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새해 첫날이자 ‘국민 배우’ 안성기의 생일이기도 한 1월 1일 충무로에는 무거운 정적이 감돌고 있다.

안성기가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채 중환자실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다. 가장 기뻐야 할 날을 의식불명 상태로 맞이하게 된 그의 소식에 팬들은 깊은 슬픔 속에서 간절한 기도를 이어가고 있다.

영화계에 따르면 혈액암 투병 중이던 안성기는 지난달 30일 음식물이 기도로 넘어가는 사고로 심정지 상태에 빠졌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현장에서 실시된 심폐소생술(CPR) 덕분에 응급실 도착 후 심장 기능은 가까스로 회복됐지만, 의식은 여전히 돌아오지 않은 상태다. 안성기는 산소호흡기에 의지한 채 중환자실에서 집중 치료를 받고 있다.

가족이 병상을 지키고 있는 가운데, 미국에 체류 중이던 장남 역시 급히 귀국길에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제공|서울영화센터

사진제공|서울영화센터

이번 소식이 더욱 안타까움을 더하는 이유는 시점에 있다. 지난달 20일부터 서울영화센터에서는 안성기의 60년 연기 인생을 되짚는 ‘안성기 회고전’이 진행 중이었고, 그의 대표작 10편이 상영됐다. 한국 영화의 거목을 기리는 뜻깊은 행사의 마지막 날이었던 세밑 그의 심정지 소식이 전해지며 영화 팬들은 “마지막 상영일에 이런 비보가 들려와 더욱 가슴이 미어진다”며 비통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팬들과 영화계 선후배, 관계자들은 그의 쾌차를 기원하는 응원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31일 밤 열린 ‘SBS 연기대상’에서는 배우 고건한이 수상 소감에서 안성기를 언급하며 그의 빠른 회복을 진심으로 기원해 눈길을 끌었다.

1957년 아역 배우로 데뷔한 안성기는 70년에 가까운 세월 동안 ‘바람 불어 좋은 날’, ‘만다라’, ‘고래사냥’, ‘하얀 전쟁’, ‘투캅스’, ‘인정사정 볼 것 없다’, ‘실미도’, ‘라디오 스타’ 등 100편이 넘는 작품에 출연하며 우리 영화의 자존심이자 상징으로 자리매김했다.

2019년 혈액암 진단을 받고 완치 판정을 받았으나 이후 재발로 치료를 이어가면서도 각종 영화제에 참석하며 영화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보여왔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