량이 정말 많았지만 막상 연기를 하니 부담이 줄었고 신났어요. 고민보다는 어떻게 하면 더 재미있게 놀지를 생각했던 시간이었죠. 이번 작품에서는 흐름에 몸을 맡기고 표현 했어요.”
이제훈은 ‘도굴’에서 천재 도굴꾼 강동구로 분해 허세 있고 능청스러운 매력을 보여준다. ‘지옥의 주둥이’이라는 속된 표현에 걸맞은 인물이다. 죽을 위기에 처했어도 입을 가만히 내버려두지 않는다.
강동구의 수다스러움과 귀여운 사기꾼 기질에 매력을 느꼈다. ‘도굴’ 하나로 끝내기는 아까운 캐릭터라고 애정을 표현할 정도다.
그는 “강동구와 나는 비슷한 부분이 많지 않다. 그런데 내 친구들은 ‘네 초등학교, 중학교 때 모습을 보는 것 같다’고 하더라. 내가 고등학생이 되면서부터 얌전해지긴 했다”라며 “강동구처럼 말로지지 않는 사람과 마주한다면, 나도 때려주고 싶을 것 같다. 영화에 등장하는 여러 캐릭터들도 강동구를 얄미워한다. 정작 연기를 하는 나는 즐겼다”라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도굴’을 하면서 너스레라는 것이 더 늘었어요. 연기를 할 때도 제 안에 갇혀서 고민을 했다면 점점 현장 분위기, 스태프들과 함께 에너지를 주고받는 쪽으로 바뀌었고요. 배우가 연기 할 수 있게 환경을 만드는 스태프들에게 감사해요. 또 그들이 없으면 저는 연기를 못하니까 그들에게 에너지를 주는 존재가 돼야한다는 생각을 하면서부터는 성격도 더 활발해진 것 같습니다. 한편으로는 (현장 분위기메이커가) 주연 배우로서의 의무이기도 해요.”
마음가짐의 변화는 외적인 도전을 불러왔다. 수염 난 자신의 모습을 공개한 것. 이제훈은 “별로였나요? 호불호가 갈리긴 해요”라며 “현대물에선 깔끔하게 나오는 걸 원하시지만 배우로선 새로운 이미지를 갖고 싶은 욕심도 있다. 도굴꾼 강동구의 이미지에 맞게 자연스러운 면을 보여주고 싶었다. ‘도굴’ 분장 담장자가 수염이 잘 어울린다고 용기를 줘서 수염을 기르고 촬영을 했다. 대중들에게 새로운 얼굴을 보여줘서 개인적으로는 기쁘다”라고 해명(?)했다.
특히 ‘도굴’ 뿐만 아니라 올해 초 ‘사냥의 시간’ 그리고 차기작인 ‘무브 투 헤븐’ ‘모범택시’까지, 로맨스와는 거리가 먼 작품의 연속이다. ‘도굴’에서도 신혜선(큐레이터 윤 실장 역)과 밀당만 할 뿐 범죄오락 장르에 충실한 관계만 형성한다.
관련해 이제훈은 “로맨스에 정말 관심이 많다. 그런데 제안이 안 들어온다.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며 “너무 하고 싶은데 공교롭게도 로맨스가 주요한 작품이 없었다. 하지만 로맨스물에 꼭 출연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어떻게 이렇게 극과 극의 연기를 보여줄까’ 신혜선과 촬영을 하면서 놀랐어요. ‘도굴’에서는 목적성이 다분한 캐릭터였지만 나중에 기회가 되면 장르를 바꿔서 호흡하고 싶습니다. 신혜선 의 출연작을 보니 귀엽고 사랑스러운 캐릭터를 꽤 많이 연기했더라고요. 그런 캐릭터와 사랑에 빠지는 로코, 멜로에서 재회하면 정말 좋을 것 같아요.”
도굴꾼 강동구만큼은 아니지만, 이제훈은 영화 DVD와 LP를 모으는 취미를 즐긴다. 그는 “의도적인 수집은 아닌데 계속 쌓이고 있다. 멈추진 않을 것”이라며 “DVD를 구입하는 이유는 제작기를 알고 싶기 때문이다. 최근에 ‘위플래쉬’ DVD를 샀다. ‘위플래쉬’를 극장에서만 3번을 봤는데 재개봉을 한다고 해서 또 보러갈 것이다”라고 관심사를 소개했다.
그러면서 “영화를 좋아하다보니 OTT에 관심도 많은 편이다. 그럼에도 극장에서 느낄 수 있는 힘은 남다르다. 극장이 없어지지 않는 이유”라며 “코로나19로 극장 관객 수가 많이 줄었는데 방역 지침을 잘 지켜서 ‘도굴’을 꼭 보셨으면 한다”라고 관객들에게 당부했다.
“배우들끼리의 연기 합도 좋지만, ‘도굴’의 진짜 주인공은 문화재 소품이거든요. 미술적으로 정말 잘 구현이 됐어요. 관객들이 편안하게 볼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도굴’ 시즌2를 제작한다면 무조건 출연할 정도로 이야기도 풍성하니까 기대해주세요.”
'도굴'은 타고난 천재 도굴꾼 강동구가 전국의 전문가들과 함께 땅 속에 숨어있는 유물을 파헤치며 짜릿한 판을 벌이는 범죄오락물이다. 이제훈, 조우진, 신혜선, 임원희 등이 출연하며 11월 4일 개봉된다.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