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년 만의 귀환, 지드래곤 월드 투어 ‘쿠팡플레이와 함께 하는 위버맨시 인 코리아’가 29일과 30일 이틀간 경기도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렸다. 회당 3만명을 수용하는‘케이(K)팝 신흥 성지’로 최근 각광받고 있지만 고양시내 곳곳에 핀 목련 꽃조차 처참히 얼려버릴 정도로 매서운 꽃샘 추위가 엄습, 사실상 한겨울 야외 공연이란 ‘설상가상’의 상황을 맞고 말았다. 사진제공|갤럭시코퍼레이션
무대 위에서 ‘콧물 훔치는 지드래곤’도 흔히 볼 수 없는 진풍경이었다면 진풍경이다. 8년만에 ‘그 홀로’ 팬덤과 만난 단독 콘서트 ‘위버맨시 인 코리아’의 한 장면이었다.
불과 며칠 전까진 완연한 봄 날씨였던 바, ‘주말 강추위’란 공연의 주인공 지드래곤은 물론 그를 보러 온 3만 관객에겐 어찌 할 도리 없는 천재였던 건 사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강풍까지 동반, 시설물 점검 차 예정된 공연 오프닝을 30분 미뤘다 쳐도 이보다 44분이 더 늦춰져 시작된 점은 ‘뜨거운 공연 열기로 영하의 날씨마저 잠재웠다’ 애써 포장하기엔 ‘골든 타임’을 이미 한참 지나버린 후였음을 객석 곳곳에서 비단 무대 효과처럼 터져 나온 ‘입김’들이 이를 방증했다.
8년 만의 귀환, 지드래곤 월드 투어 ‘쿠팡플레이와 함께 하는 위버맨시 인 코리아’가 29일과 30일 이틀간 경기도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렸다. 회당 3만명을 수용하는‘케이(K)팝 신흥 성지’로 최근 각광받고 있지만 고양시내 곳곳에 핀 목련 꽃조차 처참히 얼려버릴 정도로 매서운 꽃샘 추위가 엄습, 사실상 한겨울 야외 공연이란 ‘설상가상’의 상황을 맞고 말았다.
29일 기준 공연은 애초 오후 6시30분 개시될 예정이었으나 강풍 등을 대비한 야외 시설물 긴급 점검으로 30분 연기된 오후7시로 재조정됐다. 그러나 이마저도 지연돼 실제 오프닝은 오후7시44분에야 이뤄졌다. 연기에 지연을 거듭한 이같은 상황에 대해 지드래곤 소속사 갤럭시코퍼레이션은 공식 사과했고, 지드래곤 또한 무대에 서 추운 날씨임에도 “늦게 시작하게 돼 죄송하다”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29일자 지드래곤이 선보인 노래는 25곡. 이번 월드 투어 명이자 3번째 정규 앨범명이기도 한 ‘위버맨시’ 수록곡인 ‘파워’, ‘홈 스위트 홈’을 위시로 그가 솔로로서 내놓았던 ‘크레용’ ‘그XX’, ‘삐딱하게’, ‘하트 브레이커’, ‘무제’ 등 메가 히트곡들을 들려줬다.
추위에 그대로 노출된 객석처럼 무대 또한 이에서 자유로울 순 없었던 듯 관객도, 지드래곤도 하얀 입김을 연신 뱉어내는 모습이 연출됐다. 이 과정에서 지드래곤은 ‘공연 제왕’이란 레전드 타이틀이 무색하리만큼 ‘컨디션 난조’에서 비롯됐다 예상되는 다소 아쉬운 라이브를 선보이기도 했다.

지드래곤처럼 YG엔터테인먼트에서 낳고 자란 일명 ‘레전드 팸’ 우정 출연도 눈에 띄긴 했다. 투애니원 멤버 씨엘(CL)이 깜짝 등장(사진 뒤)했고, 공연 둘째 날인 30일엔 빅뱅의 태양과 대성이 함께 했다. 사진제공|갤럭시코퍼레이션
지드래곤처럼 YG엔터테인먼트에서 낳고 자란 일명 ‘레전드 팸’ 우정 출연도 눈에 띄긴 했다. 투애니원 멤버 씨엘(CL)이 깜짝 등장했고, 공연 둘째 날인 30일엔 빅뱅의 태양과 대성이 함께 했다.
기상 악화로 ‘하늘을 나는 지드래곤’ 등 일부 특수 효과는 운용 불가 조치가 내려졌지만, 29일 기준 얼핏 음 이탈도 보였던 지드래곤 뒤를 든든히 받쳐준 첨단 무대 장치 경우 ‘역시나 앞서가는 권지용(지드래곤 본명)’이란 명성을 유지하기엔 충분했다.

기상 악화로 ‘하늘을 나는 지드래곤’ 등 일부 특수 효과는 운용 불가 조치가 내려졌지만 ‘역시나 앞서가는 권지용(지드래곤 본명)’이란 명성을 뒷받침하듯 대규모 드론쇼 등 첨단 무대 연출이 펼쳐졌다. 사진제공|갤럭시코퍼레이션
공연장 옆 고양 소노 아레나에 차려진 대형 굿즈샵(MD상품) 구매 행렬도 화제였다. 그러나 이는 운동장 주변은 물론 인근 주거단지까지 포장 쓰레기가 넘쳐나는 부작용으로 이어져 눈살을 찌푸리게했다. 횡단보도만 건너면 운동장인 초근접 주상복합 건물 H의 한 입주민은 굿즈를 산 팬덤 일부의 무질서한 행태를 개탄하며 며칠 전 공연사 측이 무료 배포한 20ℓ급 ‘쓰봉’(쓰레기 봉투) 한 묶음이 ‘약주고 병 준’ 격 아니냐 한숨짓기도 했다.
허민녕 기자 migno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