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김두현, 전북 지휘봉 잡았다…지난해 ‘대행성과’에 기대

입력 2024-05-23 14:3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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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 프로축구연맹

전북 현대가 마침내 새 사령탑을 구했다. 이미 축구계에 널리 알려진대로 김두현 감독(42)과의 동행이 결정됐다.

K리그 복수의 소식통은 23일 “합의는 사실상 마무리됐고 공식 발표만 남았다”고 전했다. 서정원 감독(54)이 이끄는 청두 룽청(중국)에서 코치로 활동한 김 감독은 24일 귀국할 예정으로 계약서 사인 절차를 밟는다.

물리적으로 시간이 다소 촉박해 25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예정된 김천 상무와 ‘하나은행 K리그1 2024’ 14라운드 홈경기에 벤치에 앉는 것은 어렵지만 다음주부터 팀 훈련을 지휘할 계획이다.

전북은 최악의 시즌 초반부를 보냈다. 확대 개편된 내년 클럽월드컵 출전권이 걸린 2023~2024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는 울산 HD에 밀려 4강 진출이 좌절됐고, 정규리그에선 개막 후 6경기 연속 무승(3무3패)을 달리다 13일 홈 7라운드에서 광주FC를 꺾고 뒤늦은 첫 승을 알렸다. 19일 광주 원정에서 3-0으로 이겼음에도 12경기를 소화한 현재 3승4무6패, 승점 13으로 11위까지 내려앉았다.

이 과정에서 전북은 사령탑과 결별했다. 팀 창단 후 2번째 외국인 사령탑인 단 페트레스쿠 감독(57·루마니아)이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강원FC와의 정규리그 6라운드 홈경기(2-3 패) 직전 물러났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전북이지만 선택지는 많지 않았다. 능력이 검증됐고 성과가 뚜렷한 지도자들은 대부분 현직이었다. 외국인 사령탑은 사실상 배제한 상태에서 김 감독 이외에 후보군은 축구국가대표팀 임시 지휘봉을 납은 김도훈 전 라이언시티(싱가포르) 감독(54) 정도였다.

고심 끝에 전북은 김두현 감독을 최종 선택했는데, 적잖이 모험적인 결정이었다. 특히 우려됐던 부분은 김 감독이 ‘정식 사령탑’ 경험이 없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구단 입장은 비교적 빨리 정해진 반면 모기업(현대자동차) 결재라인은 크게 망설였다는 후문이다.

모기업은 감독 선임을 서두르는 것보다 최근 수년째 반복한 외국인선수 농사 실패, 실력과 활약에 비해 과도하게 책정된 몸값 등 다양한 난맥상들에 대한 원인 분석과 개선책 마련이 우선이라고 봤다. 선임이 최종 결정되기까지 예상보다 긴 시간이 필요했던 이유다.

2020년 수원 삼성에서 지도자 커리어를 시작했던 김 감독은 2021년부터 지난해 5월까지 전북 코치로 김상식 감독(48)을 도왔다. 이후에는 짧은 ‘감독대행’을 거쳤다. 성적 부진으로 김상식 감독이 물러난 지난해 5월 임시 사령탑을 맡아 수습에 나섰다. 페트레스쿠 감독이 부임하기 전인 지난 시즌 11라운드부터 18라운드까지 8경기에서 5승2무1패를 했고, 코리아컵(FA컵)에서도 1승을 수확했다.

당시의 성과가 전북의 결정에 큰 영향을 끼쳤다. 2년 반 동안 코치 경험을 바탕으로 구단 철학과 운영 기조를 잘 알고 있고, 선수단과 관계도 좋은 편이다. 큰 잡음이나 혼란 없이 연착륙할 수 있는 환경은 마련된 셈이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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