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극장 시청률 참패

입력 2021-06-30 16:4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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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2TV ‘이미테이션’

KBS 2TV ‘이미테이션’

‘드라마 왕국’은 무너졌을까. 올해가 벌써 절반이 지났지만, 안방극장에는 일부 시즌제·주말드라마를 제외하고는 이렇다 할 ‘대박 드라마’를 꼽기 힘든 상황이다. 올해 방송하거나 방영 중인 드라마 중 3%대(이하 닐슨코리아) 이하 시청률을 기록한 드라마도 KBS 2TV ‘이미테이션’, MBC ‘오! 주인님’, JTBC ‘알고 있지만’ 등 7편이나 된다.

지상파 이어 케이블도 ‘시청률 보릿고개’
최근 안방극장의 시청률 추이는 점차 하향평준화가 되어가면서 위기감을 더한다.

KBS와 SBS는 각각 2월 종영한 2TV ‘암행어사:조선비밀수사단’과 SBS ‘펜트하우스’ 시리즈·‘모범택시’가 15%대 시청률을 넘기면서 화제가 됐지만, 극과 극의 성적표를 받은 드라마들도 많다. KBS는 아이돌 세계를 조명해 현재 방영 중인 2TV ‘이미테이션’과 청춘 로맨스를 다룬 ‘멀리서 보면 푸른 봄’이 0~1%대까지 하락했고, SBS는 3월 ‘조선구마사’가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여 2회 만에 폐지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겪고 이미지 타격을 받았다.

MBC ‘오! 주인님’

MBC ‘오! 주인님’


MBC는 올해 월화드라마를 없애고, 수목드라마에 집중하고 있지만 결과는 처참한 수준이다. 5월 종영한 ‘오! 주인님’과 4부작 단막 드라마 ‘목표가 생겼다’가 잇따라 2%대 시청률에 머물렀고, 23일부터 방송을 시작한 ‘미치지 않고서야’도 3.9%로 출발했다.

드라마 시청률로 강세를 보인 tvN과 JTBC도 최근에는 하향세를 그리고 있다. ‘로맨스 강자’ 박보영·서인국이 주연한 tvN ‘어느 날 우리 집 현관으로 멸망이 들어왔다’와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 ‘간 떨어지는 동거’ 모두 3%대까지 시청률이 떨어졌다. 16일 3.2%로 시작한 JTBC ‘월간 집’도 24일 1.7%까지 떨어졌다.

호평 받아도 5%…대중 등 돌리는 TV
송중기(tvN ‘빈센조’) 등 톱스타 주연이나 대중과 오랜 시간 동안 친근감을 쌓은 시즌제 드라마(tvN ‘슬기로운 의사생활’)가 아니면 호평을 얻어도 눈에 띄는 시청률 결과를 내기는 힘든 상황이다.

6월 온라인상에서 화제몰이를 하며 종영한 KBS 2TV ‘오월의 청춘’이 대표적이다. 5·18민주화운동을 다뤄 이도현·고민시 등 신예를 발굴한 드라마는 ‘웰메이드’라는 평가에도 5.7% 시청률로 만족해야 했다. 화제성과 시청률의 접점이 점점 사라져가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JTBC ‘알고 있지만’

JTBC ‘알고 있지만’


방송가에서는 유행을 이끄는 젊은 세대(10~30대)의 TV 사용률이 줄어드는 현상이 반영된 결과라는 시선이 크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최근 발표한 ‘2020년 방송매체 이용행태 조사’에 따르면, 설문조사에 답한 511명의 10대 중 TV를 ‘필수 매체’로 인식하는 응답자는 겨우 0.6%에 그쳤다. 20대(총 912명)는 4.8%, 30대(총 987명)는 8.0%에 머물렀다. TV와 대중의 거리가 점점 멀어진다는 단적인 지표로 풀이된다.

젊은 세대 시청자와 접점을 만들기 위해 방송가가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지만, 의미 있는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28일 “각 방송사들이 이탈한 젊은 세대 시청자의 관심을 붙잡기 위해 아이돌·SF 장르 등 다양한 소재에 도전하고 있지만 점점 커져가는 OTT(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사이트) 영향력 등으로 성과를 내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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