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일머니, 세계스포츠 권력구조 재편”

입력 2023-11-09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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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월드컵.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워싱턴포스트, 중동국가 스포츠마케팅 조명
“돈의 유혹 거부 힘들어…재편 가속화 될 것”
“중동으로부터 자금 유입이 세계 스포츠 권력 구조를 재편하고 있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7일(현지시간) ‘새로운 스포츠 제왕들’이라는 특집 기사를 통해 스포츠 시장의 ‘큰 손’으로 떠오른 중동 산유국들의 스포츠 마케팅을 조명했다. 이미 중동 국가들은 파리 생제르맹(카타르), 맨체스터 시티(UAE), 뉴캐슬 유나이티드(사우디) 등 유럽의 명문 축구 클럽들을 인수했다. 또 사우디 국영 에너지 기업 아람코(포뮬러 원), 카타르항공(NBA), 에미레이트항공(US 오픈) 등 중동 기업들은 미국 스포츠 시장 등에 거액을 투자하고 있다.

특히 카타르의 월드컵 개최 이후 중동 국가들은 대형 스포츠 행사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달 29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는 프로복싱 WBC 헤비급 챔피언 타이슨 퓨리와 종합격투기 스타 프란시스 은가누의 ‘세기의 대결’이 펼쳐졌다. 이전까지의 관행으로 보면 미국 라스베이거스 특설 링에서 열려야 했다. 그러나 대전을 기획한 복싱 프로모터들은 사우디아라비아와 파트너십 계약을 맺고 사우디아라비아로 발길을 돌렸다. 퓨리는 “그들이 경기를 장악하고 있으며 5년, 10년 안에 모든 스포츠 대국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프로농구(NBA)는 프리시즌 경기 장소를 물색하던 중 아랍에미리트(UAE)와 손을 잡았다. 7개 스포츠 프랜차이즈를 소유한 미국 회사 모뉴멘털 스포츠는 카타르에서 자금력이 풍부한 새 투자자들을 찾았다.

거대한 ‘오일 머니’가 글로벌 스포츠 시장을 삼키고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중동 국가들의 투자 행보가 여성, 노동자, 성소수자(LGBT) 등 인권 탄압국이란 비난을 지우기 위해 스포츠를 이용하는 ‘스포츠 워싱’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WP는 이러한 논란에도 “(주요 스포츠) 리그와 팀, 선수들이 (중동 국가들의) 돈을 거부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다”면서 그 결과 전 세계적으로 스포츠 자원과 영향력의 재편이 이뤄지고 있으며 이러한 추세가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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