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도조차 못 해서 실패도 없었다” NC 이재학의 모험과 확신 [베이스볼 피플]

입력 2024-04-25 14:2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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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이재학. 스포츠동아DB

“시도조차 못 했으니 실패할 것도, 자신감도 없었다.”

NC 다이노스 베테랑 우완투수 이재학(34)의 주무기는 서클체인지업이다. 풀타임 선발 첫해였던 2013년부터 2016년까지 4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따낸 원동력도 체인지업이었다. 특히 팔 스윙이 직구를 던질 때와 큰 차이가 없어 이재학의 체인지업은 알고도 못 치는 구종으로 통했다.

그러나 그 뒤로는 10승(4패)을 거둔 2019년을 제외하면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했다. 젊은 투수들의 멘토 역할을 하며 꾸준히 선발투수로 기회를 얻었지만, 기대했던 성과가 나오지 않아 마음고생이 심했다. 직구와 체인지업의 단조로운 투구패턴에 대한 우려도 적잖았다.

올해도 4선발로 시즌을 시작했지만, 첫 4경기에선 승리 없이 3패, 평균자책점(ERA) 6.62에 그쳤다. 역시 직구(45.5%)와 체인지업(50%)의 비율이 총 투구수의 95.5%에 달했다. 그러나 지난 시즌까지와는 다른 점이 있었다. 커터의 비중을 늘리기 시작한 것이다. 7이닝 1실점 호투로 첫 승을 신고한 24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선 투구수 92개 중 커터가 21개(22.8%)에 달했다. 직구(36개)와 체인지업(32개)을 뒷받침하기에 충분한 비율이었다.

그동안은 강점을 극대화하는 게 좋다는 판단에 따라 새 구종 구사에 다소 소극적이었다. 하지만 이날은 달랐다. 이재학은 “여러 가지 준비를 했지만, 항상 마운드에 올라가면 시도도 못 해보고 끝났기에 아쉬움이 있었다”며 “그동안 준비한 게 아까워서라도 많이 시도해보자고 생각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자신감을 많이 얻었다. 예전에는 시도조차 못 했으니 실패할 것도, 자신감도 없었다”며 “실패해도 괜찮다는 생각으로 과감하게 시도하니 자신감도 커졌다”고 덧붙였다.

첫 승도 소중하지만, 향후 등판에 대한 확신이 생긴 게 가장 큰 수확이다. 이재학은 “좌절감을 느낄 것도 없었는데, 구종을 다양화하며 결과가 잘 나온 만큼 다음 등판 때도 자신 있게 던질 것”이라며 “나는 원래 모든 구종을 다 던질 수 있는 투수라고 생각 자체를 바꿨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는 포인트가 생긴 느낌”이라며 “포인트가 생기니 어느 정도는 원하는 코스 근처에 공이 가더라. 처음 연습할 때는 불안한 감이 있었는데, 최근 준비 과정에서 포인트가 많이 형성된 덕분에 자신감이 커졌다. 다른 선발투수들이 워낙 잘해주고 있는데, 앞으로는 나도 더 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강산 스포츠동아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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