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호가 법조인 연기도 찰떡이다.

정경호는 6일 첫 방송된 tvN 토일드라마 ‘프로보노’(극본 문유석 연출 김성윤)에서 국민 판사로서의 역할을 예기치 않게 내려놓고 공익변호사로 새로운 현실에 놓이게 된 강다윗 캐릭터의 여정을 입체적으로 그려내며 단숨에 극의 몰입도를 끌어올렸다.

제작진에 따르면 취재진의 거센 질문 세례 속에서도 흔들림 없는 모습으로 법원에 출근한 강다윗은 모두가 주목하는 기업 회장 재판에서 거센 질타와 함께 중죄를 선언하는 결단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어 판결을 내린 뒤에는 SNS 팔로워 수가 급증한 것을 확인, 싸이의 ‘연예인’ 음악에 맞춰 흥겹게 춤을 추며 앞선 위엄을 내려놓는 친근한 반전 매력을 보였다.

돌연 자신의 차에서 발견된 사과박스로 인해 법복을 벗어야 할 위기감이 드리운 순간에서는 또 다른 강다윗의 얼굴이 드러났다. 법원장이 격노하며 뇌물 의혹의 결정적 증거가 될 현장 영상을 내밀자 강다윗은 순식간에 충격과 공포에 잠식돼 힘없이 무너져 내렸다. 이후 옥상에 올라간 강다윗은 죽음을 앞두고 반드시 출세해야 한다고 당부했던 어머니의 말을 떠올리며 그 기대를 지키지 못할 자신의 앞날에 씁쓸한 표정을 지어 먹먹한 여운을 남겼다.

우여곡절 끝에 법원에 반강제적으로 사직서를 제출하고 오앤파트너스 대표 오정인(이유영 분)의 도움으로 공익변호사가 된 강다윗 태도 역시 흥미를 더했다. 그는 굵직한 사건을 다뤄오다 돌연 무보수 공익 소송을 맡게 된 처지에 한탄하면서도 흐름을 빠르게 읽어내는 행동력으로 시선을 모았다. 특히 오정인을 찾아가 기준치 이상의 승률을 약속하는 대신 대법관 후보 추천을 요구한 파격 행보는 강다윗 특유의 대담함을 선명히 각인시켰다.

이렇듯 많은 관심을 받던 국민 판사에서 로펌 구석방 공익변호사로 새로운 삶을 맞이한 강다윗의 다이내믹한 서사는 정경호의 섬세한 연기가 더해져 한층 더 생생하게 살아나고 있다. 그동안 출세를 고집하며 살아온 강다윗 속내와 통제할 수 없는 상황 속 흔들리는 감정을 설득력 있게 풀어낸 정경호의 열연 덕분에 강다윗 캐릭터를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된 것.

그동안 출세를 고집하며 살아온 강다윗의 속내와 통제할 수 없는 상황 속 흔들리는 감정을 설득력 있게 풀어낸 정경호 열연 덕분에 캐릭터가 지닌 성향이 더욱 선명해진다.

한편 ‘프로보노’ 3회는 13일 밤 9시 10분 방송된다.

홍세영 동아닷컴 기자 project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