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 학폭·성폭행 오해 풀었다는…‘달뜨강’ 14억 배상 판결 [DA:스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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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지수(본명 김지수) 전 소속사 키이스트가 KBS 드라마 ‘달이 뜨는 강’(극본 한지훈 연출 윤상호) 제작사 빅토리콘텐츠와의 소송에서 일부 패소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합의31부(김상우 부장판사)는 25일 제작사 빅토리콘텐츠가 지수의 전 소속사인 키이스트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피고는 원고에게 14억 2000만여 원과 지연이자를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승소로 판결했다.

앞서 2021년 3월 KBS 2TV 월화드라마 ‘달이 뜨는 강’이 6회까지 방영된 시점에서 남주인공 온달 역의 지수에 대한 학교폭력(약칭 학폭)이 일었다. 단순한 학교폭력을 넘어 내용은 다소 자극적이었다. 파장도 컸다. 이에 지수는 일부 가해 행위에 대해 인정하고 ‘달이 뜨는 강’에서 자진 하차했다.

당시 지수는 “나로 인해 고통 받은 분들에게 진심으로 사죄한다. 과거에 저지른 비행에 대해 어떤 변명의 여지도 없다. 용서 받을 수 없는 행동들이었다. 연기를 시작하게 되면서 내 과거를 덮어둔 채 대중의 과분한 관심을 받으며 여기까지 온 것 같다. 그러나 마음 한 쪽에 과거에 대한 죄책감이 늘 존재했다. 돌이키기에는 너무 늦은 후회가 내게 늘 큰 불안함으로 다가왔다. 어두운 과거가 항상 나를 짓눌러왔다. 연기자로 활동하는 내 모습을 보며 긴 시간 고통 받으셨을 분들에게 깊이 속죄하고, 평생 씻지 못할 내 과거를 반성하고 뉘우치겠다. 나고 인해 피해를 입은 모든 분에게 무릎 꿇어 진심으로 사죄한다”고 사과했다.

그렇게 지수는 ‘달이 뜨는 강’에서 떠났다. 문제는 잔여 편성이 남은 작품이었다. 지수는 이미 전체 20회 차 중 18회 차까지 촬영을 마친 상태였다. 빅토리콘텐츠는 7회부터 나인우를 대타로 투입해 다시 제작했다. 드라마가 안정을 되찾자, 지수가 등장하는 1~6화도 재촬영했다. 그러면서 빅토리콘텐츠는 당시 지수 소속사인 키이스트와 손해배상을 두고 협상을 벌였다. 하지만 대화는 순탄치 않았고 결국 빅토리콘텐츠는 키이스트를 상대로 30억 원을 배상하라는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그리고 이날 1심 재판부는 키이스트는 빅토리콘텐츠에 14억 2000만여 원과 지연이자를 지급하라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그러나 키이스트나 빅토리콘텐츠가 1심 결과를 받아들일지 알 수 없다. 키이스트 측은 25일 동아닷컴에 “판결문이 아직 나오지 않아 판결문 검토 후 항소 진행 여부를 결정할 전망”이라고 말을 아꼈다. 빅토리콘텐츠도 아직 구체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복귀를 준비하던 지수 거취도 불투명하다. 몇몇 회사와 만나 복귀 등을 검토했으나, 이번 판결이 지수 복귀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 특히 지수는 학교폭력 폭로을 중 일부 사실과 다른 부분에 대해서는 피해를 주장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MBC ‘실화탐사대’가 사실관계를 정확히 파악하지도 않고 방영한 성폭행 관련 폭로는 다툼의 여지가 분명하다. 지수는 수차례 성폭행 관련 폭로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했다.

지수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세종 2021년 7월 “지난 3월경(2021년 3월경) 다수 익명 커뮤니티에 지수가 과거 ‘성범죄를 저질렀다’는 등의 명백한 허위 글들이 게시됐다. 지수가 과거 자신의 아내를 성폭행했다는 글의 경우 그 작성자가 지수 전 소속사(키이스트)로 연락해 해당 글이 허위임을 인정하고 사과하기도 하였으나, 나머지 글들의 경우 사실관계에 대한 최소한의 확인도 없이 계속해서 확대∙재생산됐다. 이에 지수는 허위사실을 바로잡고 진실을 밝히고자 허위 글 작성자들을 형사고소했다”고 전한 바 있다.

법무법인 세종은 “IP 주소 등에 대한 압수수색으로 최근 허위 글의 작성자가 특정되었는데, 지수와 전혀 관련이 없는 사람으로 확인됐다. 이 작성자는 얼마 전 입대한 군인으로 자신이 글을 작성했고, 그 글의 내용이 모두 허위라는 점을 인정했다. 이 작성자는 훈련소에서 쓴 자필편지를 통해 입대 전 군 생활에 대한 불안감에 허위 글을 작성했다며 지수에게 진심으로 사과했다. 현재 군 복무 중이고 모친이 암 투병 중임을 고려해 선처해줄 것을 간곡히 부탁했다”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세종은 “지수는 해당 글 작성자가 처한 상황과 입대를 앞둔 자신의 상황을 모두 고려한 끝에 사과를 받아들이고 아무런 조건 없이 해당 글 작성자를 선처했다. 그러나 대다수의 허위 글 작성자들은 자신의 허위 글을 이슈화 시킨 후 곧바로 글을 삭제하고 잠적하고 있는 바, 이러한 작성자들에 대해서는 일체의 선처 없이 법적 대응을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또한, 법무법인 세종은 “지수가 과거 학교 폭력을 저질렀다는 의혹을 제기한 글들 역시 그 내용의 대부분이 허위다. 지수는 최초 폭로 글을 비롯한 학교폭력 관련 글과 댓글의 작성자들을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고도 전했다.

이후 지수는 지난해 10월 인터뷰를 최초 폭로자와도 오해를 풀었다고 했다. 하지만 이번 판결이 지수 복귀에 영향을 끼칠 것은 분명하다. 뿐만 아니라 향후 과거 학교폭력 등 연예인 도덕성, 사생활 문제가 현실적인 손해로 산출돼 증명 가능할 경우 이는 법적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위약금 이상의 금액이 오갈 수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판결은 물론 향후 빅토리콘텐츠와 키이스트 분쟁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홍세영 동아닷컴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