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울린 ‘恨의 정서’…곳곳서 ‘역사 바로잡기’

입력 2022-05-02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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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TV+ 오리지널 시리즈 ‘파친코’가 한인 이민 가족 4대의 삶을 그리며 한국문화에 대한 해외의 관심을 새롭게 불러일으켰다. 사진은 주인공 선자(김민하)가 김치를 만들어 팔고 있는 드라마의 한 장면. 사진제공|애플TV+

드라마 ‘파친코’가 세계에 보여준 문화의 힘


“일제시대 아픔 한 번에 느껴져”

김치 등 고유문화에 관심 급증

반크, 6개 언어로 세계에 홍보
‘역사의 아픔과 코리안 디아스포라의 설움.’

4월 28일 막을 내린 애플TV+ 오리지널 시리즈 ‘파친코’는 일제강점기라는 질곡의 세월을 살아낸 주인공 선자, 그리고 4대에 걸친 ‘자이니치’(在日·재일 한국인)의 수난사를 그리며 세계적 시선을 끌었다. 원작자이자 미주 한인 1.5세대인 이민진 작가의 베스트셀러 원작을 바탕으로 공동 연출자 코고나다·저스틴 전 감독, 각본을 쓴 수 휴 총괄프로듀서, 테라사 강 로우 책임프로듀서 등 한국계 미국인 제작진과 윤여정·이민호·김민하 등 한국 배우들이 힘을 모은 드라마답게 한국인의 정서를 그대로 녹여내며 전 세계적으로 뜨거운 반향을 일으켰다. 제작진은 해외에 잘 알려지지 않았던 역사적 아픔을 통해 ‘코리안 디아스포라’라 불리는 경계인과 이주민의 설움으로까지 이야기를 확장했다.

드라마의 작품성에 외신들은 극찬했다. 제작진은 이에 힘입어 시즌2를 제작키로 했다.

○전 세계인이 공감한 ‘한(恨)의 정서’

‘파친코’는 번역조차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한국인 특유의 ‘한의 정서’를 제대로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수 휴 총괄 프로듀서는 “한의 정서는 일제강점기에 억지로 고향을 떠날 수밖에 없었던 세대가 겪었던 트라우마”라며 이를 ‘이주민의 정체성’ 문제로 이어가기도 했다.

특히 해외 누리꾼은 조선인 이주민을 가득 태운 배 안에서 ‘춘향가’를 부르다 일본인 권력자들의 눈앞에서 자결하는 여가수의 이야기가 담긴 4화 에피소드를 언급하며 “한국인의 한이 그대로 느껴졌다”고 극찬했다. 한국·프랑스 문화를 다루는 유튜브 채널 ‘프렌치 호떡’은 “외국인들에게 가장 설명하기 어려운 ‘한’이라는 정서가 한 번에 이해되는 에피소드였다”고 밝혔다.

○한국문화까지 재조명

해외 유력 매체들은 ‘파친코’에 등장한 김치와 한복 등 한국의 고유문화에 대한 특집 기사로 또 다른 관심을 드러냈다. 이른바 ‘문화공정’을 통한 중국의 역사왜곡이 심각해지는 가운데 이 같은 외신 기사들이 큰 주목을 받았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한복의 진화는 한국 역사를 들여다보는 렌즈”라며 ‘파친코’에 등장한 한복을 집중 조명했다. 미국 최대 음식 전문 매체인 이터(EATER)는 “‘파친코’는 완성도 높은 한국의 옛 음식을 어떻게 만들었는가”라는 기획기사를 통해 쌀밥과 김치 등 한식에 주목했다. 수 휴 총괄프로듀서와 앨런 프룬드 소품 책임자는 의복과 음식을 단순 소품이 아닌 “캐릭터와 스토리텔링을 위한 디테일한 도구로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역사바로잡기 움직임

한국의 아픈 역사를 알리기 위한 적극적인 움직임도 시작됐다. “반일을 위한 날조 드라마”라는 일부 일본 누리꾼들의 비난에도 뉴욕타임스, 포브스, 영국 BBC 등 주요 외신들은 조선인 학살, 강제징용, 위안부 문제 등을 언급하는 기사를 내며 한국 역사에 관심을 드러냈다.

사이버 외교 사절단 반크는 ‘전 세계의 교실에 한국을 소개한다’(Bring Korea to the World Classroom)는 웹사이트를 영어·이탈리아어·스페인어·중국어 등 6개 언어로 제작해 역사 알리기에 나섰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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