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윤여정이 동성애자 손자를 둔 할머니를 연기한 할리우드 영화 ‘결혼피로연’을 개봉하고 외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아들이 동성애자임을 고백했다.

윤여정은 영화 ‘결혼피로연’(감독 앤드루 안)을 18일 북미 극장에 개봉한 후 외신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와 인터뷰를 통해 이번 영화를 “내 개인적인 영화이기도 하다”고 소개하며 “내 첫째 아들이 2000년에 동성애자임을 밝혔다. 뉴욕이 동성 결혼을 합법화했을 때, 나는 아들을 위해 그곳에서 결혼식을 열었다. 온 가족이 뉴욕에 온 것은 한국에서는 아직 비밀이었기 때문이었다. 한국에서는 어떤 반응이 나올지 아직도 모르겠다”라고 밝혔다.

그리고는 “이제는 아들보다 사위를 더 사랑한다”라면서 “한국에서는 동성애자 자녀를 둔 부모들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라고도 덧붙였다.

또한 극 중 동성애자 손자를 연기한 한기찬과 함께한 감동적인 연설 장면을 언급하며 “그 장면은 내 삶의 일부다. 앤드루 안 감독과 나는 우리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나눴고, 그 장면에서 우리의 개인적인 경험을 사용하기도 했다”라고도 말했다.

영화 ‘결혼피로연’ 스틸, 사진제공|브리커스트리트

영화 ‘결혼피로연’ 스틸, 사진제공|브리커스트리트

윤여정은 또 다른 매체인 버라이어티와 인터뷰에서도 아들의 성정체성에 대해서 언급, “이러한 성정체성에 대해 언급하기에는 한국은 매우 보수적인 나라”라면서 “나에게는 매우 개인적인 일이다. 영화에서 손자에서 한 대사는 내 개인적인 경험을 감독과 나눈 후 함께 쓴 대사였다. ‘너는 내 손자야’라는 대사였다. 그 대사가 영화에 도움이 되었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한편, 윤여정이 주연한 ‘결혼피로연’은 대만 출신 리안(이안) 감독의 1993년 작 ‘결혼 피로연’을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집안의 성화로 위장결혼을 하게 된 동성애자인 주인공이 겪는 소동을 담았다. 원작은 대만계 미국인 가족의 이야기였지만, 한국계 미국인 감독 앤드루 안이 연출하면서 한국계 미국인 가족의 이야기로 각색됐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