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터 없는 맥주’ 논란 박용인 유죄 판결…1심 징역형 집행유예

‘버터 없는 맥주’ 논란 박용인 유죄 판결…1심 징역형 집행유예

버터가 없는 맥주를 ‘버터 맥주’로 판매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어반자카파 멤버 박용인(37)이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다.

18일 오후 서울동부지법 형사12단독 이민지 판사는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박용인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박용인이 대표로 있는 수제맥주 판매업체 버추어컴퍼니에는 벌금 1000만원이 선고됐다.

이날 재판부는 “해당 광고는 제품에 버터가 포함되지 않았어도 버터가 포함한 것으로 오인하게 하는 것으로 거짓·과장 광고에 해당된다”고 판시했다.

박용인은 2022년 6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편의점 등에서 ‘뵈르’(BEURRE·버터) 맥주를 판매하며 원재료에 버터를 넣지 않았음에도 SNS 등에 버터를 사용한 것처럼 ‘BUTTER BEER’(버터맥주), ‘버터베이스’ 등으로 광고한 혐의를 받는다.

해당 제품은 출시 직후 품절 사태를 불러일으키며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제품에 버터가 들어가지 않은 사실이 알려리자 비난이 쏟아졌고 제조사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의해 형사고발 당했다. 제조사 부루구루는 “의뢰를 받아 만든 맥주라 고의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검찰에서 증거불충분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재판부는 박용인의 거짓 광고에 고의성이 인정된다고 봤다. 제조사 부루구루 대표의 법정 증언에 따르면 박용인은 영화 ‘해리포터’의 버터맥주를 재현하고 싶다며 버터를 넣어달라고 요청했다. 제조사 대표는 맥주에 버터를 넣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버터를 넣지 않으면서 제품명에 버터맥주를 사용할 순 없다고 알려줬다고 증언했다.

재판부는 “‘해리포터’에 등장하는 버터맥주에는 실제로 버터가 들어간다. 소비자들은 광고로 인해 버터맥주라고 인식했다”면서 “피고인들이 버터가 들어가지 않았음에도 버터라는 표현을 사용해 광고할 경우 문제의 소지가 있다는 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특히 박용인이 유명 그룹 어반자카파 멤버라는 점에서 소비자들이 그의 유명세나 인지도를 고려해 해당 광고를 보면서 제품에 실제로 버터가 들어갔다고 오인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또한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광고로 인해 소비자 신뢰가 훼손되고 공정한 질서가 저해됐다”면서 “기소 이후인 2024년 1월 ‘논란을 피하기 위해 이후 생산된 모든 제품에 버터를 첨가했다’는 허위 입장문을 발표한 태도 또한 불량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벌금형 이외에 다른 형사처벌을 받은 적이 없고 위반 사항이 시정된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

정희연 동아닷컴 기자 shine256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