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윤 “억만금 거절하고 ‘내 음악’ 하는 중” [DA:인터뷰]

입력 2024-10-24 08: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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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이승윤이 억만금과 맞바꾼 그만의 음악 세계를 들려주고 있다.

이승윤은 정규 3집 [역성] 발매 기념 인터뷰에서 “2023년 4월부터 준비한 앨범으로 꼬박 1년 6개월 공을 들였다. 뿌듯하고 자부심을 느낀다”라며 “이런 앨범, 이런 노래를 만들고 싶어서 음악을 시작했고 기타를 잡았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이승윤이 말한 ‘이런 음악’을 할 수 있는 배경에는 동행 중인 레이블 마름모(MAREUMO)가 있다. 레이블과 2022년 전속계약한 이승윤은 “JTBC ‘싱어게인-무명가수전’(2020) 후 혼자 하다가 엔터 생태계를 알아야 할 필요를 느껴 만든 레이블이다. 모회사가 따로 있는 1인 레이블이다”라며 “다 초면인 직원들과 앨범을 2장째 내고 공연을 하면서 마음을 맞춰가고 있다”라고 소속사와의 인연을 소개했다.

“혼자 활동 하는 것에 한계를 느낄 때쯤 현 레이블 대표를 만났다. 다른 여러 미팅을 했지만 이 도전이 더 유의미할 것 같아서 레이블을 만드는 데 기여 했다. 다 내게 억만금을 주겠다고 했는데 ‘그 돈을 받고 내 음악을 할 수 있을까’ 고민이 생기더라. 마름모 대표를 만나서는 ‘내 음악을 할 수 있겠다’라는 확신이 들었다.”

그는 또, “소속이 있는 가수고, 회사 자원에 도움을 받아서 음악 활동을 하니 손해를 끼치면 안 된다. 그래서 파이팅이다”라고 신보 활동에 기운을 불어넣었다.

[역성]은 이승윤이 정규 3집 선발매 앨범 발매 이후 약 3개월 만에 선보이는 앨범이다. 타이틀곡 ‘역성’을 포함해 정규 3집 선발매 앨범 수록곡 ‘폭포’, ‘폭죽타임’, ‘검을 현’, ‘캐논’, ‘내게로 불어와’, ‘28k LOVE!!’, ‘리턴매치’, ‘SOLD OUT’과 신곡 ‘인투로’, ‘역성’, ‘스테레오’, ‘까만 흔적’, ‘너의 둘레’, ‘끝을 거슬러’, ‘들키고 싶은 마음에게’까지 총 15곡이 담긴다.

앨범을 통해 주선율을 뺏는 ‘잡음들’을 이야기한다. 이승윤은 “잡음들의 이야기이길 바라면서 썼다. 주선율을 지탱하거나, 주선율 때문에 배제되는 수많은 잡음”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작년 10월에 쌓아둔 곡을 가지고 품평회를 했다. 관통하는 주제가 있어야 한다고 의견이 모아졌고 ‘거스름’ ‘역성’으로 주제를 잡았다. 음악적으로는 인트로, 벌스만 스케치를 해놨는데 대곡이라 잠시 작업을 멈췄었다. 그리고 정규 3집 가장 마지막에 작업을 마쳤다”라고 타이틀곡 탄생 비화를 공유했다.



“스튜디오를 돌아다니면서 짧은 예약 시간 안에 우리가 원하는 사운드를 뽑아내기에는 비법이 없다는 걸 깨달았고, 지난 2집 때는 장비 사서 직집 했다. 2집 이후에는 더 잘 할 수 있을 것이란 향상심이 생겼다. 그래서 이번 3집을 만들면서는 ‘우리 사운드를 잘 만들어보자’라는 마음으로 투자를 많이 했다. 조희원 프로듀서, 이정원-지용희와 함께 만들었다. 양질의 조리를 하기 위해 녹음하는 방식과 환경을 갖추는 데 공을 들였다.”


심리철학 전공자가 바라보는 시선이 음악에 녹아드는 것일까. 그는 “연극영화과로 입학했는데 군기를 많이 잡아서 전과했다. 음악을 하려면 인간에 관한 공부를 해야 하지 않나 싶었다. 심리철학과라는 곳이 있길래 전공을 바꾸었다”라고 철학을 전공한 이유를 돌아봤다. 2014년 재학 시절 검사했던 MBTI가 ‘INFP’임을 알려주며.

“불합리에 반하는 감정으로 가사를 많이 쓴다. 당연하게 생각하는 어떤 구도에 반대되는 지점. 비주류라는 세계. 모순되는 지점을 보면 영감을 받는다. 정규 3집에선 비주류인 ‘잡음’이 왕이 되는, 그런 경우다.”

정규 3집 발매와 더불어 이승윤은 11월 인천, 대전, 광주에서 전국 투어 ‘2024 LEE SEUNG YOON CONCERT 易聲’을 개최한다. 셋리스트에 정규 3집 신곡을 하나씩 끼워 넣고 있으며, 최종적으로 신곡을 다 부르는 게 목표라고.

‘가족들도 공연을 관람하느냐’는 질문에 그는 “부모님이 거창에 살고 계신데 올해는 투어에 다 오시겠다고 하신다. 제발 그만 오셨으면 좋겠다. 팬들이 알아보는 걸 즐기신다. 관종이 되셨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처음 가수가 되겠다고 했을 때 부모님이 돌려 말렸다. 하지 않기를 바랐지만 내가 가수를 해버렸고, 요즘에는 참 즐거워하신다. 첫 저작권료는 1,700원이라 선물을 못 해 드렸는데 처음으로 저작권료가 꽤 들어왔을 때는 크지 않고 적당한 선물을 했다. 너무 적당해서 구체적으로 어떤 선물인지는 비밀로 하겠다. 나 스스로에게는 기타를 선물했다”라고 가족과 얽힌 일화를 풀어냈다. 이어 형이자 방송인 이승국의 반응에 대해선 “연락하는 사이가 아니다”라고 단호하게 선을 그어 친형제미(美)를 보여줬다.

다시 앨범과 공연 이야기를 하자면, 이승윤은 “당연히 관객이 점점 더 많아지는 걸 바란다. 하지만 목표는 아니다. 앨범 판매에 있어서 더욱 그렇다. 허수가 많은 산업이라 판매량을 목표로 하는 건 지향하지 않는다”라고 활동 방향을 귀띔했다.

“숏폼과 디지털 싱글 시대에 불만 없다. 정규 앨범이 필수라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다만 나는 긴 호흡으로 이야기하고 싶어서 음악을 했다. 3년 동안 정규 3장을 내고 있는데 1집을 낼 때 ‘혼자서 3장 정도는 앨범을 내자 그래야 ‘음악인 이승윤’의 세계, 뿌리를 만들 수 있다’ 마음 먹었었다. 긴 호흡의 이야기를 했고 다음에 내가 어떤 호흡을 할 지는 정규 3집 활동이 끝나고 생각할 예정이다. 10년, 20년 뒤에 ‘[역성]을 냈던 음악인’으로 기억되고 싶다.”

이승윤 음악의 정수(精髓), 정규 3집 [역성]은 10월 24일 오후 6시 발매된다.

전효진 동아닷컴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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