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동아 |이정연 기자] 김희선이 ‘다음생은 없으니까’에서 불의에 정면돌파를 선언하며 각성 엔딩으로 안방에 짜릿함을 안겼다.

9일 방송된 TV조선 월화드라마 ‘다음생은 없으니까’ 9회에서 조나정 역의 김희선은 가족을 위한 침묵과 아이에게 떳떳한 부모로 남기 위한 양심 사이에서 흔들리는 내면을 치밀하게 그렸다.

조나정은 가족을 지키기 위해 남편 원빈에게 선민의 일을 덮어두자고 했지만 마음 한편의 불편함을 지우지 못했다. 그러던 중 아들 민우의 유치원 거짓말 사건이 조나정에게 뼈아픈 자각을 줬다. 친구와 다툼에서 유일한 목격자였던 민우가 장난감 자동차 유혹에 넘어가 사실을 숨긴 것이다. 아무도 못 봤으니까 괜찮다는 말에 설득됐다는 민우를 혼내며 조나정은 자신에게 되물었고, 부모로서 떳떳하지 못한 선택이 결국 아이에게 거짓을 가르치는 일이라는 깨달음에 닿았다.

조나정은 마침내 회피를 관두고 정의를 선택했다. 그는 윤리위원회에 선민을 성추행한 김정식 본부장을 고발했다. 하지만 현실의 벽은 높았다. 원빈은 불륜 의혹에 이어 업무상 함정까지 당하며 물류센터로 좌천됐다. 자신을 탓하며 주저앉은 원빈에게 조나정은 고개 들라고 했다. 우리가 잘못한 건 절대 아니고, 무슨 일이 있어도 누명을 벗겨내겠다고, 제대로 붙을 생각만 하자고 손을 내밀었다. 두려움에 맞서 한 걸음 내디딘 변곡점이 됐다.

김희선은 진실을 외면하고 싶은 두려움과 부모로서의 죄책감, 아이를 위한 단단한 의지를 절제된 감정으로 차곡차곡 쌓았다. 가족을 위한 헌신과 사회적 책임을 균형 있게 그려내며 맘포티 세대가 짊어진 양심과 책임의 무게를 설득력 있게 담아냈다. 9회 엔딩 이후 김희선이 본격적으로 보여줄 조나정의 맘포티 저력에 기대가 커졌다.

‘다음생은 없으니까’ 10회는 9일 밤 10시 TV조선에서 방송되며 넷플릭스에서도 스트리밍된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