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말이 뭐가 있겠냐…” 말 잇지 못하는 임권택 감독

입력 2022-05-09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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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권택 감독·봉준호 감독·배우 김혜수(왼쪽부터)가 8일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를 방문해 조문하고 있다. 사진제공|故 강수연 배우 장례준비위원회

두 오빠와 여동생 조문객들 맞아
봉준호 감독 “실감 나지 않는다”
43명 영화인들 ‘영화인장’ 준비
11일 영결식은 유튜브로 생중계
“영정사진이 영화 소품처럼 느껴질 만큼 실감 나지 않는다.”

7일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배우 강수연의 비보에 영화계 안팎에서는 이틀째 추모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생전 강수연과 인연을 나눈 영화계 동료들은 잇따라 고인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으로 향했다. 유족인 두 오빠와 여동생이 슬픔 속에 조문객을 맞았다. 고인의 연기와 작품을 사랑한 관객은 온라인에서 추모 열기를 피우고 있다.

1986년 ‘씨받이’로 고인과 호흡을 맞추며 이듬해 베니스 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 1989년 ‘아제 아제 바라아제’로 모스크바영화제 최우수여자배우상의 기쁨을 함께 누린 거장 임권택 감독의 눈물은 더욱 슬퍼 보였다. 지팡이를 짚은 몸으로 전날에 이어 8일 오전 빈소를 다시 찾은 임 감독은 “할 말이 뭐가 있겠느냐. 먼저 가니 아쉬울 뿐”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은 “불과 몇 달 전에 뵈었는데 실감이 나지 않는다”면서 “영정사진이 영화 소품처럼 느껴졌다”고 비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영화계는 이 같은 슬픔을 모아 고인의 장례를 영화인장으로 치른다. 생전 고인과 우정을 쌓으며 2015년부터 2017년까지 부산국제영화제를 함께 이끈 김동호 전 이사장(현 강릉국제영화제 이사장)을 위원장으로 장례위원회를 꾸렸다.

임권택·임상수·정지영 감독, 배우 김지미·박정자·안성기·손숙 등 11명이 고문을 맡았다. 장례위원은 배우 명계남·문성근·문소리·설경구·예지원·유지태·전도연·정우성 등과 강우석·이창동 강제규·류승완 감독 등 49명의 영화계 동료들이 나섰다. 장례위원회는 11일 오전 10시 치러지는 영결식을 영화진흥위원회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할 방침이다. 한편 강수연은 장지인 경기도 용인시 모현면 용인공원묘원에서 영면할 것으로 알려졌다.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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