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의 빛이 다시 깨어난다. 17번째 겨울, 서울관광재단이 준비한 ‘2025 서울빛초롱축제’가 12월 12일 청계천과 우이천 일대를 밝힌다. 전통 한지 등과 미디어아트를 결합한 첫 융합 전시, 400점 이상으로 구성된 대형 라이트 아트가 도시의 밤을 새롭게 채운다.

서울빛초롱축제는 매년 서울의 겨울을 대표하는 행사로 자리 잡았다. 2024년 축제는 총 328만 명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 방문객 수를 남겼고, 글로벌 어워즈에서도 수상하며 국제적 경쟁력까지 인정받았다. 지난해 청계광장 유동 인구가 평소 대비 외지인은 80.66%, 외국인은 60.91% 늘어났다는 한국관광공사 관광컨설팅팀의 데이터는 서울 도심 축제의 경제적 파급력을 보여준다.

올해 축제는 ‘나의 빛, 우리의 꿈, 서울의 마법’이라는 주제로 도심 전역을 다채로운 빛 조형물로 채운다. 특히 ‘빛의 오로라’는 국내에서 보기 쉽지 않은 오로라 연출을 시도해 시각·음향·안개 연출을 결합한 체험형 콘텐츠로 꾸며진다. 관람뿐 아니라 감각적 몰입을 강조한 구성이다.
2025 서울빛초롱축제 청계천 배치도

2025 서울빛초롱축제 청계천 배치도


청계천은 4개 구역으로 나눠 서로 다른 주제를 선보인다.
1구역 ‘미라클 서울’에서는 경복궁 건청궁 전등 점등 순간과 서울 전차 등 근대 서울의 장면을 한지 등으로 구현한 ‘시등의 순간’이 주목된다. 전통 한지 등과 미디어아트를 결합한 융합형 전시는 올해 처음 준비된 시도다.

2구역은 ‘골든 시크릿’으로, K-문화 감성을 반영한 ‘갓등’이 중심이 된다. MZ세대 취향을 전통 등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3구역 ‘드림 라이트’에서는 청계천 복원 20주년을 기념한 ‘청계의 빛’을 비롯해 캐릭터와 일상 풍경을 담은 작품들이 이어진다. 특히 포켓몬코리아와의 협업으로 탄생한 ‘I LOVE 잉어킹’은 100마리 잉어킹이 73m 구간을 채우는 형태로 전시돼 개막 전부터 큰 관심을 받고 있다.

4구역 ‘서울 판타지아’는 15m 높이의 대형 ‘서울달’을 공중 설치로 보여주며, 티니핑·해치 협업 조형물도 서울의 겨울 분위기를 더한다.
2025 서울빛초롱축제 우이천 배치도

2025 서울빛초롱축제 우이천 배치도


올해는 우이천 구간도 함께 운영된다. 우이교~쌍한교까지 약 350m 구간에 50점 이상의 작품이 전시되며, ‘어가행렬’과 ‘시간을 걷다’ 등 인기 콘텐츠가 재구성된다. 지난해 시민 투표에서 ‘다시 보고 싶은 작품’ 1위에 올랐던 어가행렬은 올해 규모와 완성도를 높여 재연된다.

협업 기관과 기업 참여도 두드러진다. 포켓몬코리아, 농심, 대만관광청, 프라하시·체코관광청, EMK뮤지컬컴퍼니, 이마트, 안동시 등이 축제에 합류했다. 포켓몬코리아는 잉어킹 100마리 조형물과 체험이 결합된 이벤트를 제공하며, 농심은 신라면 40주년을 기념한 새로운 작품을 전시한다. 대만관광청은 ‘자연 속에서 나를 만나는 여행’을 콘셉트로 한 콘텐츠를, 프라하시·체코관광청은 프라하 천문시계탑을 재현한 조형물을 선보인다. EMK뮤지컬컴퍼니의 창작 뮤지컬 ‘한복 입은 남자’ LED 아트와 이마트·안동시의 특별 참여까지 더해지면서 축제의 스펙트럼은 넓어진다.
2025 서울빛초롱축제 주요 작품 - 시등의 순간

2025 서울빛초롱축제 주요 작품 - 시등의 순간


2025 서울빛초롱축제 주요 작품 - 빛의 오로라

2025 서울빛초롱축제 주요 작품 - 빛의 오로라


서울빛초롱축제는 2025 서울윈터페스타 대표 축제로도 운영된다. 12월부터 1월까지 서울 곳곳에서 열리는 7개 겨울 행사와의 공동 프로그램이 예정돼 있어, 도심 전반의 연말 분위기가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서울관광재단은 이번 축제를 ‘도시의 매력을 다시 발견하는 경험’으로 소개했다. 이준호 관광축제이벤트팀장은 “창의적 빛 조형물과 미디어아트가 관람객과 소통하는 축제를 만들 것”이라며 기대감을 전했다.

길기연 대표이사는 “서울빛초롱축제는 국내외 관광객이 서울의 새로운 면모를 만나는 겨울 콘텐츠”라며 지속적인 발전을 약속했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