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관광재단이 자치구와 손잡고 개발한 ‘서울 댕댕이 산책코스’ 중 마포구의 하늘공원 메타세쿼이아길은 3.9km 2시간 코스로
월드컵공원 주차장(만남의 장소)에서 출발한다. 메타세쿼이아길에 있는 핑크뮬리에서 반려견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시민들.
사진제공|서울관광재단
반려동물 가족 1500만 시대…동반여행 길 넓히는 서울관광재단
자치구 손잡고 반려견 산책코스 7곳 조성
안전한 길·애견 놀이터·주차공간 등 확보
관광의 새 트렌드, 미래 먹거리로 떠올라
“함께 즐길 수 있는 콘텐츠 개발 힘 쓸 것”
반려동물 동반여행은 관광의 새로운 주류 트렌드다. 이제 인스타그램과 같은 SNS나 유튜브에서 반려동물과 떠난 여행사진이나 영상을 만나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다. 자신이 아끼고 사랑하는 반려동물과 누리는 여행의 자유로운 모습은 올리는 사람에게 만족감을 주지만, 보는 이에게도 ‘대리만족’의 행복감을 제공한다. 반려동물 가족 1500만 시대의 일상적인 모습이다. 서울관광재단(길기연 대표이사)이 관광산업의 미래 먹거리로 반려동물 동반여행에 주목하는 것도 이런 흐름 때문이다.자치구 손잡고 반려견 산책코스 7곳 조성
안전한 길·애견 놀이터·주차공간 등 확보
관광의 새 트렌드, 미래 먹거리로 떠올라
“함께 즐길 수 있는 콘텐츠 개발 힘 쓸 것”
●서울 10집 중 2집은 반려가구
KB금융그룹의 ‘2021 한국반려동물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기준 국내 반려가구는 604만 가구, 반려인은 1448만 명이다. 또한 서울시 동물보호과의 2021년 자료에 따르면 서울시 등록반려동물은 48만1732마리에 달한다. 서울의 거주가구 기준으로는 약 10집 중 2집이 반려동물과 지내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반영해 ‘펫코노미’로 불리는 반려동물 관련 산업은 매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여행산업에서도 반려동물의 영향력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불과 2∼3년 전만 해도 반려동물 동반투숙 객실을 갖춘 숙박시설이 드물었지만, 이제는 상당수의 호텔이나 리조트가 동반투숙 객실을 보유하고 있다. 일부 리조트나 호텔은 객실 외에 전용 놀이시설이나 레스토랑도 갖추고 있고, 반려인을 겨냥한 맞춤 이벤트도 빈번하다.
반려동물이 여행이나 관광산업의 변수가 아닌 사업이나 콘텐츠를 기획, 추진할 때 반드시 고려할 상수가 된 것이다. 길기연 서울관광재단 대표이사는 취임 직후 지난해 10월 스포츠동아와의 인터뷰에서 “반려문화가 다양하고 역사가 깊은 외국에는 영국의 도그쇼처럼 관련 행사가 훌륭한 관광상품으로 자리잡고 있다”며 “우리도 애견인이나 애묘인들이 찾을 수 있는 동반관광이나 투어를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자치구별로 특화해서 여행과 관광콘텐츠 외에 수의사나 관련업체가 모인 펫카운티 같은 것을 육성할 수도 있다”는 아이디어를 밝히기도 했다.
반려동물 동반여행 콘텐츠는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시대에 재개될 인바운드 관광(해외에서 국내로 여행) 시장에서도 한국을 여행지로 선택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실제로 해외 여러 도시들은 수년전부터 반려동물 동반여행지로서의 매력을 적극 마케팅하고 있다. 여행사이트 스카이스캐너의 ‘반려동물과 함께 떠나기 좋은 여행지’를 보면 일본의 오키나와 태국 푸켓, 미국 샌프란시스코, 프랑스 파리, 뉴질랜드 오클랜드 등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들 도시들은 공통적으로 반려동물 동반 숙소가 다양하고, 함께 뛰어놀거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시설을 갖추고 있다. 또한 레스토랑이나 대중교통도 반려동물 출입을 허가하는 친화정책을 펴고 있다.
광진구 아차산성 하이킹코스. 1.5km 1시간 코스로 아차산 생태공원, 아차산성, 낙타고개 등을 거친다. 사진제공 | 서울관광재단
●자치구와 반려견 산책코스 개발 협력
서울관광재단은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맞춰 서울을 찾는 국내외 반려인을 위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자치구와 함께 ‘서울 댕댕이 산책코스’라는 이름으로 반려견 산책코스를 개발했다. 현재 조성된 ‘서울 댕댕이 산책코스’는 총 7개다. 마포구 하늘공원 메타세쿼이아길을 비롯해 도봉구 초안산 도봉 둘레길, 동작구 보라매공원 둘레길, 구로구 안양천 산책로, 영등포구 안양천 산책로, 광진구 아차산성 하이킹 코스, 동대문구 가을단풍길(중랑제방길) 등이다.
코스는 인근의 주차장소 확보, 반려견에 해가 되지 않는 지면구간 유무, 근거리의 반려견 놀이터, 많은 인파가 몰리지 않는 지역 등을 기준으로 선정했다. 특히 코스 인근에 서울시와 자치구에서 운영하는 반려견 놀이터를 갖추어 산책과 함께 반려견이 자유롭게 뛰놀 수 있는 환경도 제공하는 것을 중요시했다.
‘서울 댕댕이 산책코스’가 비반려인도 함께 다니는 길인만큼 목줄 착용과 배변봉투 지참 등 반려인과 반려동물이 지켜야 할 ‘펫티켓’을 알리는 데도 신경을 쓰고 있다. 박진형 서울관광재단 관광서비스팀장은 “서울의 반려가구가 크게 늘었지만 반려동물과 반려인을 위한 시설과 프로그램은 부족한 수준”이라며 “이번 ‘서울 댕댕이 산책코스’를 시작으로 반려인을 위한 서울관광 콘텐츠를 더욱 많이 개발할 예정이다”고 소개했다.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