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석, 세계하모니카대회 한국인 첫 심사위원 활약

Tommy Reilly Memorial Concert’에서 지그문트 그로븐과 이윤석씨의 듀엣 무대.

하모니스트 이윤석(33) 씨가 ‘세계 하모니카 대회’ 메인 부문인 크로매틱 하모니카 성인부 독주 심사를 맡아 한국인 최초 심사위원의 영예를 않않다.

지난 10월 29일부터 11월 2일까지 독일 트로싱겐에서 열린 ‘세계 하모니카 대회’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코로나19로 인해 2021년 대회가 온라인으로 대체된 후 8년 만에 열린 오프라인 행사로 전 세계 30여 개국에서 수백 명의 참가자·관객이 몰렸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인 최초 심사위원으로 위촉된 이 씨는 대회의 대표 메인 부문인 크로매틱 하모니카 성인부 독주 심사를 맡았다. 이번 대회를 위해 새로 작곡된 지정곡과 참가자가 선택한 자유곡을 모두 평가해야 하는 가장 높은 수준의 경연으로, 이틀에 걸친 심사 과정에서 자유곡 평가만도 4시간 넘게 이어질 정도로 경쟁이 치열했다. 

이 씨는 “가장 중요한 심사를 맡게 되어 영광이었고 무엇보다 스승 지그문트 그로븐과 함께할 수 있어 더욱 뜻깊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심사위원단은 노르웨이의 지그문트 그로븐, 일본의 야수오 와타니, 홍콩의 싸이 리오, 대만의 장 리 등 세계 각지의 거장들로 구성되었다.

대회 기간 진행된 여러 공연과 부대 행사들도 풍성했다. 매일 밤 이어진 갈라 콘서트 중 아시아 대표 연주자들이 참여하는 ‘Asian Harmonica Variations’ 무대에 오른 이윤석은 제임스 무디의 ‘톨레도’를 비롯한 하모니카 오리지널 레퍼토리와 모차르트·헨델 등의 클래식 작품을 선보이며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특히 클래식 하모니카의 전설 토미 라일리의 서거 25주년을 기념한 ‘Tommy Reilly Memorial Concert’에서는 지그문트 그로븐과 듀엣을 선보여 큰 환호를 받았다. 그는 “전통을 이어가는 무대에 함께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벅찼다”며 소감을 전했다.

대회를 마무리한 이 씨는 “하모니카는 작지만 잠재력이 큰 악기”라며 “세계 곳곳의 연주자들과 좋은 음악을 만들어가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충진 기자 h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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