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 스타] 키움 불펜데이 2일차 위기, ‘4번타자’ 이정후가 끝냈다

입력 2020-07-08 22: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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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이정후. 스포츠동아DB

손혁 키움 히어로즈 감독(47)은 지난 주부터 이번 주 첫 2경기인 7, 8일 고척 삼성 라이온즈전이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외국인투수 제이크 브리검과 우완 사이드암 한현희가 부상으로 자리를 비운 터라 연이틀 ‘불펜데이’를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5일 수원 KT 위즈전에서 믿었던 좌완 이승호가 조기강판하는 바람에 험난한 여정을 피할 수 없었다.

좌완 김재웅이 선발등판한 7일 경기에서 2-13으로 참패한 키움은 8일에도 2015년 9월 9일 이후 1764일만에 선발로 나선 문성현의 어깨에 모든 것을 맡겨야 했다. 일단 문성현은 3이닝 동안 1안타 3볼넷 1삼진 무실점으로 버텼지만, 이어 등판한 김태훈(1이닝 4실점)과 임규빈(2이닝 2실점)이 차례로 실점하며 0-6까지 끌려갔다. 4회말 2사 1·2루선 선발 명단에서 빠진 김하성과 박병호를 연달아 대타로 내보내며 반전을 노렸지만, 기대했던 득점은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반전의 요소는 다른 곳에 숨어있었다. 데뷔 첫 4번타자로 선발출장한 이정후(21)였다. 경기 전 손 감독은 “본인이 ‘고교 시절에는 쭉 4번타자로 나갔다’고 했다. 애초에는 박병호가 버티고 있으니 이정후를 4번으로 기용하는 고민은 하지 않았는데, 오늘은 4번에서도 (이정후가) 잘 쳐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미 자신의 한 시즌 최다홈런(2018·2019시즌 6개) 기록을 넘겼을 정도로 장타력이 향상된 만큼 4번 타순이 어색할 것은 없었다.

출발은 그리 좋지 않았다. 1회 2사 2루서 볼넷으로 출루했지만, 새로운 옷이 어색했는지 4회와 6회에는 모두 뜬공으로 물러나며 아쉬움을 남겼다. 5번타자 이지영이 모두 안타를 기록하며 찬스를 이어갔기에 이정후의 출루 실패가 더욱 아쉽게 느껴졌다.

그러나 이 카드는 절체절명의 승부처에서 결국 ‘신의 한 수’로 작용했다. 0-6으로 뒤진 6회 박병호의 3점홈런으로 추격을 시작했고, 이정후는 4-6으로 추격한 7회 무사 1·2루서 삼성 장필준의 시속 121㎞ 슬라이더를 걷어 올려 우측 담장을 넘기는 3점아치(시즌 9호)를 그렸다. 스트라이크존 바깥쪽 낮은 코스에 걸친 공을 제대로 받아쳐 비거리 115m의 역전 결승포를 쏘아 올린 것이다. 이날의 승부를 결정지은 일타, 그야말로 ‘원샷 원킬’이었다. 데뷔 첫 두 자릿수 홈런에도 1개만을 남겨뒀다.

키움은 이정후의 홈런에 힘입어 삼성을 7-6으로 꺾고 2연패에서 벗어났다. 게다가 손 감독이 가장 걱정했던 이틀간의 불펜데이에서 1승1패로 선방하며 외국인투수 에릭 요키시가 등판하는 9일 경기에 대한 기대감도 키웠다. 시즌 전적 34승22패를 기록하며 같은 날 SK 와이번스에 2-3으로 패한 선두 NC 다이노스(37승17패)와 격차도 4경기로 줄였다. 경기 후 손 감독은 “이정후가 최근 타격감이 다소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지만, 오늘 4번타자답게 자기 역할을 잘해줬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고척|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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