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도시의 사랑법’ 노상현 “동성애자 연기 편견 없다…누구나 비밀은 있어”[인터뷰]

입력 2024-10-01 16:0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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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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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고은과 노상현이 주연한 ‘대도시의 사랑법’은 얼핏 선남선녀 배우가 주연한 달콤한 로맨스 영화처럼 보인다. 하지만 두 배우는 이번 작품을 통해 사랑 아닌 사랑보다 아름다운 ‘아주 특별한 우정’을 그렸다.

1일 개봉된 영화는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재희(김고은)와 성 정체성을 숨기고 사는 흥수(노상현)가 동고동락하며 성장해 나가는 13년 간 이야기를 담았다. 진짜 ‘절친’이 되기 위해 극 중 재희와 흥수처럼 만나자마자 함께 클럽에 갔다는 이들은 “둘다 낯을 심하게 가리는 성격인데도 처음부터 춤추는 모습까지 보니 친해지지 않을 수 없었다”며 웃었다.

이번 영화는 김고은 캐스팅 이후 남자 주인공이 ‘낙점’되기까지 무려 1년이 걸렸다. 성소수자 캐릭터란 이유로 많은 남자 배우들이 출연하길 꺼렸다. 하지만 노상현은 흥수의 “다른 특징”을 “틀리게” 바라보았기에 배역 선택하는데 거리낌이 없었다고 말했다.

“성소수자가 아니라도 세상 사람 모두가 자신만의 비밀을 가지고 살잖아요. 그게 가정사가 됐든, 개인적 트라우마가 됐든 말이죠. 그래서 저는 흥수의 성정체성보다는 그의 감정과 마음을 이해하려고 더 노력했어요.”

특히나 미국 보스턴과 캐나다에서 10년 넘게 유학 생활을 하며 학창시절을 ‘이방인’으로 보낸 그는 “정체성”에 대해 깊이 고민하는 캐릭터에 더욱 공감할 수 있었다.

“인생 절반 이상을 외국에 살면서 일종의 ‘정체성 혼란’이 온 시절이 있었죠. 그렇기에 여기에도 저기에도 끼지 못하는 흥수의 외로움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사진제공|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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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중 키스신 등 동성 간 스킨십 장면에 대한 거부감도 전혀 없었다고 돌이켰다. 오히려 그는 “인물을 표현하기 위해서라면 당연히 해야 하는 거 아닐까”라고 되물었다.

“신경이 아예 안 쓰였다 할 순 없지만 캐릭터 묘사에는 필요한 장면이니까 개의치 않았죠. 한번 하기로 ‘고’(GO)하면 그렇게 신경 쓰는 타입의 사람이 아니기도 하고요. 무엇보다 연출자인 이언희 감독님을 믿었고 누구보다 잘 표현해 주신 것 같아요.”

이날 그는 자신의 이름과 얼굴을 알리게 해준 출세작 애플TV+ ‘파친코’에 대한 이야기도 했다. 극 중 다정하고 신실한 목사 이삭 역을 맡은 그는 최근 시즌2에서 오랜 고문 끝에 세상을
떠나는 ‘최후의 장면’으로 시청자 눈물을 쏙 빼기도 했었다.

“이삭의 수척해진 모습을 위해 66kg(키 181cm)까지 살을 뺐어요. 모델 시절 최대로 살을 뺐을 때가 68kg였는데 그보다 더 뺐죠. 근육도 없어야 해서 운동도 안 하고 굶어서 뺐어요. 촬영 3일간은 하루에 바나나 1개만 먹으며 버텼죠. 힘들었지만 운동 안 해서 좋던데요. 하하.”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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