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세영의 어쩌다] 서예지·김정현, 배우 인생 ‘딱딱’해졌다

입력 2021-04-14 22: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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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딱’하다고 핀잔을 듣던 두 사람이 입을 열었지만, 개운함은 없다. ‘딱딱’해서 배우 인생 최대 위기를 맞은 배우 서예지와 김정현 이야기다.


두 사람을 둘러싼 논란은 김정현과 오앤엔터테인먼트간의 전속계약 분쟁이 시발점이다. 김정현은 약속된 기간이 끝나 전속계약 만료를 주장하지만, 오앤엔터테인먼트는 ‘개인적인 사유’로 활동하지 못한 기간(약 11개월)까지를 계산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인다. 그리고 이들 갈등에서 불거진 폭로가 세간을 떠들썩하게 한 ‘딱딱한 이야기’의 시작이다. 김정현이 MBC 수목드라마 ‘시간’(극본 최호철 연출 장준호·2018년 7월~9월 방영)에서 중도 하차한 배경에는 서예지가 존재한다는 폭로가 나온 것.

특히 12일 파파라치 전문 매체 디스패치가 서예지와 김정현이 당시 주고받은 대화 내용을 재구성해 공개하면서 ‘딱딱한 스캔들’(서예지 김정현 조종설)은 시작됐다. 재구성한 대화 내용에 따르면 서예지는 “김딱딱씨(김정현). 스킨십 다 빼시고요”, “오늘은 왜 어떻게 했는지 말 안해?”, “행동 딱딱하게 잘 하고”, “(대본) 수정 잘하고”, “딱딱하게 해 뭐든. 잘 바꾸고. 스킨쉽 노노” 등 김정현에게 지시를 내린다.

이에 김정현은 “오늘 여자 스태프에게 인사도 안 했고요. 다른 사람한테 완전 딱딱”, “감독한테 다시 한 번 로맨스 안된다고 못 박았어요”, “너만 만질 수 있어 내 손은“, “여자들과 눈도 안 마주쳤고요” 등을 서예지에게 보낸다. 마치 복종하듯 김정현은 서예지 지령에 따른다. 실제로 서예지가 지시(?)한 내용을 이행한 김정현은 촬영 현장을 영상으로 찍어 보내기도 했다.

이는 마치 드라마 ‘시간’과 하등의 관계도 없는 서예지가 김정현을 통해 작품 전체를 쥐고 흔드는 상황이다. 그리고 해당 보도 이후에는 서예지를 둘러싼 여러 의혹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쏟아졌다.

하지만 서예지는 관련 의혹 대부분을 부인한다. 김정현과 연인 관계였던 사실만 인정할 뿐 그 외에는 모두 거짓이고 왜곡이고 허위 사실이라는 입장이다.

서예지 소속사 골드메달리스트는 13일 오후 “먼저 공식입장 표명이 늦어진 점 사과한다. 배우 김정현 측과 확인 결과, 드라마 관련 논란이 서예지로 인해 발생한 것은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확인받았다. 이에 대해 본인이 입장을 밝히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다만, 여러 문제가 겹쳐 있는 관계로 입장 표명을 하는데, 시간이 걸릴 것 같다는 의견을 줬다. 계속 논란이 증폭되는 상황에서 먼저 입장을 발표해도 좋다는 의견을 받아 당사 입장을 밝힌다. 다시 한번 입장 표명이 늦어진 점 사과한다. 또한, 금일(13일) 있었던 영화 ‘내일의 기억’ 언론시사회에 불참하게 되어 해당 영화 관계자들과 다른 배우들, 취재진에게도 피해를 끼쳐 진심으로 고개 숙여 사과한다”고 전했다.

골드메달리스트는 “김정현 입장과는 별도로 당사 입장을 밝힌다. 논란이 된 내용대로 드라마 주연 배우가 누군가의 말에 따라 본인의 자유 의지없이 그대로 행동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 한 배우가 어떠한 의지를 갖추지 않고 연기와 촬영을 진행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공개된 대화 내용에는 나와 있지 않지만, 당시 김정현도 다른 드라마를 촬영하고 있던 서예지에게 키스신을 촬영하지 말라는 등을 요구하는 대화를 하였으나, 이에 서예지도 ‘그럼 너도 하지 마’라는 식의 타인과의 스킨십에 대한 연인 간의 질투 섞인 대화가 오갔다. 이는 업계에서 연인 사이인 배우들 간에 흔히 있는 애정 싸움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모든 배우는 연인 간의 애정 다툼과는 별개로 촬영은 정상적으로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정현도 필시 다른 불가피한 개인의 사정이 있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또한, 보도된 부분은 공개되어서는 안 되는 개인 간의 대화가 공표된 것이다 보니 연인 간에 매우 사적인 대화임을 고려하지 않아 큰 오해를 불러일으킨 것으로 생각한다. 결과적으로 연애 문제에서도 개인의 미성숙한 감정으로 많은 분에게 심려를 끼치게 된 점 깊이 뉘우친다”고 이야기했다.

골드메달리스트는 서예지 학력 의혹도 해명했다. 골드메달리스트는 “최근 서예지의 학력과 관련된 문의가 많아 이 자리를 빌려 사실관계를 답한다. 서예지는 스페인 마드리드 소재 ‘마드리드 콤플루텐세 대학교’에 합격 통지를 받아 입학을 준비한 사실이 있으나, 그 이후 한국에서의 활동을 시작함에 따라 정상적으로 대학을 다니지 못했다”고 했다.

하지만 과거 서예지 인터뷰 내용과 JTBC ‘아는 형님’ 출연 당시 방송분에는 서예지가 스페인 유학을 한 사실뿐만 아니라 현지 대학에 입학해 학교 활동한 것까지 언급되어 있다. 또한, 인터뷰마다 입학과 재학 등을 오가며 내용이 천차만별이다. 이에 대해 골드메달리스트는 “데뷔 초 서예지가 스페인으로 돌아가 학교에 다닐 거로 생각했고, 이에 당시 소속사에서 ‘그럼 재학하는 것으로 하자’고 해 서예지는 그 말에 따르게 됐다. 연기자 활동을 계속하게 되면서 신인 시절 잘못을 깨달았고, 소속사 이적 후 바로 잡으려고 했다”고 인터뷰 속 내용은 전 소속사가 꾸민 일에 장단을 맞췄다고 해명했다.

‘아는 형님’ 출연 당시 방송에서 대학 생활을 언급한 부분에 대해서는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 말했던 것은 낯선 예능 환경에 긴장한 상태에서 갑작스러운 질문을 받아 실수를 하게 됐다. 이후 한 매체와의 인터뷰로 바로잡으려 노력했다”고 매거진 인터뷰 당시 수습하려 했던 의지를 피력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이 진실인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우선 합격 통지를 받았다던 마드리드 콤플루텐세 대학교 관련 서류를 공개하지 않는 한 알 수 없다. 또한, 정식 입학 통지인지, 해당 대학과 관련 다른 수료 과정을 지원해 합격한 통지인도 불분명하다. 이는 의혹 당사자인 서예지가 직접 해당 서류를 통해 의혹을 해소에 나서야 할 점이다.

골드메달리스트는 학폭 의혹에 대해서도 사실무근임을 강조했다. 골드메달리스트는 “추가적으로 제기되는 학폭과 관련된 의혹에 대해서는 일체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전한다”며 “다시 한번 심려를 끼친 점 사과한다”고 이야기했다.

침묵을 깨고 낸 입장문이라는 점에서 의미는 있지만, 그 내용은 고개를 갸우뚱하게 한다. 그나마 드라마 ‘시간’을 망친 주범 김정현이 이때까지 입장을 밝히지 않은 것에 대한 지적만 정상적으로 보여진다. 그리고 서예지 입장이 나온 다음날인 14일 김정현도 침묵을 깨고 입을 열었다 .

김정현은 14일 자필 사과문을 통해 “드라마 ‘시간’은 내가 배우로 첫 주연을 맡게 된 작품으로 내게도 특별한 의미의 작품이었다. 하지만 나는 감독님, 작가님, 동료 배우 및 스태프들에게 너무 큰 실망과 상처를 안겼다. 죄송하다. ‘시간’ 제작발표회 당시의 기억이 파편처럼 남아 있다. 그 당시 내 모습은 나조차도 용납할 수 없는 모습이다. 다시 되돌리고 싶을 만큼 후회스럽고 또 후회스럽다. 나는 개인적인 문제로 불미스러운 일을 자초했다. 주인공이자 배우로서 책임을 다하지도 못했다. 아무런 변명의 여지 없이 사죄를 전한다”고 우선 자신이 저지른 최악의 행동을 사과했다.

김정현은 “드라마 ‘시간’에서 중도 하차를 하는 모든 과정, 제작발표회에서의 내 행동은 잘못된 것이다. 이로 인해 상처를 받으신 서현 배우를 비롯해 당시 함께 고생하신 모든 관계자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사죄한다. 또한, ‘시간’ 관계자들과 나로 인해 피해와 상처를 입으신 모든 분을 한 분 한 분 찾아뵙고 사과해야 할 것 같아 나는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도 ‘시간’ 감독님과 작가님, 배우들, 그리고 함께하셨던 모든 스태프를 찾아 용서를 구하겠다”고 거듭 용서를 구했다.

김정현은 “소속사인 오앤엔터테인먼트에도 도의적으로 사과한다. 불미스럽게 언급된 문화창고에도 죄송하다. 그리고 나를 믿고 항상 응원해 주시며 기다려 주신 팬들에게도 진심으로 죄송하다. 나로 인해 불편을 느끼신 모든 분에게도 고개 숙여 용서를 구한다. 글을 쓰면서 다시 한번 내 실수와 그릇된 행동을 되돌아보는 시간이었다. 내게 기회가 주어진다면 모든 것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지 않으며, 항상 나 자신을 돌아보고 관리하는 건강한 배우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죄송하다”고 전했다.

서예지는 ‘모든 행동을 주체인 김정현 탓’을, 김정현은 모든 행동 주체가 자신이기에 자신 잘못을 전했다. 두 사람 모두 어렵게 입장을 정리해 내놓았는데, 내용도 구성도 너무 다르다. 연인 사이였던 서예지와 김정현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서예지는 김정현에게 비난의 화살을 돌렸다. 김정현이 행위 주체(드라마 ‘시간’ 파괴)이니 그가 먼저 입장을 내놓는 것이 마땅하다고 했다.

다만, 서예지는 김정현과 관련 문제 외에도 학력, 학폭 의혹에도 휩싸인 상태다. 업계에서 서예지를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그동안 이야기하지 않았을 뿐, 서예지를 향한 흉흉한 소문은 차고 넘친다. 이를 서예지나 주변 관계자가 모를 리 없다. 모른다면 눈 감고 귀 막고 입을 닫았다고 밖에 설명되지 않는다.

김정현은 제 탓을 강조했다. 최악의 잘못인 드라마 ‘시간’ 파괴 행위에 대해 반복해 사과했다. 3년이나 지나서야. 어차피 이것만으로도 배우 자격 미달이다. 퇴출 당해도 할말 없을 정도다.

‘딱딱’하게 시작된 논란이 부분적으로 정리됐다. 다만, 아직 정리되지 않은 문제가 산더미다. 드라마 ‘시간’ 파괴범인 김정현은 작품에 누가 된 행동에 대한 책임감을 이제 보여줘야 한다. 오앤엔터테인먼트와의 전속계약 분쟁도 해결해야 한다. 자신을 향해 ‘딱딱한 시선’으로 주는 대중을 다시 전처럼 되돌려야 하는 숙제가 남아 남았다.

서예지에게는 숙제가 더 많다. 당장 자신을 향한 업계 보이콧을 막기 위해서는 여러 의혹을 명확하게 해명해야 한다. 학력 의혹은 국내에서 가장 민감한 부분이다. 일말이라도 거짓이 있다면, 이는 ‘퇴출 명단’에 오를지 모른다. 그만큼 신중하고 명확해야 한다. 합격하지도 입학하지도 재학하지도 않은 것을 사실인 것처럼 떠들었다면, 이는 명백한 ‘사칭’에 해당한다. 대중은 사기꾼을 좋아하지 않는다. 서예지는 자신이 사기꾼이 아님을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

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 파장이 큰 갑질 의혹도 명확하게 해명하는 것이 좋다. 폭로자가 많은데 이를 사실무근으로만 대처하기에는 해명이 시원치 않다. 아닌데 아니라고 한다는 말은 이제 통하지 않는 시대다. 명확하게 해명하지 않으면 대중이 해명을 믿지 않는다. 이게 전과 달라진 대중의 딱딱함이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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