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영은·이상우의행복한아침편지]우리아들엄마가항상응원할게

입력 2008-05-1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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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토요일 오후가 되면 제 아들은 책가방에, 큰 여행가방까지 들고 “엄마!” 하는 어리광이 잔뜩 들어간 목소리로 집에 들어옵니다. 올해 고등학교 2학년이 된 아들은 기숙사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매주 토요일 오후에 집에 와서 하룻밤을 자고 일요일 오후에 학교로 돌아가는 생활을 합니다. 처음에 입학 할 때만 해도 교통이 불편해서 걱정을 많이 했지만 다행히 같은 학교에 다니는 친구들이 같이 등교해서, 그 부모님들 차를 타고 통학을 할 수 있었습니다. 작년 연말에 아들 녀석이 이제 2학년도 되고 했으니, 기숙사에 들어가서 공부를 하겠다고 했습니다. 저는 집에서 잘만 다니는 애가 왜 이러나 하고, 처음엔 농담하는 줄 알았습니다. 자기가 선생님께 미리 말씀도 드렸고 성적도 기숙사에 들어갈 만큼 충분히 된다고 허락해 달라고 했습니다. 사실 저희 집은 작은 방이 하나여서 두 남매가 같이 공부를 하거나, 한 명이 거실에서 공부를 해야 합니다. 눈앞에 텔레비전이며 컴퓨터가 있어서 아마 공부하는 게 쉽지는 않았을 겁니다. 기숙사에서 더 열심히 공부하고 싶다고 해서, 저와 남편은 아들의 기숙사 입소를 허락 해 주었습니다. 아들과 떨어져 지내는 것이 처음이라 그런지 아들을 기숙사에 데려다 주던 첫 날 괜히 눈물이 났습니다. 더군다나 아들은 또래 애들보다 체격도 크고, 먹는 양도 많습니다. 배고픈 건 못 참는 아이라서 야간자습을 마치고 돌아오면 꼭 간식을 먹어야 했습니다. 기숙사에는 딱히 매점도 없고, 거의 대부분이 새벽 한 두시까지도 자습을 한다고 해서 걱정입니다. 저는 괜히 섭섭한 마음에 “아들, 기숙사에는 매점도 없는데 너 배고파서 어떻게 버틸래? 기숙사 들어가면 간식 챙겨주는 엄마도 없고, 식사시간에 밥 먹는 게 전부일 텐데 괜찮겠어?” 하고 물었더니 글쎄 이 녀석 하는 말이 “엄마, 까짓 거 다 적응하면 괜찮아요! 대신, 토요일에 가면 피자 한 판 사 주세요. 그럼 매주 꼬박꼬박 올게요∼”라는 거 아니겠어요? 평소에도 피자라고 하면 매일 먹어도 좋다고 할 만큼 피자에 죽는 아이라서 저는 약속대로 매주 토요일마다 아들이 오면 피자를 사주었습니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아들에게 피자를 시켜주고 하룻밤 재워서 학교에 데려다 주면서 중간고사 공부 열심히 하라고 했더니, “엄마! 나 이번에 왠지 등수가 오를 것 같아. 성적은 걱정하지 말고, 선물 준비나 해 놓으세요∼” 이러면서 너스레를 떨었습니다. 그 말을 듣는데 대견하기도 하면서 왜 그렇게 마음이 짠하던지… 그 놈의 공부가 뭐라고, 성적이 뭐라고, 우리 아들하고 한 집에서 살지도 못 하는지 참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저희 아들 꿈이 컴퓨터 프로그래머가 되는 것입니다. 열심히 목표를 가지고 공부하다 보면 원하는 대로 잘 할 수 있겠죠? 경북 경산 | 안승숙 행복한 아침, 왕영은 이상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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