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패드가 독주하고 있던 태블릿PC 시장에서 안드로이드 기반의 갤럭시 탭 시리즈로 대항하던 삼성전자가 이번엔 윈도 기반 태블릿PC를 출시했다. 신제품의 이름은 ‘슬레이트 PC 시리즈7’.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7 운영체제가 탑재되어 있다.
슬레이트 PC 시리즈7이 주목 받는 이유는 하드웨어 사양이 고성능 노트북에 버금가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출시됐던 윈도7 기반 태블릿PC는 저가형 노트북인 넷북에 주로 탑재되던 인텔 ‘아톰’ 프로세서가 사용됐지만, 삼성전자가 선보인 슬레이트 PC 시리즈7은 조금 다르다. 고성능 노트북에 탑재되고 있는 인텔 코어 i5 프로세서를 탑재 했으며 여기에 4GB 용량의 메모리와 고속 SSD 까지 달아 그 어떤 태블릿PC보다 높은 사양을 자랑한다.
그래픽 디자이너에게도 유용
삼성전자 IT솔루션 사업부 남성우 부사장은 “슬레이트 PC 시리즈7은 태블릿PC와 노트북의 장점을 극대화한 제품이다”라고 전하며, “PC시장의 새 지평을 여는 혁신적인 제품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슬레이트 PC 시리즈7은 그 모양은 일반적인 태블릿PC를 따르고 있지만, 무선 키보드가 기본으로 제공되므로 경우에 따라서는 일반 노트북처럼 쓸 수도 있다. 이 덕분에 평상시엔 일반적인 태블릿PC처럼 사용하다 문서작업이 필요하면 키보드 입력으로 전환해 빠른 타이핑을 할 수 있게 됐다. 다양한 입력 방식은 여기에만 그치지 않는다. 무선 키보드와 함께 스타일러스 펜도 함께 제공되는데, 이 스타일러스 펜은 기존 펜과는 다르게 mm 단위의 정교한 작업이 가능하다.
이 덕분에 슬레이트 PC 시리즈7은 디자이너나 웹툰 작가들에게도 유용해 보인다. 기존 태블릿PC는 사양도 낮고, 터치 만으로는 정교한 작업이 불가능했지만, 슬레이트 PC 시리즈7은 높은 사양을 바탕으로 포토샵이나 일러스트 프로그램도 원활히 구동할 수 있고, 여기에 스타일러스 펜 입력을 지원해 어디서나 자유로운 스케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태블릿PC의 장점도 갖춰
기존의 윈도 기반 태블릿PC에서 쓰던 터치 입력 기능은 감도도 좋지 않고 활용도도 낮았다. 하지만 슬레이트 PC 시리즈7은 갤럭시 탭이나 아이패드와 같이 우수한 터치 입력 기능을 제공한다. 이를 위해 슬레이트 PC 시리즈7에는 ‘터치 런처(Touch Launcher)’ 프로그램이 기본으로 설치되어 있다.
이를 이용하면 윈도7 운영체제를 사용하고 있다는 느낌이 아닌 갤럭시 탭이나 아이패드와 같은 태블릿PC를 사용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이들 제품과 같이 간편하게 어플리케이션(이하 어플)을 실행하고, 좌측이나 우측으로 화면을 전환할 수도 있어 유용하다.
문제는 가격
삼성전자가 새롭게 선보인 슬레이트 PC 시리즈7은 기존 제품에 비해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는 제품임은 분명하다. 높은 사양을 바탕으로 고성능을 필요로 하는 그래픽 작업이나 프로그래밍 작업도 가능하다. 기존 안드로이드 기반의 태블릿PC나 아이패드가 콘텐츠를 소비하는 역할만을 했다면, 슬레이트 PC 시리즈7은 콘텐츠의 소비는 생산까지 가능한 태블릿PC라 할 수 있다. 이는 PC 시장의 주류를 이루는 윈도7 운영체제가 탑재된 덕분이다.
하지만 문제는 가격이다. 기존 태블릿PC의 경우 100만 원 미만으로 구매할 수 있었던 것에 반해 슬레이트 PC 시리즈7은 국내 판매가가 179만 원(64GB 용량 기준)에 책정됐다. 물론 높은 사양과 다양한 입력장치의 지원하니 기존 태블릿PC보다 가격이 높을 수밖에 없겠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비싼 가격임은 분명하다. 반면, 해외 판매가는 현재(2011년 11월 9일) 아마존 기준으로 128GB 용량 기준으로 1,599 달러이다. 이를 환율로 계산하면 178만 원 수준. 64GB 모델은 130만 원 선이면 구매가 가능하다. 국내 가격과 제법 차이가 난다. 더구나 국내엔 128GB 모델이 언제 출시될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삼성전자의 슬레이트 PC 시리즈7은 분명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가격의 장벽이 만만치 않은 것이 마음에 걸린다. 특히 국내와 해외 가격 차이가 크기 때문에 국내 소비자들의 반발도 있을 수 있다. 삼성전자가 어떠한 마케팅 방법으로 이를 납득시킬 수 있을지, 그리고 슬레이트 PC 시리즈7은 어떠한 반응을 얻을 지 주목된다.
글 / IT동아 천상구 (cheonsg@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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