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로스쿨’ 뒤통수 후려치는 반전 미스터리

입력 2021-06-04 15:5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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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화된 미스터리의 얼개로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다.

JTBC 수목드라마 ‘로스쿨’(연출 김석윤, 극본 서인)의 포문을 열었던 전대미문의 캠퍼스 살인사건의 전말이 모두 풀리면서, 미스터리의 아귀가 딱딱 맞아떨어지는 퍼즐 전개가 이어졌다. 인물 간의 갈등을 유발한 배경인 줄만 알았던 사건들이 결국 하나로 귀결되는 촘촘한 얼개, 회를 거듭하면서 묵직한 깊이를 더한 ‘법과 정의’의 메시지는 작품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로 이어졌다.
서병주(안내상) 살인사건으로 시작된 미스터리는 얽히고설킨 인물들의 사연을 하나씩 드러내면서 그 줄기를 키워나갔다. 그 과정에서 ‘주래동 뺑소니 사건’이 가장 먼저 수면 위로 떠올랐다. 과거 엘리트 수석 검사로서 명성을 떨쳤던 양종훈(김명민)의 유일한 미제 사건으로, 목격자 이만호(조재룡)가 진술을 의도적으로 회피해 아무 단서를 얻을 수 없던 사건이었다.

당시 이만호가 은닉한 진실은 사고 차량 운전자가 서병주였다는 것. 하지만 지난 방송에서 사건 발생 당일, 국회의원 고형수(정원중) 역시 차량에 함께 동승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미스터리의 틈을 메꿔가기 시작했다. 당시 음주운전과 과속을 조장, 뺑소니를 일으킨 주범이란 사실에 초조했던 고형수는 3억 7000만 원의 땅을 아무 조건 없이 내어주는 등 서병주와의 유대를 더욱 긴밀하게 조였다.

죄책감을 느꼈지만, 이미 너무 먼 강을 건넌 서병주는 너무나 잘 아는 법을 교묘히 이용해 뺑소니 사건의 진실을 덮고, 뇌물 수수까지 무죄 판결을 받았다. “정의의 여신상이 된 저울을 욕보이지 말라”던 그는 어느새 자기 손으로 억울한 피해자를 만들고, 죄를 받아야 할 흉악범을 세상에 내놓는 ‘법꾸라지’로 전락했다. 그의 어긋난 행보로 후배 양종훈은 천직이라 생각했던 검사직을 내려놓았고, 조카 한준휘(김범)는 2차까지 패스한 사법고시를 포기하고 독기를 품으며 로스쿨행을 택했다. 서병주는 그렇게 진실을 감추려다, 또 다른 거짓을 만들며, 가장 아꼈던 사람마저 잃었다.

마약에까지 손을 대며 버텨야 했던 지옥 같았던 날들에 속죄하려던 서병주는 결국 고형수에게 토사구팽 당하듯 살해당했다. 정당한 죗값을 받지 못했던 뺑소니 사건에서부터 시작된 비극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져 마치 톱니바퀴 돌아가 듯 유기적으로 맞물려 있던 것. 헤어 나올 수 없는 지옥에 살다 세상을 떠난 서병주의 씁쓸한 말로는 살아생전 그가 강조했던 ‘정의’는 그만큼 절대적으로 지켜져야 하는 신성한 가치임을 일깨웠다.

누구보다 이 과정을 뼈저리게 겪어낸 로스쿨 교수들과 학생들이 드디어 덜미를 잡은 고형수에게 내릴 법의 심판, 최종회의 이야기에 기대가 불타오르는 가운데, 제작진은 “아직 회수되지 않은 떡밥들이 마지막 순간까지 휘몰아칠 예정이다. 정의 구현을 위해 마지막까지 뜨겁게 달려나갈 로스쿨 교수들과 학생들의 활약에 많은 기대 부탁한다”고 전했다.
‘로스쿨’ 최종회는 9일 수요일 밤 9시 방송된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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