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마켓, 과연 돈 되는 시장인가

입력 2010-06-21 19:0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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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사업자들의 진입 대기... '거품 빠지길 기도'
"돈이 안되기 때문에 아직 제대로 진입하지 않고 있어요, 거품이 빠질 때까지 기다리는 중이죠. WIPI 시장이 죽기라도 하면.. 정말 고사상태에 직면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국내에서 화보, 퀴즈 등 모바일 콘텐츠 제공으로 매출이 30억 원에 이르는 한 CP(콘텐츠 제공자) 대표의 말이다. 이 대표는 "아직까지 오픈마켓은 답이 없다."는 짧은 말로 현재의 오픈마켓 시장에 거품이 끼었음을 시사했다.

<하루 서비스 개수 700여 개, 묻히는 신규 콘텐츠>

현재 오픈마켓의 대표적인 예는 아이폰의 앱스토어다. 아이폰 외에도 최근 구글의 안드로이드 앱스토어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전세계의 이동통신사들이 함께 개발 중인 '슈퍼 앱스토어'도 향 후 괘도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가장 시장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아이폰 앱스토어 마저도 현재 수익을 기대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우선 어플리케이션이 하루에 600~700여 개 이상 등록된다. 오전에 콘텐츠를 올리면 오후에는 찾을 수조차 없을 만큼 뒤로 밀리게 된다.

현재 앱스토어에 올라온 각 종목 인기 별 1위부터 10위 사이 어플리케이션의 하루 다운로드 건 수는 대략 1만 건 수준. 1~2달러의 평균 가격으로 책정하면 하루 2~3천만 원의 수익 밖에 나지 않는다. 이 수익의 30%가 애플 측으로 넘어가는데다, 며칠 뒤 순위 밖으로 밀려나게 되면 이후 수익은 기대하기 어렵다. 물론 10위 안에 올라가는 것 자체의 확률이 극히 저조하며, 안드로이드 시장은 이보다 사정이 훨씬 나쁘다. 가끔 뉴스에서나 돈 번 사람을 접할 뿐 주변에서 '앱스토어에서 돈 벌었다'는 얘기를 듣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뾰족한 마케팅 방법이 없는 것도 문제다. 아이폰 앱스토어에서 애플 측이 틈틈이 홈페이지 상단에 콘텐츠를 노출시켜주기도 하지만 이는 정말 '로또'에 가까울 정도로 희박한 일이다. 전세계 시장에 동시에 콘텐츠를 서비스할 수 있다고 하지만 웬만한 기업 조차 해외에는 홍보 수단이 없어 애를 먹고 있다. 개인 개발자들은 더욱 열악한 현실에 노출되어 있다.



<거품이 빠지는 시장, 개발자들 가격 곤두박질>

올해 초만해도 국내의 많은 콘텐츠 제공업체들이 아이폰과 안드로이드 제작에 뛰어들었다. 각종 기업에서도 아이폰이나 안드로이드 어플리케이션 개발에 열을 올렸고, 아주 간단한 콘텐츠라도 외주 제작비는 3~4천 만원에 육박했다.

하지만 6개월이 지난 지금 상황은 아예 달라졌다. 일단 외주 제작비의 가격이 1천만 원 대로 떨어졌다. 1천만 원에서 1천5백만 원이면 간단한 어플리케이션은 개발이 가능하다.

또 아이폰이나 안드로이드 개발에 꿈을 품고 회사를 나가 창업을 꿈꾸던 개발자들도 속속 현실을 알고 회사로 복귀하기 시작했다.

한 CP의 대표는 "6개월 전만해도 시장에서 찾을 수 없었던 아이폰이나 안드로이드 개발자들을 이제 잡 사이트에서 쉽게 찾아 뽑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또 "현재 국내의 많은 CP들이 오픈마켓 시장에 접근하지 않고 있다. 특히 안드로이드의 경우 국내 시장에 아직 과금 체계도 잡히지 않은 상황이다. 내년 말 정도에 시장이 성숙하게 되면 그때 진입해볼 계획이다."라고 덧붙였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현재 대부분의 기업들은 수익 목적 보다는 '이용자 편의성' 측면으로 오픈마켓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금융계나 대기업들 할 것 없이 앱 판매 보다는 스마트폰 이용자들에게 자사 서비스를 더욱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쪽으로 개발 방향을 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오픈마켓 시장 진입, 어떻게 해야 하나>

현재 국내에서 오픈마켓에 성공적으로 진입한 업체로는 컴투스나 게임빌을 들 수 있다. 하지만 이 두 회사의 경우 2000년대 초반부터 꾸준히 모바일 쪽으로 개발 노하우를 쌓아 올린데다, 미국 등의 해외 시장까지도 꾸준히 마케팅을 해온 회사라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는 이제 막 개발을 시작한 개인 개발자나 일반 회사가 단기간에 오픈마켓에서 두각을 나타내기가 '하늘에 별따기' 만큼 어렵다는 것을 반증한다.

그렇다면 오픈마켓에서 돈을 벌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남들을 뛰어넘는 창의력'을 발휘하거나 꾸준히 입소문을 낼 수 있도록 콘텐츠를 제작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바닐라 브리즈의 한다윗 대표는 지난해 12월 위피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특출난 디자인이나 아이디어 없이는 앱스토어에서 수익을 내기 어렵다"고 하면서 "간단하고, 디자인이 좋고, 생활에 도움이 되는 것을 찾아라"라고 귀띔한 바 있다.

드림위즈의 이찬진 대표 또한 "올 연말에 아이폰은 8천만 대가 팔릴 것으로 예상되며, 신용카드 크레디트도 1억 어카운트를 기록할 것이다"라며 "경쟁은 치열하지만 이 시장에 뛰어들지 않으면 어디에 뛰어들겠는가"라고 오히려 반문하기도 했다.

또한 컴투스의 구준우 팀장은 "개발자들은 함부로 앱스토어에 올인하면 안 된다. 상황을 보면서 조금씩 이동시키는 방향으로 가라"라고 오픈마켓 시장 진입에 조심스럽게 접근할 것을 당부했다.

게임빌의 김주영 팀장 또한 "오픈마켓은 이미 포화상태의 시장이다. 콘텐츠의 차별성과 퀄리티를 극대화해야 성공하지, 비슷한 장르를 적당히 냈다가는 뼈도 못추리는 살벌한 시장임을 기억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조학동 게임동아 기자 (igelau@gamedong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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