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강호 “날 보며 뛰어오던 박 감독 눈빛, 잊을 수 없다”

입력 2022-05-30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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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강호.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송강호.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박 감독 “나도 모르게 복도 건너 뛰어가”
“13년만에 재회? 송강호 거절만 말아라”
한국영화를 대표하는 감독과 배우는 ‘영광의 순간’마다 함께 해왔다.

제75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각각 남우주연상과 감독상을 받으며 한국영화의 역사를 새롭게 쓴 송강호와 박찬욱 감독. 이들은 서로를 빛나게 해주는 존재 그 이상이었다. 29일 오전 3시30분(한국시간) 열린 이번 영화제 폐막식에서 남우주연상 수상자로 송강호가 호명되자 가장 먼저 뛰어와 그를 얼싸안은 사람도 박찬욱 감독이었다. 박 감독의 수상을 “남다른 감정”으로 축하해준 이 역시 송강호이다.

두 사람의 인연은 이미 20년 넘게 이어오고 있다. 특히 칸 국제영화에서 함께 빛나는 성과를 일궈왔다는 점에서 이번 동시 수상은 더욱 의미를 더한다.

두 사람은 2000년 ‘공동경비구역 JSA’부터 함께 작업하며 580만여 관객 흥행작을 탄생시켰다. 2002년 ‘복수는 나의 것’으로 두 번째 호흡을 맞췄고, 송강호는 ‘박찬욱의 남자’로 불리기도 했다. 박 감독은 이후 ‘올드보이’와 ‘친절한 금자씨’로 이어지는 ‘복수 3부작’의 첫 작품을 송강호와 함께하며 자신만의 색깔을 과시했다.

2009년 ‘박쥐’를 통해 두 사람은 다시 만났다. 그동안 박 감독은 2003년 ‘올드보이’를 통해 칸 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을 받고 해외에서도 주목받기 시작했다. 송강호 역시 ‘괴물’과 ‘밀양’ 등으로 칸과 깊은 인연을 맺어갔다.

‘박쥐’ 이후 13년. 칸 무대에서 재회한 두 사람은 ‘운명의 장난’인 듯, ‘신의 배려’인 듯, 각각 다른 작품을 통해 나란히 한 무대에 올라 상을 받았다.

시상식 직후 한국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도 두 사람은 함께였다. 송강호는 “(호명되자)박 감독이 뛰어오시면서 포옹하시는데 너무너무 감동적이었다”며 “박감독의 눈빛을 보는 순간 너무 좋았고 축하했던 그 순간의 감동을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박 감독은 “저도 모르게 복도를 건너서 뛰어가게 되더라”며 “그동안 많은 좋은 영화에 출연했는데 기다리니 (남우주연상을)수상하는 때가 왔다”고 축하했다.



취재진이 두 사람의 또 다른 재회를 기대하자 박 감독은 “(캐스팅을)거절만 하지 말아 달라”며 너스레를 떨었고, 송강호는 “우리, 작품 한 지 너무 오래됐다. 13년이다”며 ‘환상의 호흡’을 희망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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