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는 한 대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에 근무하게 된 3년차 간호사 박보영의 일상을 담는다. 드라마에는 회사생활, 취업준비, 가족 갈등, 사기 등 다양한 원인들로 인해 우울증, 공황장애, 망상증을 앓는 환자들과 이들의 치유를 돕기 위해 고민하는 의료진의 모습을 그리면서 정신질환이 누구에게나 예상치 못하게 찾아올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정신질환을 향한 사회의 날선 시선과 편견도 함께 다루면서 많은 시청자들은 블로그와 SNS 등에 정신질환에 대한 이해와 관심이 높아졌다는 호평을 쏟아냈다. 드라마가 ‘웰메이드’라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3일 공개된 드라마는 16일 넷플릭스의 ‘오늘 대한민국의 톱10 시리즈’ 1위에 오르는 등 13일째 인기를 끌고 있다. OTT 검색 사이트 키노라이츠의 ‘오늘의 랭킹’ 통합 부문에서도 5위 안에 꾸준히 들고 있다.
이와 반대로 글로벌 차트 순위는 기대보다 느리게 상승 중이다. 해외 OTT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 글로벌 TV쇼 부문에 공개 직후 33위로 진입해 16일 15위로 올랐다. 넷플릭스가 발표한 ‘글로벌 톱10’ TV쇼 부문(6~12일) 4위에 랭크돼 체면을 챙겼지만, 앞서 공개 직후 곧바로 10위 안에 이름을 올린 ‘이두나!’, ‘힘쎈여자 강남순’ 등에 비해서는 아쉬운 성적이란 시선이 나온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케이(K) 콘텐츠가 글로벌 시장에서 좀비물, 스릴러 등 장르드라마로 입지를 다진 만큼 힐링 소재의 드라마가 해외 시청자들에게는 수수하고 평이하게 다가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기존 의학드라마처럼 극적인 상황을 펼치지 않고, 강박증이나 우울증을 가진 의료진을 등장시키며 위계질서도 파계하는 등 자극점이 될 만한 지점을 줄여 드라마의 메시지가 의미 있는 것과는 별개로 글로벌 인기를 끄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외 시청자들도 한국 정서와 문화적 요소가 정신질환과 직결된 드라마에 전적으로 공감하기는 힘들다는 반응을 내비치고 있다. 미국 리뷰 사이트 IMDb에는 일부 시청자가 “과로로 인한 정신질환 내용이 크게 와 닿지 않는다”, “전개가 다소 느리다” 등의 댓글을 달았다.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