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벤져스급’ 배우 박해준, 임시완, 김남길, 전도연, 송강호, 이병헌, 김소진(왼쪽부터)이 25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점에서 열린 영화 ‘비상선언’ 언론시사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한국영화 첫 항공재난물 ‘비상선언’ 8월 3일 개봉 앞두고 시사회
한재림 감독 ‘신의 한수’ 캐스팅
“평범한 청년이 테러…그게 재난”
송강호 “사회 향한 묵직한 메시지”
영화 ‘비상선언’이 여름시장 흥행을 향한 이륙 준비를 마쳤다. 2013년 ‘관상’으로 1000만 명 가까운 관객을 불러 모은 한재림 감독이 이끌고 송강호, 이병헌, 전도연, 김남길, 임시완 등 톱스타급 배우들이 함께 무대에 오른 영화는 ‘한국영화 최초의 항공 재난물’을 표방하며 8월 3일 흥행을 위한 ‘조종간’을 당긴다.한재림 감독 ‘신의 한수’ 캐스팅
“평범한 청년이 테러…그게 재난”
송강호 “사회 향한 묵직한 메시지”
‘비상선언’은 테러로 무조건적 착륙을 선포한 비행기를 두고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지난해 칸국제영화제 비경쟁부문에 초청돼 “무서울 정도로 시의적절하며 경이로운 항공 재난물”이라는 극찬을 받았지만 감염병 확산이라는 또 다른 재난으로 1년이 지나 선보이게 됐다.
한재림 감독과 배우들은 25일 오후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점에서 열린 언론시사회에서 “드디어 개봉을 앞두게 돼 감회가 남다르다”며 개봉을 앞두고 비장한 표정을 지었다.
●현 시국을 대변하는 시의 적절한 재난물
한 감독이 “10년 전부터 준비해 온 작품”은 총기나 흉기가 아닌 호흡기를 통해 전염되는 바이러스를 통한 테러와 그로 인해 벌어지는 재난 상황이라는 설정으로 관객의 호기심을 잡아끈다. 더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길고 긴 고통의 상황을 보내고 있는 현 상황을 대변하는 듯해 더욱 큰 공감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갑자기 불어 닥친 감염병 확산 사태로 인해 촬영 내내 “더욱 생각이 많아졌다”는 한 감독은 “재난을 맞이하면 남을 비난, 원망하기도 하는 일련의 과정을 겪게 된다는 걸 목격했다. 그럼에도 각자의 이성적인 선택을 통해 지금 모두가 함께 감염병을 극복해 나가고 있지 않나”면서 “사소한 인간성에 집중하면 재난을 이겨갈 수 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힘줘 말했다.
극중 아내가 타고 있는 비행기가 테러에 휘말린 위기 상황에서도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베테랑 형사를 연기한 송강호는 “기교나 말초적인 표현들로 채운 영화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어 “재난을 통해 사회공동체가 가장 소중하게 생각해야 하는 것들에 대해 묵직한 메시지를 전달한다”고 자신했다.
●신의 한 수…임시완
이날 공개된 영화에서 가장 시선을 모은 인물은 최악의 테러범을 연기한 임시완이다. 쟁쟁한 선배들 사이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펼치며 “신의 한 수”라는 평가를 들었다. 전작들을 통해 보여줬던 반듯한 이미지와는 180도 다른 새로운 얼굴을 꺼내 들었다.
작품을 할 때마다 “캐릭터 행동의 당위성”을 찾으려 했다는 임시완은 “이번에는 캐릭터의 당위성이 설명되지 않았다. 당위성 자체가 없는 캐릭터였다”고 말했다.
한 감독은 “맑은 얼굴”을 가진 임시완에게 악역을 맡긴 이유를 설명하며 “2017년 미국 라스베이거스 총기 사건”을 언급했다. 그는 “테러범에 대한 기사를 찾아봤더니 경제적으로도 어렵지 않은 평범한 집안에서 잘 자란 청년이었다. 가족들은 그가 총기에 관심이 있었는지도 몰랐다고 하더라”며 “재난은 늘 예상하지 못한 데서 찾아오는 거 아닌가. 테러범처럼 굉장히 평범하면서 절대 그런 끔찍한 일을 벌이지 않을 것 같은 사람이 테러를 벌이는 이야기를 그리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