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암사자 무리를 이끄는 ‘마디바’로 분한 구옥분이 리더의 고독과 책임감을 담은 솔로곡을 열창하고 있다. 사진제공 | 에이엠컬처
[스포츠동아 양형모 기자] ‘18회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신작’ 창작 뮤지컬 분야에 선정된 ‘푸른 사자 와니니’는 시작부터 메시지를 숨기지 않는다. 나다움, 성장, 그리고 틀린 삶은 없다는 것. 이 작품은 키워드와 메시지를 은근히 흘리지 않고, 사실상 정면으로 내민다. 가족뮤지컬이라는 장르를 생각하면 놀라울 정도로 솔직하고, 그래서 더 인상적이다.
이 공연은 관객을 설득하려 들기보다 관객을 먼저 초원의 한가운데로 데려다 놓는다. 무대가 열리자마자 공기와 조명, 음악이 동시에 쏟아지면서 “여기가 초원입니다”라고 외친다. 설명은 없다. 대신 오감으로 이해하게 만든다. 익숙한 아프리카 초원이 떠오르지만, 작품은 그 익숙함에 오래 머물지 않는다. 질문의 방향을 빠르게 틀어버린다. 누가 강한지가 아니라,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로.
원작은 이현 작가의 동명 소설이다. 누적 판매 100만 부를 넘겼다. 프레스콜에서 제작진은 분명하게 말했다. 이 작품을 영유아용 가족뮤지컬로만 묶고 싶지 않다고. 박명우 프로듀서는 “아이와 어른이 같은 장면을 보고 서로 다른 생각을 꺼낼 수 있는 공연을 만들고 싶었다”고 했다. 김혜성 작곡가 역시 “전하고 싶은 말은 단 하나, 틀린 삶은 없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방향이 분명하다.




이야기의 출발은 담담하지만, 생각보다 냉정하다. 한 살짜리 어린 암사자 와니니는 몸집이 작고 연약하다는 이유로 무리에서 밀려난다. ‘사자답지 않다’는 기준 하나로 삶의 자리가 사라진다. 길을 잃은 와니니는 초원을 떠돌다 아산테, 잠보를 만나며 다시 살아가는 법을 배운다. 이 작품에서 목표는 강해지는 것이 아니다. 하루를 넘기는 것, 그리고 자신을 부정하지 않는 법을 익히는 일이다.
‘푸른 사자 와니니’는 결과보다 과정을 오래 바라본다. 김수아 작가는 “와니니는 완성된 인물이 아니라 질문을 품고 자라나는 존재”라고 설명했다. 그래서 이 작품은 설명을 늘어놓기보다 구조로 보여준다. 3층 구조의 무대에서 가장 위는 사자 무리의 지배자 마디바의 자리다. 가장 아래는 추방당한 와니니의 공간이다. 와니니가 무대를 오르내리는 동선은 곧 마음의 이동처럼 읽힌다.
마디바는 이 작품에서 와니니만큼이나 중요한 캐릭터다. 높은 자리에 있지만 자유롭지 않다. 무리를 지키기 위해 던진 말과 선택은 모두 책임으로 되돌아온다. 어린 와니니의 마음에 못을 박은 “사자답게”라는 말은 단호하지만, 동시에 자신을 옥죄는 기준이 된다. 마디바의 내면은 솔로곡에서 분명해진다.
마디바 역의 구옥분은 이 넘버에서 권위보다 리더의 무게를 들려준다. 정상에 선 자의 고독, 무리를 지켜야 하는 책임을 감당해야 하는 자의 외로움이 노래 전반에 스며있다. 이 장면을 지나면 마디바는 더 이상 대립의 대상이 아닌, 이해의 대상이 된다. 와니니와 마디바의 간격은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기준 안과 밖에 서 있는 두 존재 사이의 거리로 변한다.
동물 표현 방식도 흥미롭다. 배우들은 동물을 과장되게 흉내 내지 않는다. 대신 움직임과 리듬, 음악의 호흡으로 캐릭터를 만든다. 퍼펫과 영상, 음악이 동시에 작동하는 장면에서는 무대가 실제보다 훨씬 넓게 느껴진다. 진영섭 연출은 “와니니의 심리와 성장을 어떻게 무대 위에서 전달할지 고민했다”고 말했다. 그 고민은 무대 곳곳에서 눈에 띈다.
이 작품은 종종 ‘라이언 킹’을 떠올리게 하지만, 결론은 전혀 다르다. 와니니는 무리로 돌아가는 대신 자신으로 설 수 있는 자리를 택한다. 하이에나 역시 명확한 악으로 그려지지 않는다. 초원에서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는 존재다.
공연이 끝난 뒤 남는 것은 교훈이 아닌 질문이다. 아이와 어른이 각자의 답을 품고 극장을 나선다. “나는 나로 살아도 되는가.” ‘푸른 사자 와니니’는 그 질문을 조용하지만 분명하게 관객에게 건넨다. 이 작품이 가족뮤지컬이라는 사실은, 어쩌면 가장 나중에 떠올려도 될 정보일지 모른다.
노원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25일까지 공연한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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