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민 5년 7개월 만에 우승…통산 9승 달성

입력 2021-10-17 17:4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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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큐셀 이정민. 사진제공 | KLPGA

“골프를 하며 상처를 받았고, 두려움도 갖게 됐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일 수 있도록 항상 최선을 다했다.”

5년 7개월 만에 찾아온 우승. 투어 12년 차 베테랑은 담담했다. “난 천재골퍼가 아니니 지금처럼 매일매일 노력하면서 앞으로도 그렇게 보낼 것이다”며 살며시 미소를 지을 뿐이었다.

이정민(29)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최초로 ‘변형 스테이블포드’ 방식으로 진행된 신설 대회에서 ‘초대 공격골프 퀸’에 올랐다. 17일 전북 익산시에 있는 익산CC(파72)에서 펼쳐진 ‘동부건설-한국토지신탁 챔피언십’(총상금 10억 원) 4라운드에서 버디 10개와 보기 1개로 19점을 보태 최종합계 51점으로 47점을 기록한 안나린(25)을 4점 차로 따돌리고 우승상금 1억8000만 원을 손에 넣었다. 투어 통산 9승째.

변형 스테이블포드 방식은 알바트로스 8점, 이글 5점, 버디 2점, 파 0점, 보기 -1점, 더블 보기 이하 -3점 등으로 각 홀 성적에 매긴 점수를 합산해 순위를 가린다. 파 2개보다 버디 1개, 보기 1개가 더 점수가 높다. 보다 공격적인 선수가 유리하다.
3라운드까지 32점으로 선두 박민지(23·40점)에 8점 뒤진 공동 8위에 머물렀던 이정민은 마지막 날 매서운 ‘몰아치기 본능’을 과시하며 점수를 쌓았다. 2번(파5) 홀에서 첫 버디를 낚은 뒤 7번(파4) 홀에서 7.5m 퍼트를 홀컵에 떨어뜨리는 등 전반에 버디 3개와 보기 1개로 5점을 얻었다.

후반은 그야말로 ‘버디 파티’를 벌였다. 10번(파5) 홀에서 2점을 보탠 뒤 12번(파4)~13번(파3)~14번(파4) 홀에서 3연속 버디를 기록했고, 15번(파4) 홀에서 잠시 파로 숨을 고른 후 16번(파3)~17번(파5)~18번(파4) 홀에서 재차 3연속 버디로 포인트를 쌓았다. 18번 홀에서도 6.7m 거리의 퍼트가 홀컵에 빨려 들어가는 등 유독 남다른 퍼팅 감각을 뽐냈다.

2010년 투어에 데뷔해 그해 두산매치플레이 챔피언십에서 데뷔 첫 승을 따냈던 이정민은 2015년 한 해에만 3승을 거두는 등 한동안 빼어난 활약을 펼쳤지만 2016년 3월 월드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통산 8승을 신고한 뒤 우승 트로피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올해 최고 성적은 6월에 열렸던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에서 거둔 공동 2위.

“내가 엄청나게 공격적으로 플레이하는 선수는 아니지만, 스코어에 따라 차등해 점수를 주는 이번 대회 방식이 내게 잘 맞은 것 같다”고 밝힌 이정민은 “15번 홀을 지날 때 리더보드를 봤다. 무조건 버디를 잡아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짜릿한 역전 우승의 비결을 털어놨다. “진짜 너무 오랜만에 경험하는 우승이라 좋기도 하지만 마음이 복잡하다”는 그는 “그동안 (성적이 좋지 않아) 골프를 하면서 상처를 받았고 두려움도 느꼈다. 두렵다보니 우승권에 다가서도 소극적으로 치게 되고,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고 돌아본 뒤 “앞으로도 골프를 치면서 상처를 받겠지만, 이번처럼 또 이겨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3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10개를 잡으며 ‘라이프 베스트’인 62타를 기록, 20점을 보태고 1위로 올라섰던 박민지는 시즌 7승에 도전했지만 최종 45점으로 공동 3위에 올랐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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