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엄니’ 김수미 27일 영면

입력 2024-10-28 10: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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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소리 대신 사람들이 웃으면서 춤을 췄으면 좋겠다. 다 같이 웃으면서 ‘갔구나. 우리는 김수미를 잠시 기억하자’ 그렇게 보내주면 된다.”

‘국민 엄마’ 김수미가 27일 영원한 안식에 들었다. 25일 고혈당 쇼크로 갑작스럽게 숨진 그는 이날 가족과 동료 연예인들의 배웅을 받으며 마지막 길을 떠났다.

이날 오전 11시 서울 성동구 한양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린 발인식은 생전 김수미의 바람대로 자신의 영정사진을 보며 웃었으면 좋겠다고 했지만, 통곡으로 이어졌다.

기독교 예배 방식으로 진행된 발인식이 끝난 후 생전 아들처럼 아꼈던 장동민, 윤정수, 정준하 등은 참았던 눈물을 터트리며 관을 운구했다.

○평생을 아낌없이 주기만 하던 당신

고인의 며느리인 배우 서효림은 관을 끌어안고 “엄마, 미안해. 우리 엄마 고생만 하다 가셔서 어떻게 해”라며 통곡했다. 시어머니를 평소 “엄마”라 부르며 살갑게 챙긴 서효림의 오열에 보는 이들의 마음을 저미게 했지만, 정작 김수미는 마지막까지 환하게 웃으며 인사했다.

유족인 김수미의 아들 정명호 나팔꽃F&B 이사와 서효림 부부는 김수미가 늘 입에 달고 살았던 “행복하게 웃는 모습”을 영정사진으로 썼다. 

실제 김수미는 2018년 한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 “어느 장례식장에서도 볼 수 없는 영정사진을 갖고 싶다”며 화려한 핑크빛 드레스에 검은색 모피 코트를 입고 영정사진을 찍기도 했다.

이번 영정사진은 2011년 개봉한 영화 ‘그대를 사랑합니다’ 캐릭터 포스터로, 사진 속 김수미는 목도리에 털장갑을 끼고 ‘볼 빨간 소녀’와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당시 영화에서 평생 내어주다 기억을 잃어가는 역할을 맡았던 것처럼 그는 연예 활동 내내 선후배 가리지 않고 자신의 모든 것을 아낌없이 내어주었다.

○‘일용엄니’에서 ‘국민엄마’로

1949년생인 김수미는 1970년 MBC 3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했다. MBC 대표 드라마 ‘전원일기’에서 ‘일용엄니’ 역을 맡으며 국민 배우 자리에 올라 대중의 큰 사랑 받았다.

각종 영화와 드라마에서도 푸근한 엄마 캐릭터나 ‘할 말 다 하는’ 사이다 같은 역할을 주로 맡아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그를 응원했다.

그러다 2018년 tvN 예능프로그램 ‘수미네 반찬’을 통해 새로운 전성기를 맞았고, 당시 이연복, 최현석, 여경래 등 베테랑 셰프들에게도 자신의 손맛이 담긴 ‘비밀 레시피’를 아낌없이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또 ‘여장부’ 같은 성격대로 그는 일흔이 넘은 나이에도 지난해 영화 ‘가문의 영광: 리턴즈’에 출연했고 올해 4월 개막한 뮤지컬 ‘친정엄마’에 출연하며 전국 각지 팬들과 만났다.

김수미는 25일 오전 자택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75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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