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인텔리전스’.사진제공|애플
애플은 그동안 다른 글로벌 빅테크 기업보다 AI 분야에서 뒤쳐졌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애플이 본격적으로 AI 시장에 뛰어들었다는 기대감과 경쟁사와의 차별화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엇갈린다.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 삼성전자, 애플 등 빅테크 기업들의 합종연횡도 가속화하면서 글로벌 AI 주도권 경쟁은 더 치열하고 복잡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애플 제품에 일대 변혁”
애플은 1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쿠퍼티노 애플파크에서 ‘세계개발자회의’(WWDC)를 열고, ‘iOS18’ 등 새로운 OS를 공개했다. AI 기능을 대폭 강화한 것이 핵심이다. 이날 애플이 선보인 개인용 AI 시스템은 ‘애플 인텔리전스’다. 강력한 생성형 모델에 사용자 상황과 맥락을 이해하는 능력을 더했다는 것이 애플 측 설명이다. 팀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애플 인텔리전스는 사용자가 애플 제품으로 이룰 수 있는 일, 그리고 애플 제품이 사용자에게 선사할 수 있는 능력에 일대 변혁을 가져올 것이다”고 말했다.
애플 인텔리전스는 메일과 메모 등에 사용자가 쓴 글을 교정하고 요약해준다. 전화앱에서 오디오를 녹음할 수도 있다. 이미지 생성 기능도 갖췄다. 사용자는 애니메이션, 일러스트, 스케치의 3가지 스타일 중에서 하나를 골라 단 몇 초 만에 재밌는 이미지를 만들 수 있다. 이모티콘을 생성해 주는 ‘젠모지’ 기능도 있다.
애플 인텔리전스는 사진과 동영상 검색도 편리하게 해준다. ‘타이다이 옷을 입고 스케이트보드를 타는 마야’ 또는 ‘얼굴에 스티커를 붙인 케이티’처럼 자연어를 활용해 사진을 구체적으로 검색할 수 있다.
●더 똑똑해진 ‘시리’
애플 인텔리전스는 ‘시리’에도 녹아든다. 시리는 애플 인텔리전스의 풍부한 언어 이해 역량을 바탕으로 더 자연스러워지고, 맥락을 더 잘 파악할 수 있게 된다. 시리는 기기 사용에 관한 다양한 도움도 준다. 메일앱에서 이메일 보내기를 예약하는 방법부터 라이트 모드에서 다크 모드로 전환하는 방법까지 모든 것을 물어보고 배울 수 있다.
시리는 또 화면 내용 인지 능력을 갖추면서 더 많은 앱에서 화면 속 정보를 이해하고 필요한 동작을 수행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친구가 메시지로 새 주소를 보내준 경우 “이 주소를 친구 연락처 카드에 추가해 줘”라고 말하기만 하면 된다.
애플은 이날 챗GPT 도입도 공식화 했다. 각종 OS에 챗GPT 기능을 통합해 사용자가 다수의 앱 사이를 오갈 필요 없이 챗GPT의 전문 지식과 이미지 및 문서 이해 역량을 활용할 수 있도록 구현할 예정이다. 챗GPT는 올 하반기 iOS18 등에 적용되며, 최신 버전인 ‘GPT4o’로 구동된다.
김명근 dionys@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