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AA그룹그룹
영화에서 그가 연기한 천영은 최고의 무신 집안의 아들 종려(박정민)의 몸종이다. 종려와 어릴 적부터 형제처럼 함께 자랐지만, 임진왜란 이후 적으로 재회해 서로의 목에 칼을 겨눈다. 일각에서는 이런 몸종 캐릭터를 고른 그의 선택에 “의외”라는 반응도 나왔지만, 강동원은 오히려 반가웠다며 “잘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했다.
○“양반보다 노비 연기가 편해”
‘군도’ 이후 10년 만에 사극을 택한 그는 “복장부터 수염 분장까지 힘들지만, 사극만의 매력이 있다”며 특히 양반을 연기했을 때보다 “몸도 마음도 편했다” 돌이켰다.
“원래 제가 금수저와는 거리가 먼 사람이에요. 중산층에도 못 미치는 가정에서 자랐거든요. 노비까지는 아니더라도 양인과 노비 중간 쯤 되는 집이라고 할까요? 그래서 원래 전 양반보다는 노비 캐릭터를 더 편하게 느꼈어요.”
캐릭터에 맞춰 얼굴과 의상도 최대한 지저분하게 유지했다고 했다. 특히 여기저기로 뻗은 산발 헤어스타일은 김상만 감독에게 자신이 직접 제안해 완성했다.
“먼저 제안하니 감독이 너무 좋아하더라고요. 감독도 산발 머리를 원했는데 제가 싫어할까 봐 먼저 말씀하지 못하는 눈치였거든요. 영화를 보고 피부도 더욱 지저분하게 할 걸 그랬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영화를 보니 (몸종치고) 너무 깨끗한 게 아닌가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병헌, 아카데미 회원으로 추천해 줘”
‘형사 Duelist’ ‘군도’에 이어 벌써 세 작품째 검술 액션을 선보인 그는 “이제 칼 쓰는 건 자신이 있다”며 웃었다. 많은 배우가 힘들어하는 말을 타며 하는 액션도 어려움 없이 해내는 걸로 유명한 그다.
“말을 타면서 액션을 하려면 하체 근육이 좀 있어야 해요. 다리로 딱 고정해야 자신의 몸을 버틸 수 있거든요. 사실 제가 허벅지는 좀 자신이 있거든요. 하하!”
꾸준히 해외 시나리오를 살피며 글로벌 무대를 겨냥하고 있는 그는 최근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투표권이 주어지는 사회법인 영화예술 아카데미협회(AMPAS) 회원이 돼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AMPAS에 회원이 되려면 기존 회원 세 명의 추천을 받아야 한다.
“제 미국 매니지먼트에서 (아카데미)회원이 됐으면 한다고 제안했어요. 그래서 그쪽에서 준비해 주는 줄 알았는데 ‘직접 추천서를 받아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제가 진짜 부탁하는 걸 잘 못하는 데도 박찬욱 감독과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그리고 (이)병헌이 형에게 추천서를 부탁했어요. 감사하게도 세 분 모두 흔쾌히 추천서를 써주셨죠.”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