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VNO,직접 써봤다 2부 - "생각보다 잘 터지네?"

입력 2013-03-29 19:3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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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VNO, 직접 써봤다 1부 – "개통 어렵지 않네"(http://it.donga.com/13487/)
MVNO, 직접 써봤다 2부 – "생각보다 잘 터지네?"


"짜장면 시키신 분!!"

개그맨 이창명이 바다 한가운데서 철가방을 들고 소리치는 1997년도 추억의 CF. 기억하는가? 이창명과 김국진의 코믹한 연기가 돋보이는 이 CF의 핵심은 '마라도에서도 휴대폰 잘 터져요'다.

2013년 지금 이 같은 CF를 한다면 사람들은 코웃음을 칠 것이다. "세상에 요즘 휴대폰 안 터지는 곳이 어딨어?"하고. 사실 MVNO(알뜰폰)도 똑같다. 전화도, 문자도, 데이터도 이동통신 3사(이하 이통 3사)처럼 다 잘된다. MVNO가 이통 3사의 망을 빌려 쓰니 당연히 같을 수밖에. 그래도 사람들은 의심한다.

그래서 기자가 직접 나서서 써봤다. 지난번 기사에도 밝혔지만, KT의 망을 사용 중인 CJ헬로비전의 헬로모바일 LTE요금제에, 휴대폰은 팬택 베가넘버6 풀HD(이하 베가넘버6)를 선택해 가입했다. 개통기에 이어 이번 기사는 이동통신 서비스의 3대 기본 기능인 전화, 문자, 데이터 서비스의 품질을 다뤄본다.


좀 더 정확한 비교를 위해 KT용 베가넘버6와 헬로모바일 베가넘버6로 비교를 진행했다. 두 휴대폰 모두 LTE 서비스에 가입했다. 헬로모바일이 KT망을 이용하므로 결과적으로 같은 서비스 품질을 보여야 정상이다.

MVNO?

MVNO를 먼저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MVNO(Mobile Virtual Network Operator)는 이통 3사의 망을 빌려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를 말한다. CJ헬로비전, 에넥스텔레콤, SK텔링크 등이 대표적이다. 통신망을 빌려 쓰므로 비교적 요금이 저렴한 것이 특징이다. 현재 국내 MVNO는 20여 개 정도며, 각양각색의 요금제와 부가 서비스 등을 선보이고 있다.

"이게 MVNO야, KT야?"


3주간 MVNO를 쓰며 느낀 점이다. 내가 MVNO 휴대폰을 쓴다는 것을 거의 잊고 지냈다. 전화가 끊긴다거나 문자가 안 온다거나 LTE가 안 터진다거나 했어야 '아 MVNO라 그런가'하는 생각이 들었을 것이다. 그런 생각이 들지 않았다는 것은 그만큼 서비스 품질이 좋다는 방증이다.

전화 – HD보이스, HD영상 통화까지


통화 품질은 흠잡을 데 없었다. 승강기 안, 건물 안, 길거리, 지하 주차장, 붐비는 지하철 역, 지하철 안, 산 속 등 다양한 곳에서 60통이 넘는 전화 통화를 해보았다. 다만 움직이는 승강기 안에서 종종 통화가 끊겼는데 이는 KT 베가넘버6도 마찬가지였다.

통화품질이 불만족스럽다면? 고객센터(080-888-0114, 무료)에 전화해보자. 이통 3사는 통화 품질이 좋지 못한 곳에 기사가 방문해 수신기를 달아주고 있다. 헬로모바일 고객센터에 문의한 결과 헬로모바일도 전파가 잘 터지지 않는 곳은 수신기를 달아줄 수 있다고 답변했다.


KT 가입자와 헬로모바일 가입자가 HD보이스로 통화할 수 있을까? 할 수 있다. 2013년 3월 현재 VoLTE 서비스(HD보이스 등)와 HD영상통화는 같은 이통사 가입자끼리만 가능하다. 따라서 KT망을 사용하는 MVNO(헬로모바일, 에버그린모바일 등) 가입자와 KT 가입자도 HD서비스로 통화할 수 있다.


KT 관계자는 "HD보이스는 기존 음성통화보다 2배 더, HD영상통화는 기존 영상통화보다 12배 더 품질이 향상됐다"고 전했다. HD보이스는 기존 음성 통화보다는 확실히 음질이 좋았지만, 개인적으로 광고처럼 바로 옆에서 말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HD영상통화도 화면이 사각형으로 깨지던 기존 영상통화보다는 한결 부드러운 화면이지만 'HD'라고 이름 붙일 정도는 아니었다. 하지만 이는 KT가 제공하는 VoLTE 서비스의 품질이니 헬로모바일의 탓은 아님을 확실히 해둔다.

문자 – 조인(JOYN)도 OK

요즘은 카카오톡, 라인 등의 메신저가 문자 서비스를 대체하고 있지만, 그래도 업무를 처리할 때나 카드 사용내역을 받을 때, 인터넷 쇼핑 주문 내역을 받을 때 등 문자가 반드시 필요한 순간이 있다. 아직까지 문자는 소홀히 생각할 수 없는 서비스다.


예상했겠지만 문자도 잘 주고 받을 수 있었다. 쇼핑몰 주문 문자부터 긴급재난문자, 카드 사용 내역 문자 등이 빠짐없이 도착했다. 심지어 스팸 문자도 너무 잘 도착해 탈이었다.

제3세대 문자메시지 서비스 조인(joyn)을 이용해봤다. 실험 삼아 친구에게 대화를 걸자 제대로 대답이 왔다. 다만 아직까지 조인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이 별로 없어 많이 써볼 기회가 없단 것이 아쉬웠다.

데이터 – LTE는 물론, 올레 와이파이까지!

전화, 문자만큼, 어쩌면 그보다 더 중요한 위치의 서비스가 데이터다. 전화나 문자 서비스의 기술은 상향 평준화됐으나 데이터 서비스는 아직도 성장하는 단계다. 그렇다 보니 MVNO의 전화나 문자보다 데이터 서비스 품질을 궁금해하는 사람이 많을 것 같다.

KT 베가넘버6와의 비교가 이 부분에서 유용했다. 헬로모바일과 KT의 베가넘버6 모두 데이터 속도를 측정하는 앱을 설치해 LTE서비스의 속도를 측정했다.


측정 수치를 보면 두 휴대폰의 LTE 속도가 비슷한 것을 볼 수 있다(실내와 실외를 섞어 여러 번 측정했을 때 일관적으로 두 기기가 비슷한 속도를 보였다). 두 기기에서 LTE 데이터를 이용해 인터넷 검색을 하거나 인터넷으로 같은 동영상을 봤을 때도 속도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


KT의 무료 와이파이 서비스인 올레 와이파이(Wi-fi)도 접속할 수 있었다. MVNO는 무료 와이파이를 사용할 수 없다는 오해를 씻는 순간이다. 다만, 자물쇠가 달린 올레 와이파이는 이용할 수 없다. KT는 자사 가입자만 자물쇠가 달린 올레 와이파이를 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자물쇠가 없는 와이파이로도 충분했지만 두 가지 중 한 가지 옵션을 뺏긴 듯한 느낌은 지울 수 없었다.

살짝 아쉬운 것

아직 서비스 초기이다 보니 부족한 부분도 보였다. 기자는 HD서비스가 지원되는 베가넘버6와 LTE요금제를 사용 중인데, 처음 휴대폰 사용 시 HD보이스, HD영상통화, 조인을 이용할 수 없었다. 헬로모바일 고객센터에 전화해보니 베가넘버6가 나온 지 얼마 안 돼 전산상의 등록절차가 아직 완료되지 않은 상태였다고 한다. 고객센터 상담원이 문제를 해결해주고 휴대폰 전원을 껐다가 켜니 화면 상단에 'HD' 마크가 나타났고 그제야 제대로 HD서비스를 쓸 수 있었다. 당연히 적용돼야 하는 서비스가 귀찮은 과정을 거쳐야만 했던 점은 약간의 아쉬움으로 남았다. 다만 고객센터에 문의하자 신속하게 대응해 개선한 점은 좋은 점수를 주고 싶다.

MVNO를 이용해본 결과 전화, 문자, 데이터 서비스 모두 대체로 만족스러웠다. 이 셋 때문에 MVNO 가입을 꺼리는 사람이 있다면 걱정하지 않아도 될 듯싶다. 다음 기사는 헬로모바일의 멤버십, 고객센터, 스마트폰 보험 등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다뤄본다.

글 / IT동아 나진희(naji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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