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데이트 하나에 울고 웃고, 겜心 읽기 어렵네

입력 2010-08-06 17:3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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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방학 맞이 대형 업데이트로 인기 왔다 갔다
신작들의 공세가 거센 여름을 맞아 기존 게임들의 변신(업데이트)이 이어지고 있다. 나날이 달라지는 게이머들의 취향과 신작 게임들의 무서운 공세에서 버티기 위해 새로운 콘텐츠와 새로운 편의기능을 앞다투어 선보이고 있는 것. 심지어는 업데이트가 아닌 새출발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많은 변화를 선보인 게임도 적지 않다.

이번 여름을 맞아 가장 성공적인 업데이트를 선보인 게임을 꼽자면 두말 할 필요없이 넥슨의 메이플스토리라고 할 수 있다.

매년 대형 업데이트로 20만명 이상의 동시접속자를 기록하며 성공가도를 달려온 메이플스토리는 이번 빅뱅 업데이트로 기존 최고 동시접속자 26만명을 가볍게 돌파한데 이어, 동시접속자 41만명을 넘기며 국내 최고 기록을 달성했다.

이는 메이플스토리의 주된 고객층인 초등학생들의 방학시기를 정확히 맞춰 신규 콘텐츠를 추가한 것이 시너지 효과를 일으킨 것으로 분석되고 있지만, 기존 최고 기록을 넘어서 국내 최고 기록까지 달성한 것은 단순한 방학 특수가 아니라 신규 직업 레지스탕스 등 새롭게 추가된 콘텐츠들이 게이머들의 겜心을 제대로 읽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엔씨소프트의 아이온도 지난 5월말 용계진격으로 성공적인 업데이트가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줬다.

전세계를 휩쓴 월드컵과의 맞대결에서 그리 밀리지 않은 모습을 보였을 뿐만 아니라 7월에 월드컵 특수를 등에 업은 피파온라인2에 잠깐 1위 자리를 내주긴 했으나 별다른 이슈가 없는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그 자리를 바로 탈환했다.

또한, 한국만을 위한 오픈 베타 기간과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게이머들에게 무료 이용이라는 파격적인 카드를 내민 스타크래프트2의 공세에서 불구하고 굳건히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어, 용계진격 업데이트로 장기 독주 체제를 구축하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이 외에도 제이씨엔터테인먼트가 프리스타일에 요즘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걸그룹 에프엑스(f(x)) 캐릭터들을 추가해 많은 인기를 얻고 있으며, C9도 4번째 신규대륙 오픈과 모든 클래스의 공격 스킬 개선 업데이트로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반면에 겜心을 제대로 읽지 못한 업데이트로 곤혹을 치른 게임들도 있다.



넥슨의 대표적인 MMORPG인 마비노기는 7월말 테스트 서버를 통해 챕터4:셰익스피어 업데이트에서 추가될 '장래희망' 시스템을 공개했다가 게이머들의 심한 반발을 샀다.

하나의 '장래희망'을 선택하면 해당 '장래희망' 직업의 스킬 외에 다른 스킬의 사용 및 수련에 제한을 받고 스택 페널티를 받는다는 부분이 마비노기의 강점인 캐릭터의 자유로운 성장을 해칠 수도 있다는 것이 그 이유.

넥슨은 결국 게이머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기존과 달리 스킬 사용과 수련의 제한을 없애고 스킬 수련치 증가와 스탯 보너스 등 성장에 도움이 되는 시스템으로 개편했다. 테스트 서버를 통해 게이머들의 반응을 먼저 수집하지 않았었다면 심각한 상황이 될 수도 있었던 일이다.



마비노기영웅전 역시 난이도를 낮추고 액션성을 강화한 XE 서버를 새롭게 추가했지만 기대한 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XE 서버를 통해 신규 게이머들을 모으겠다는 전략이었지만 기대했던 만큼 신규 게이머 영입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데다, 오히려 기존의 프리미어 서버를 즐기던 게이머들의 불만만 산 것.

프리미어 서버를 즐기던 게이머들은 "XE 서버 때문에 프리미어 서버가 버려질 것 같다" "XE 서버 추가 때문에 신규 콘텐츠 개발이 느려진거 아닌가" 라며 강한 불만을 표하고 있는 상황이다.

게이머들의 이런 반응에 놀란 넥슨은 홈페이지에 개발진의 공식 답변을 게재하고, 6번째 에피소드를 통해 새롭게 추가될 콘텐츠들을 서둘러 공개하는 등 사태 해결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업데이트는 게이머들에게 새로운 재미를 선사해 게임의 생명을 늘려주는 효과적인 방법이지만 모든 변화가 긍정적인 것은 아니다"며 "게이머들과 함께 게임을 만들어간다는 생각으로 변화를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남규 게임동아 기자 (rain@gamedong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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