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①] ‘스타트업’ 김선호 “‘대세배우’ 수식어, 제게 너무 과분해요”

입력 2020-12-1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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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인터뷰①] ‘스타트업’ 김선호 “‘대세배우’ 수식어, 제게 너무 과분해요”

“어머, 알고 보니 내가 ○○○을 좋아하고 있었네?” 아마도 tvN 토일드라마 ‘스타트업’을 마친 배우 김선호를 표현하기 제일 적절한 말이 아닐까. 드라마 방영 후 김선호는 어느 때보다 뜨거운 반응을 얻으며 ‘대세 배우’로 떠올랐다. 그의 인스타그램 팔로워수가 4~5배가 늘었다는 것이 그의 인기를 증명하고 있다.

김선호가 이토록 높은 인기를 구가할 수 있게 된 이유는 그의 훌륭한 캐릭터 소화력 덕분이다. 극 중에서 투자계의 ‘고든 램지’라고 불릴 정도로 창업자들에게는 냉철하기 짝이 없지만 누구보다 속정 깊은 ‘한지평’ 캐릭터를 맡은 김선호는 때로는 유머러스하고 정답게 때로는 누구보다 카리스마 있는 모습을 유연하게 풀어내며 연기했다. 이에 시청자들은 ‘풋’ 하다가도 ‘너무 멋지다’라는 반응을 오가며 가랑비에 옷 젖듯 김선호의 매력에 빠지고 말았다.

갑작스럽게 큰 사랑을 받으며 ‘대세 배우’로 떠오른 것에 대해 김선호는 “너무 과분하다. 여느 때처럼 일상을 살아가느라 크게 실감하긴 어렵지만 길을 다닐 때 알아봐주신 분들이 많아져 좋고 감사하다”라며 “이 모든 것이 좋은 작품과 나를 응원해주신 분들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라고 감사를 전했다.

평소 박혜련 작가 팬이었다는 김선호는 ‘너의 목소리가 들려’와 ‘피노키오’ 등 그의 작품을 재미있게 봤다고. 그는 “대본을 보니 글이 너무 예쁘고 아름다웠다. 대본이 정말 재미있어서 함께 하고 싶었는데 기회를 주셔서 감사했다”라고 답했다. 김선호는 오충완 감독 역시 빼놓지 않고 “‘닥터스’와 ‘호텔 델루나’를 보며 감독님과도 작업을 꼭 해보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극 중에서 투자자 역할을 맡은 김선호는 드라마를 준비하며 ‘스타트업’ 관련 용어나 돌아가는 시스템에 대해 공부를 했다. 그는 “공부를 하며 어렵기도하고 흥미롭기도 했다. ‘투자 방법’, ‘지분’과 관련된 부분은 흥미로웠다. 특히 ‘지분을 사이좋게 나눠가지면 쉽게 틀어질 수 있고 의견이 틀어지면 큰일난다’라는 부분이 참 생소했다. 그런데 관련된 것들을 익히고 이해하니 ‘누군가에게 지분을 몰아주고 상징적인 인물이 지분을 가지고 있어야 회사가 흔들림 없이 갈 수 있다. 상징적인 인물은 그 회사를 버리지 않을 테니까…’라는 말이 공감이 되더라”고 말했다.

이어 “‘투자자’, ‘VC’(벤처캐피탈), ‘자본’ 등 다양한 개념을 알아가며 역시 각자 분야마다 열심히 고민하고 치열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느끼며 신기했다. 그 분야를 조금이나마 알게 돼 재미있었다”라고 덧붙였다.

외적인 부분과 내적인 부분도 신경을 많이 썼다고. ‘한지평이면 어떻게 걸을까, 어떻게 말할까, 어떤 표정을 지을까’ 등 많은 고민을 하며 연기에 임했다.

“무엇보다 신경을 쓴 부분은 한지평이 지닌 다양한 모습이었어요. 만나는 사람들마다 ‘한지평’이라는 인물이 보이는 태도가 다르길 바랐거든요. 원덕(김해숙 분), 달미(배수지 분), 도산(남주혁 분)이를 만났을 때 지평이가 각각 그 사람들을 대하는 행동을 어떻게 다르게 할지 고민을 많이 했어요. 그런 점에 있어서 오충완 감독님과 많은 대화를 나누며 여러 가지 준비한 것들을 실제로 해보고 ‘한지평’을 만들어 나갔어요.”

김선호는 배수지, 남주혁, 그리고 김해숙 등 좋은 배우들과 연기 호흡을 펼치며 ‘한지평’ 캐릭터를 완성하기도 했다. 그는 “배수지는 이미 많은 분들이 아시겠지만 집중력이 뛰어나고 연기를 훌륭하게 하는 배우다. 연기할 때 매순간 집중력이 뛰어나고 차분했던 것 같다. 현장 분위기도 유쾌하게 이끌 줄 아는 좋은 배우라 저도 유쾌하게 촬영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남주혁과 김해숙에 대해서는 “정말 좋은 배우고 동생이다. 함께 하는 내내 많이 배웠고 매순간 많이 웃었던 기억이 날만큼 즐거웠다. 연기할 때 늘 통통 튀는 아이디어와 센스들이 빛을 발하고, 덕분에 저도 함께 연기하는 순간을 즐길 수 있었다”라며 “김해숙 선배님께서는 진짜 ‘원덕’이라는 인물 그 자체셨다. 선배님과 함께할 수 있어서 매 순간 행복했고 즐거웠다. 촬영 내내 정말 ‘내가 이 자리에 있다니’라는 생각이 들었고, 감동스럽고 영광스러웠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즐거우면 시간이 금방 간다고 하지 않는가. 함께 작업해보고 싶었던 작가와 연출 그리고 배우과 함께 한 시간이 어느 새 지나가 버려 김선호는 애써 아쉬운 듯 했다. 그는 “함께한 사람들이 끝까지 웃으면서 마무리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라며 “제작진 분들과 배우 분들 모두 다 좋으셔서 조금의 무리 없이 행복하게 작품을 끝낼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지평’을 다시는 못 만난다는 것이 아쉬워요. 그럼에도 ‘한지평’으로 살아갈 수 있어서 너무 행복했습니다. 끝이라니 참 아쉬워요. 저한테는 굉장히 아쉽게 느껴져요.”

김선호의 내년 첫 활동은 연극 ‘얼음’(연출 장진)이다. 연극 ‘얼음’은 독특한 구성의 2인극으로, 잔인한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된 열여덟 살 소년과 그 소년을 범인으로 만들어야 하는 두 형사의 이야기다. 올해 1월 막을 내린 연극 ‘메모리 인 드림(Memory in dream)’ 이후 약 1년 만의 복귀작이기도 하다.

김선호는 “장진 감독님의 팬이다. 연극 ‘꽃의 비밀’, ‘택시 드리벌’ 등 장진 감독님의 작품을 좋아했고 언젠간 꼭 함께 하고 싶은 생각이 있었는데 ‘얼음’이 올라간다는 소식을 듣게 됐다. 감사하게도 내가 참여를 할 수 있게 됐다”라고 전했다.

“1년 만에 무대에 올라가게 되었는데, 이번 공연을 통해서 드라마 속에서는 보지 못하셨던 여러 가지 모습들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저라는 배우가 유연하고 다양한 모습을 보여 드릴 수 있는 가능성을 지녔다는 점을 보여드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내년에는 조금 더 편안한 배우로 여러분께 다가가고 싶어요. 무엇보다 더 발전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는 배우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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