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최대 피해자” 남현희, 극단적 선택까지 언급…성범죄 묵인은 침묵 [종합]

입력 2023-11-08 10: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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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CBS·채널A

“내가 최대 피해자” 남현희, 극단적 선택까지 언급…성범죄 묵인은 침묵 [종합]

펜싱 국가대표 출신 남현희가 사기 혐의로 체포된 전 연인 전청조로 인한 피해를 호소했다. 폭주 수준으로 SNS를 도배하며 피해를 호소했지만, 정작 본인이 책임져야 할 펜싱 아카데미 코치의 성범죄 사건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었다.

남현희는 8일 밤부터 9일 새벽까지 자신의 SNS에 총 10개의 게시물에 걸쳐 장문의 글과 증거 사진을 공개했다. 결혼까지 약속했던 전청조의 사기극의 최대 피해자는 바로 자신이라고 강조하며 피해를 호소했다.

남현희는 먼저 전청조의 “남현희 엄마에게 용돈 줬고 차도 사줬다. 남현희 여동생에게 생활비를 줬다”는 주장에 대해 전청조가 당시 렌트카 회사를 운영한다면서 엄마의 명의로 렌트 진행을 유도했다고 해명했다. 엄마가 전청조에게 받은 용돈은 800만원이 전부며 그 중 300만원으로는 전청조를 위한 산삼을 구입했다고 설명했다. 여동생에게는 카페 동업을 제안하며 생활비를 건넸다고 말했다.

전청조. 사진|채널A


자신 명의의 고급 차량을 전청조가 이용한 것에 대해서는 리스료가 부담돼 처분하려고 했으나 전청조가 대신 리스료를 내고 타겠다고 해서 넘겨줬다고 해명했다. 그는 “10월 25일 전청조의 범행을 알게 됐고 해당 차량으로 범죄 활동에 교통수단으로 사용한 부분이 확인돼 참담하다”고 읍소했다.

이어 “분명 말씀드리지만 나는 (가슴에 대해) 물어본 적은 있으나 가슴수술을 하라고 권하거나 강제, 강압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남현희는 전청조가 갈비뼈 수술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으나 가슴수술을 한 것을 뒤늦게 알게 돼 크게 당황했다면서 전청조가 혼자 드레싱하는 모습을 보다 걱정되는 마음에 약을 발라줬다고 털어놨다.

남현희는 “전청조는 평소에도 교묘한 말장난과 거짓말로 사람들을 농락한다. 그리고 위협에 빠뜨려 그것을 약점 삼아 흔든다. 나에게도 그랬지만 ‘사랑을 못 받고 자라서 상처가 많구나’ 싶어 이해했다. 그런데 사기꾼이고 전과자라는 사실을 알고 그동안 감싸준 내가 바보 같고 배신감이 크게 들었다. 본인이 많은 사람들을 속여 가며 가서 수술 해놓고 지금은 모든 게 다 남현희가 했다고 한다”고 호소했다.

그는 “내가 10월 25일 가족의 손에 이끌려 제 집으로 온 날. 전청조가 늦은 밤 나를 찾아와 차량에 태워 어딘가 데리고 나가려 했다. 위협을 느꼈기 때문에 우리 가족이 112 신고를 했고, 경찰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스토킹 적인 행동을 지속했기에 경찰관분이 스토킹 경고를 주며 설명하셨고 그럼에도 막무가내로 계속된 행동에 결국 잡혀갔다”면서 “전청조는 지어낸 이야기를 잘하며 본인이 유리한 쪽으로만 말한다. 사악하고 정말 인간 같지도 않다”고 분노했다.



남현희는 전청조가 사기 행각이 발각되기 바로 전날인 10월 24일까지도 거짓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전청조가 부모라고 주장한 사람들과 눈물 섞인 통화도 했다면서 “이상하지만 믿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더불어 성별이 남성으로 위조된 전청조의 주민등록증도 공개했다.

전청조는 남현희에게 유명 P사 그룹의 혼외자라고 주장했던 바. 남현희는 “몇 달 전 전청조가 ‘P호텔이 세금 문제로 안 좋아서 1조의 비용이 필요하다’는 회장 아빠의 부탁을 받았다며 자신의 1조로 메꾸어 P호텔의 문제 된 부분을 막았으며 그로 인해 남현희와의 결혼을 승낙 받았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나에게 왜 속았냐고 물으시는데 15살 차이 나는 동생으로 생각해 연민과 동정을 느꼈다. 정말 불쌍했다. 처음 만난 1월 9일 사업을 제안했고 그 뒤로 친구가 되고 싶다고 하여 언니, 동생으로 지냈다. 이미 친한 언니 동생으로 마음이 깊어졌고 그 과정에 전청조가 남자임을 강조했다”면서 “동성 연애, 레즈비언 그런 거 관심 없고 모른다. 나도 고민했다. 왜 안했겠나. 여자로 알았고, 가족 같은 친구가 되기로 했고, 친해진 시점에 어렵게 꺼낸 전청조의 남자라는 고백에 나는 물론 두려웠다. 생각을 정말 많이 했다”고 고백했다.

남현희는 “전청조가 본인 인생을 남자로 산다고 하는 것에 내가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없기에 전청조의 삶을 존중해주어야겠다 생각했다. 그렇게 지내다 나에게 1로 시작하는 주민등록번호를 보여줬고, 애정공세를 더 적극적으로 하며 다가 왔다. 그때 또 한 번의 고민을 하게됐다. 나 남현희가 성전환 수술을 한 전청조와 연인으로 미래를 같이 살아갈 수 있을지를…. 자신이 없었다. 고민의 연속이었다. 전청조가 나 남현희에게 잘하고 아카데미 선생님들에게 잘하고, 우리 가족에게 잘하고, 아카데미 아이들에게 정말 잘 했다. 그래서 너무 많이 고마웠다. 많은 도움을 주었기에 미안했다. 때문에 생각의 변화가 생겼고 용기가 났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남현희는 전청조가 컨설팅, IT, 강연, 독서모임 등으로 수익을 얻는 사람으로 알고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전청조가 강연을 구경하러 오라고도 했으나 펜싱 외에는 관심이 없었다면서 “나에게 51조 우리은행 어플 화면을 보여주었기에 돈 걱정 없이 사는 사람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믿었다”고 말했다. 이어 “나 또한 전청조에게 당했다. 이름 빼고 모든 게 거짓이었던 전청조에게 속았다. 나에게는 숨 쉬는 것조차 거짓이었다”며 전청조가 호흡곤란과 불면증을 호소했으며 시한부라고 고백했다고 주장했다.

남현희는 사기 행각이 알려진 후 전청조 본인이 명품 옷과 노트북 등의 물품을 보내놓고 “남현희가 다 가져갔다”고 주장했다며 “정말 쇼를 한다. 공범이라 몰기 위해 본인 짐을 우리 집으로 보낸 것이었다”고 반박했다. 그는 “내가 왜 전청조와 같이 사기를 치냐. 내가 26년 동안 어떻게 지낸 노력의 시간들이었는데 그 노력들이 한 번에 무너지니 마음이 아프다. 목을 조여오는 기분이다. 2주째 밥도 못 먹고 잠도 못자고 너무 힘들게 시간을 보내고 있다. 오늘도 한끼도 못 먹었다”고 호소했다.


남현희는 “너무 지치고 죽고 싶다. 그냥 내가 죽어야 끝나는 건가. 내가 죽으면 사람들이 내 억울함을 알아줄까. 그런데 내가 사라지면 가족들이 이 힘듦을 고스란히 가져가지 않겠다. 우리 가족들 잘 챙겨주실 수 있으시냐. 그동안 긍정적인 성격이라 다 견디며 지냈는데 사실 요즘의 나는 정말 너무 힘들다. 공범 아니라고 하는데 믿어주질 않는다”고 속상한 마음을 호소했다. 더불어 “내가 뭐가 아쉬워서 그동안 쌓아왔던 명예를 실추 시키면서까지 사기를 치냐. 나는 요즘 정말 언론의 말이 무서워 상처받고 너무 힘들고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하루에 수없이 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지금 이 상황에서 내가 제일 큰 피해자다. 남들은 피해본 것이 돈이지만. 나는 돈도 명예도 바닥이 나고 가족들과 싸움이 일어나고 펜싱 아카데미도 운영 못한다. 피의자 신분으로 지금 죄인처럼 조사받고 2주째 집 밖을 못나가는 상황인데 왜 같은 피해자 중에 나만 이런 현실에 처해있나 참담하다”고 억울함을 피력했다.

남현희는 “전청조가 철저히 숨긴 것을 내가 어떻게 아느냐. 내가 전청조 위에 있다는데 내가 사기를 쳐봤냐고 묻고 싶다. 운동만 26년, 선수촌에서 20년간 국가대표로 새벽부터 밤까지 운동만 했다. 40살이 넘었는데 이걸 모를 수 없다고 하는데 정말 몰랐다. 정말 답답해 미칠 것 같다. 전청조를 만나면 머리채 잡고 욕하고 때리고 싶다”면서 “왜 나한테 나타나서 사람 인생을 뒤 흔들어 놓았는지 정직하게 돈 벌지 사기 쳐서 돈 버냐고! 돈은 지가 어딘가에 숨겨 놓았을 건데 왜 이 감당은 내가 해야 하는지”라고 분노했다.

그는 “받은 선물 차량과 명품 옷, 액세서리 등 사기 쳐서 사준 건지 꿈에도 몰랐고 알고 난 후 바로 돌려주려 했는데 절차가 쉽지 않았다. 내가 안 돌려 준 게 아니라 진행을 못하고 있었다. 진짜 마지막이라는 마음으로 그동안 있었던 일 생각나는 대로 적어서 인스타 올린 것이다. 그래야 죽어도 후회 없을 것 같아서”라며 “사기꾼보다 못 한 취급을 받으니 정말 속상하다. 더이상 살아 갈 이유가 없다. 앞으로도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호소하며 글을 마무리했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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